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전화하지 않았을까
레이첼 그린월드 지음, 추미란 옮김 / 민음인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물론 진정한 당신의 모습을 바꿀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처음 한두 번의 데이트에서 말과 행동을 약간 달리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당신이 얼마나 멋진지 알지 못하는 남자들이 당신을 고백녀라고 생각해 당신을 더 잘 알게 될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p.160-161)

 

 

만약 내가 자주 보면서 이미 좋은 감정을 가진 남자가 상냥한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라고 한다면, 나는 그럴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다른 식으로 조율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며 그에 대해 끊임없이 그와 의논해 볼 의향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첫 만남에서 저런 식의 바람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나는 그와는 다시는 만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차피 그런 여자가 되어줄 수 없으니 괜히 서로 시간낭비 할 필요 없겠지,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식의 바람을 가진 남자는 내 이상형이 아니야, 라고 뒤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다. 첫 만남에서의 저런식의 바람을 이야기한 남자는, 단순히 그것이 바람이기는 하지만 물론 그건 이상향일뿐 실제로는 다른식으로 의견조율을 할 수도 있을것이며 시간이 흘러 저 생각을 바꿀 수도 있을테지만, 자신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식으로 의견 조율이 가능한지까지 보여주기 위해서 첫 만남이 주는 시간은 그리 길지도 또 충분하지도 않다.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나 자신을 바꿀필요는 없지만 첫만남에서 말과 행동을 약간 달리해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지 않는 것은 꽤 필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자기계발서류와 이런 데이트 코치에 관련된 책들에서 그다지 얻을게 없다고, 그러니까 그런걸 읽어도 굳이 내 삶에 변화를 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하는 나처럼 고집센 여자사람에게도 꽤 적절하게 들리니 이 책은 충분히 가치 있을 수 있었다.

 

게다가 처음 만나는 남자 앞에서 자신의 전남편이나 전애인에 대한 언급은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가급적 하지 않는게 좋다는 것은 수긍이 갈만한 팁이다. 그래, 이 책에는 꽤 유용한 팁들이 있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처럼 자꾸만 빵빵 터지는 재미를 이 책에서 얻기를 바랐지만 그정도의 재미가 없었던 것은 좀 서운하지만, 그래, 나름 끝까지 읽으려고 생각할만큼 괜찮게 읽어왔단 말이다. 그런데,

 

 

224페이지를 읽고 225페이지로 넘어갈 때, 어? 이건 아까 읽은 문장인데? 싶어졌다. 그래서 확인해보니 정말로 똑같았다. 어라? 하고 넘겨보니 224 다음에 193페이가 그대로 적혀있고 페이지는 225로 적혀있다. 게다가 그 뒤로 넘기는 페이지들은 닷히 194페이지부터 시작이다. 얼라리여. 그렇게 209까지 쭈욱 다시 한번 연결된다. 그러더니 209 다음은 242페이지. 그러니까 이 책은 225페이지부터 241페이지가 붕-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 사이로 193부터 209가 중복된 것. 후아-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책을 덮었다. 이 책은 대체 어째야 할까. 이런걸 뻔히 알면서 중고샵에 팔수도 없는 노릇이고. 알라딘에 반품 요청할 수 있나 알아봐야겠다. 끙. 왜 하필이면 이런 책으로 내게 온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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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2-12-2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품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분명한 불량인데. 내용은 무시하고, 상품으로 봐서요.
저자의 전략은 약간.. 넛지. 와 비슷해 보이는데요. ㅋ

다락방 2012-12-26 09:20   좋아요 0 | URL
1:1 고객문의에 반품신청 넣어놨어요. 아놔. 읽다가 리듬 깨져서 확 기분이 나빠져 버렸어요. -_-

moonnight 2012-12-2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품처리 해 주실 거 같아요. 그럴 땐 진짜 확 깨죠. ^^;

다락방 2012-12-26 17:53   좋아요 0 | URL
네 반품 처리 해준답니다. 어휴. 다행이지 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