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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진화론 - 인류 역사에서 찾아낸 가장 스마트한 다이어트
남세희 지음 / 민음인 / 2013년 6월
평점 :
다이어트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준다. 배부르게 먹어라, 대신 좋은 걸 먹어라. 이것 하나만 염두에 두고 가도 건강하게 다이어트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좋은 음식을 찾아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함정.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개인의 의지와 올바른 지식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마치 무언가가 친구의 발목을 잡고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것만 같았다.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 정도까지 s를 살찌운 범인은 따로 있었다. OECD 가입국 가운데 가장 혹독한 노동 환경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월급쟁이들처럼 친구도 빡빡한 삶을 살아가는 주잉었다. 잔업과 야근은 당연시되었고 어쩌다 제시간에 마치는 날이면 상사와 동료들이 참석하는 술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운동은 고사하고 규칙적인 생활 자체가 어려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복병은 야식이었다. 밤늦도록 이어지는 야근에는 으레 회사에서 식비를 대는 야식이 나왔다. 그러나 늦은 밤까지 배달되는 야식 집 차림표는 전국 어디나 대동소이하다. 닭튀김이나 24시간 중국 음식점의 느끼한 볶음밥을 제외하고 S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굶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닭튀김과 볶음밥을 번갈아 가며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 중이었다. 친구의 삶 자체가 그를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었다.
(위에서 계속) 본인의 의지나 이해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사실 S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부서 직원 모두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눈치다. 야식과 회식으로 점철된 회사 생활과 함께 그들의 몸은 점점 불어나고 건강 검진 결과 어딘가에서는 문제가 하나씩 튀어나왔다. 결국 내가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충고는 "회사에 경비를 청구하고 혼자 밥을 먹으라"였다. (p.11-12)
WHR은 무엇보다 정확한 기준에 따라 측정하는 게 중요하다. 사람과 단체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지만 다음 몇 가지 원칙들은 꼭 지키도록 하자.
1. 엉덩이 둘레에서 수치가 가장 크게 나오는 부분을 측정한다. 2. 허리둘레는 배꼽 높이에서 측정한다. 3. 항상 같은 조건에서 측정한다. (p.66)
사료를 먹어 살찐 고양이들 이야기를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혹시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뚱뚱해져서 걱정인 묘주들은 저칼로리 사료나 운동법에 의존하지 말고 `생식`을 급여하기 바란다. 야생 동물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배를 채울 줄 안다. 고양이들 역시 본능적으로 살찌지 않을 적정량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본능이 `날고기`를 기준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게 고양이 비만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고양이들은 본능에 맞춰 날고기와 비슷한 양의 사료를 먹었을 뿐이다. 그러나 겉보기로 양은 비슷할지 몰라도 생식보다 소화 흡수율이 훨씬 좋은 화식의 특성상 고칼로리를 섭취한 결과가 나타난다. 결국 같은 양을 먹어도 계속 살이 찐다. 원래 날고기를 먹도록 진화한 고양이들에게 익힌 고기를 먹였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다. 사료 때문에 살찐 고양이들에게 생식을 급여하면 감쪽같이 살이 빠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모질이며 잇몸 질환을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다. 놀랄 필요 없다. 그것이 고양이의 본성이기에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p.102)
인체의 단백질 대사 능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80킬로그램 정도의 건장한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하루 285~365그램 선이다. 만약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완전히 배제하고 순수 단백질로만 구성된 식사를 고집하면 저혈당,구토,현기증을 비롯한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믿기 어렵다면 30분 만에 토끼 기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간단한 임상 실험이 있다. 해산물이 그득한 해산물 뷔페에서 30분 동안 오징어, 문어, 바닷가재, 킹 크랩, 새우 같은 `해물 찜`만 실컷 먹어 본다. 양념이나 음료수 없이 해물만 먹는 게 포인트다. 그렇게 30분이면 구토가 밀려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각종 갑각류(게, 가재)나 두족류(오징어,문어)는 지방질이 거의 없는 순수 단백질 식품이라 아무런 조미 없이 먹다 보면 이런 단백질 중독을 유발하기 딱 좋다. 흔히들 `입에 물린다`고 표현하지만 이는 사실 몸의 방어 반응이다. 그래서 우리 몸은 단백질 중독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버터 구이(지방 첨가)나 칠리소스(탄수화물 첨가)에 끌리는 것이다. 이 토끼 기아는 시중에 유행하는 저탄수,고단백 다이어트 방법론에 대한 자연의 경고이기도 하다. (p.162-163)
"간과 근육에는 운동을 위한 탄수화물(글리코겐)이 축적되어 있다. 인체이ㅡ 대사 순서에 따르면, 탄수화물이 연소된 후 지방이 연소되므로 글리코겐이 모두 소진되는 30분 이상 운동해야 비로소 체지방이 분해된다." 꽤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운동, 특히 체지방 감소를 위한 다이어트 운동은 일정 시간을 충족시켜야 하며 오래할수록 효과가 크다고 믿는다. 더불어 `한번에 30분 이상 운동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난 운동하기 글렀어`라며 여러 사람을 좌절시키는 범인이기도 하다. (‥‥‥) 즉 `유산소 모드까지 30분`이란 지침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유산소 이론에 기반을 둔 운동 지침들은 애초에 잘못된 지점에서 출발했다. 진실은 이렇다. 운동 강도만 받쳐 주면 30분이 아니라 3분 만에 체지방 분해는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살을 배고 싶다면 느슨한 걷기보다 숨 막히는 달리기의 효과가 더 크다. 굳이 공복에 유산소를 할 필요도 없다. (p.170-171)
쿠퍼 박사의 유산소 우월론은 오히려 효과적인 다이어트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저강도 운동이 될 수밖에 없는 유산소는 긴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몹시 지루하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운동은 재미없다`는 부정적인 편견을 심어 준 숨은 공로까지 있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부작용은 운동 시간 증가에 따라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활성 산소(Oxygen Free Radical) 생성, 관절 마모 등의 `노화`를 유발한다는 데 있다. 이런 유산소의 해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모적인 행위`다. 효과는 떨어지는데 사람을 지치고 늙게 만든다. 소모적이지 않은, 생산적인 움직임이야말로 진정한 운동이다. 운동의 결과로 몸과 마음이 고양되어야 제대로 된 운동이라 할 수 있다.(p.185-186)
강도와 지속 시간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이 맞춰진 운동법을 스포츠계에선 `컨디셔닝 훈련 Conditioning Training`이라 부른다. 굳이 번역하자면 `적절한 고강도` 내지는 `단기 고출력` 혹은 `단기 지구력`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컨디셔닝이란 `몇 초`만에 끝나는 극단적인 고강도와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저강도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균형점이다. 따라서 컨디셔닝으로 분류할 수 있는 운동들의 특성은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체지방 분해 운동들에 비해 굉장히 강도 높으며, 짧은 시간 안에 끝난다. 15분에서 10분, 심지어 5분 만에 끝낼 수도 있다. 가장 대중적이며 널리 알려진 컨디셔닝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타바타 인터벌Tabata`s Interval`은 전체 운동 시간이 고작 4분에 불과하다. 특별한 운동 장비도 필요 없이 맨몸으로도 충분해 점심시간에 사무실 옥상에서 운동을 마치는 직장인도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에 유산소를 평생 지속해도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충격적인 체지방 감소 효과를 느끼게 될 것이다. (p.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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