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가 인간이 아니라 자동차였다면 즉각 리콜인데‥‥‥ 왜 그런 인간은 리콜 되지 않는 거야?"
인간에게 차종과 연식은 따로 없으니 리콜이라 해도 그 사람만 회수하는 것이 되겠지만, 어쨌든 자파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이해한다.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자동차들은 리콜 되지만‥‥‥도가리의 경우는 다른 인간들에게 이미 치명적인 행동을 저지르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멀쩡히 활개치고 있으니, 이런 불합리가 또 있나‥‥‥ -195쪽
"그리고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는 사람은 뭔가 우월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
"우월감?"
"피사체보다 위에 있는 느낌이라고, 상대를 내려다보는 듯한 기분이 든대. 친구가 기자인데 그 사람이 그랬어."
다마다 겐고? 그가 언제부터 도루의 친구가 됐지?
도루는 두 손으로 사각형을 만들어 보이며 "이렇게 카메라 너머로 관찰하면 상대보다 우위에 선 기분이 들 것도 같아. 상대가 펄펄 뛰며 당장 촬영 그만두라고 화를 내도 그런 모습까지 녹화할 수 있잖아. 찍는 사람은 상대의 움직임을 영원히 자기 것으로 담아 둘 힘이 있는 거야. 그래 맞아, 그 기자도 말했는데 연예인이나 정치가들한테 계속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으면 제 성질이 나온대. 그야 그렇겠지. 누가 계속 나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카메라에 담는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잖아. 그리고 거기서 화를 내면 그게 또 기사가 되고. 카메라는 어찌 보면 피 안 나는 총 같은 존재기도 해."-333-3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