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지하철안에서 이번호 시사인을 읽었다. 시사인을 읽다말고 시사인 정기구독을 선물해준 친구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시사인 선물해준 거 고마워요. 꼬박꼬박 오는 것도 좋고 읽는 것도 좋아요. 이걸 당신이 해줘서 최고 좋아요.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어딘가에서 울분에 찬 사람들이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이렇게 지하철안에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고마웠다.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이 순간을 선물해준 친구에게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내가 무엇보다 이걸 누가 선물해주길 원했다는 사실이 좋았고, 몇 년전의 그 말을 기억하고 좋은 사람이 선물해줬다는 사실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다 모두 소중해서 가슴속에 애정이 보글보글 끓었다. 



이번호 시사인에는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가 샘플북으로 같이 왔다. 이 책을 주문해뒀지만 0416 키링의 재고 소진으로 아직 내게 오지 않았고, 덕분에 샘플북으로 이 책을 잠깐 읽을 수 있었다. 어김없이 눈물이 났다.





좀전에는 친구로부터 노란 리본 위젯 받기 라는 문자메세지가 왔다. 설치했더니, 어디에서 스맛폰에 노란 리본이 달려있는지 알 수 있더라. 일단, 위젯은 여기서 다운 받으면 되고,



다운 받고 나서 지도를 활성화 시키면, 이렇게 여기저기 노란 리본이 보인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걸 물끄러미 보노라니 또 코끝이 찡해진다.



남동생이 남매 단톡창으로 오늘 세월호 1주기라며 말을 걸어왔다. 그 말이 고마워서, 나는 말했다.



다음주에 0416 키홀더 나한테 오는데 하나 더 준비했어. 너도 줄라고. 가방에 달고 다니자. 아침에 또 울었네. 내일은 촛불집회 갈 예정이야.


남동생은 '웅 그래' 라고 답해주었다. 그러자 또 고마워졌다. 또 이 순간이 소중해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랑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아서. 내가 하는 말에 '그래'라고 해주어서. 나는 언제나 '그래'라는 말에 마음이 다 허물어져 버리는 느낌이다. 어제도 친구가 '우리가 같은 식으로 세상을 보는 게 좋다' 고 말을 했었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방향을 본다는 건 분명 축복이다. 나는 이렇게 슬픔 때문에 눈물을 흘리다가도, 자꾸 순간순간이 소중해 기억하고 싶어진다. 슬픔과 소중함을 함께 느끼는 것이 옳은 것인지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슬퍼서 울고 소중해서 가슴이 벅차다. 



몇몇 친구들에게 노란 리본 위젯 같이 달자고 메세지를 보냈다. 남동생에게도 물론. 남동생도 바로 다운 받았다고 했고, 나는 또 남동생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이 벅차오를 것 같다. 녀석이 나랑 같이 신해철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사람이고, 나랑 같이 세상을 얘기하고, 나랑 같이 노란 리본을 단다는 사실이, 나는 정말 좋다. 애정이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이렇게 애정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다가 또 울컥, 미안해지는 것이다. 당신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여전히, 내내 아파하고 있는데, 나는 자꾸 애정이 끓어오르고,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려고 해서, 이래도 되나 싶어서, 정말 미안해진다. 그래서 또 운다. 미안해서 울고 소중해서 울고, 소중한게 또 미안해서, 자꾸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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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6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6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5-04-1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 순간에나 눈물이 왈칵 하고 쏟아지는 날이네요...

다락방 2015-04-16 17:0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래요, 휘모리님.

무해한모리군 2015-04-16 18:14   좋아요 0 | URL
더 슬픈건 제가 있는 방배 고급 아파트 단지엔 저 어플 까신분이 없네요...

다락방 2015-04-17 08:38   좋아요 0 | URL
이 어플이 이제 작동을 안하는 거 아닐까요? 저도 어제 퇴근후에 확인해보니 아예 노란 리본 자체가 보이질 않더라고요. ㅠㅠ

테레사 2015-04-1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다락방님...정말 ....소중한 분이세요.

다락방 2015-04-20 08:30   좋아요 0 | URL
소중하다뇨, 테레사님. 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