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책의 날 기념, 10문 10답 이벤트!
1. 개인적으로 만나, 인생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고픈 저자가 있다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어떻게 아홉살짜리 평화주의자 오스카를 만들어냈는지, 어떻게 대체 그 모든 등장인물들을 사랑으로 그려낼 수 있는지 몇시간이고 마주앉아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의 모든 얘기를 다 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그가 그의 아내와 나누는 얘기들은 무엇일지도 좀 궁금하다. 사실은 그의 아내가 어떻게 그런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할 수 있었는지, 그를 어떻게 남편으로 둘 수 있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그의 아내가 작가라는 사실은 내게 그다지 부럽진 않은데, 그의 아내가 '그'의 아내라는건 엄청 부럽다. 지구상에 그와 같은 남자가-평화주의자이며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남아있다면, 정말 남아있다면, 그곳이 어디라도 회사 때려치고 당장 달려가 무릎 꿇고 청혼하고 싶다. 나랑 결혼해 주세요, 라고. 우리 오스카같은 평화주의자 아이를 만들어 봅시다. 살림은 당신이 하세요, 내가 돈을 벌게요, 하고. 나는 그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싶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런 남자가 또 있을리가 없지. 혼자 살아야겠다.
2. 단 하루, 책 속 등장 인물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의 삶을 살고 싶으세요?
수키. 옆구리에 말뚝 박히고 얻어맞고 피흘리는 수키가 아니라, 기억을 잃은 에릭과 격정적인 섹스를 나누는 바로 그 하루중의 수키.
3. 읽기 전과 읽고 난 후가 완전히 달랐던, 이른바 ‘낚인’ 책이 있다면?
-통과.
4. 표지가 가장 예쁘다고,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책은?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와 『일곱번째 파도』이 책들은 제목도 예쁘다.
나의 새벽에도 허구헌날 바람이 분다. 새벽에 부는 바람은 도무지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요즘엔 계속해서 새벽에 깨는데, 새벽에 느끼는 외로움은 대낮의 외로움, 한밤중의 외로움과는 좀 차원이 다른것 같다. 보통 외로움은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새벽에 깼을때는 .. 어휴. 아무에게도 내 말이 닿을 수 없는 시간, 이 바로 새벽인 것 같다. 새벽에는 모두들 잠을 잘 테고 나는 그들 누구도 깨울수 없으니까, 푹 자게 둬야 하니까.
5. 다시 나와주길, 국내 출간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책이 있다면?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스타킹 훙쳐보기』시리즈와 『터부』. 고등학생때 읽고 엄청 좋아서 나중에 헌책으로 구입했는데, 너무 꼬질꼬질..벌레 나올것 같아서 버리고 새 책을 갖고 싶다. 너무 낡았다 정말. 히잉 ㅠㅠ
6. 책을 읽다 오탈자가 나오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요.
확실히 틀렸다고 생각되는 오탈자: 그냥 넘기거나 그때 기분에 따라 출판사 홈페이지에 가서 남긴다.
확실히 틀렸다고 확신할 수 없는 오탈자: 일단 사전을 찾아보고 니가 맞나 내가 맞나 확인해본다.
7. 3번 이상 반복하여 완독한 책이 있으신가요?
네네네네!!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상실의 시대.
9.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두꺼운(길이가 긴) 책은?
-토지 전 21권
10. 이 출판사의 책만큼은 신뢰할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는?
창비출판사: 멸치똥을 빼주는 내 친구가 그곳에 근무하니까.
문학동네: 나한테 일곱번째 파도를 선물해준 친구가 다니니까.
다른 출판사도, 다른 이유도 없다.
덧붙여,
>> 접힌 부분 펼치기 >>
얼마전에 apouge님이 [나와 알라딘]이라는 페이퍼에 댓글로 쓰신것처럼, 팝업창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과 이메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알라딘이 이미 주문을 했으나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만큼은 팝업창보다 더한 정중한 사과를 해주기를 바랐고, 그래서 그런 의도의 페이퍼를 썼으며, 이미 컴플레인을 제기했던 오즈마님이 개인적으로 사과의 메일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아, 그래, 그랬구나, 내가 잘못 생각했던것 처럼 알라딘이 예의없는 곳은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고 화를 풀어버리고 말았는데,
오늘 아침에 알라딘 서재지기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내가 페이퍼를 쓰기전에, 그러니까 다른이들이 말하기 전에 먼저 써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살짝 아쉬웠지만 그간 알라딘도 많이 힘들었을거고, 원래 메일을 보낼 생각이 있었는데 다른이들이 먼저 말을 해버려서 타이밍을 놓쳤을수도 있다. 그런데 적립금 3,000원이라니. 좀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적립금 바라고 글을 쓴 것 같은 상황이라 난 이걸 받지 않겠어, 난 적립금 받기는 누르지 않을테야, 난 안받겠어요 라고 멋지게 말하겠다고 생각했다.
까지 진행되었어야 멋진건데 제기랄, 이게 다 알라디너인 꽃청년 때문에...적립금 창이 활성화가 안되있다고 주소를 링크해달라길래 알았어요 내가 해줄게요, 하고 클릭했더니, 주소는 안나오고 단 한순간에 적립금이 받아져 버렸.......내 의도와는 다르게 나의 계정에는 적립금 3,000원이 쌓였......orz 결국 나는 글 쓰고 적립금 챙긴 여자가 되어버렸.....orz
내게는 모든 세상살이가 어렵기만하다. 내 맘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다. ㅠㅠ
|
<< 펼친 부분 접기 <<
어제 친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당신의 수퍼에고는 이드를 족치는거지."
아, 나의 수퍼에고는 왜 이드를 족치는걸까!! 가여운 나의 이드. 흑.
수퍼에고: superego [정신분석] 초자아 (어렸을 때의 교육의 잔상으로서의 무의식적 양심)
이드: id [정신분석] 이드 (본능적 충동의 근원)
난 그 친구를 내 심리치료상담사로 결정했다. 내 맘대로. 내게는 심리치료상담사가 필요했다. 절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