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ka - The Boy Who Knew Too Much [2CD Deluxe Edition 디지팩]
미카 (Mika)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두근두근 했더랬다. 미카의 두번째 앨범이 첫번째 앨범만큼 좋질 않다면, 그러면 어쩌지? 그래서 사놓고 포장도 못 뜯고 있었다. 좀 바보같군.  

언젠가 나는 미카가 5옥타브까지 가능하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또 어떤 사람들은 7옥타브까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 소문들이 무성한 가운데 미카는 3옥타브반쯤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왜 갑자기 뜬금없이 몇옥타브다, 하는 얘기를 하는가 하면,  

미카의 2집은 여전히 좋다. 여전히 좋고, 여전히 발랄하다. 그러나 그것이 높고 가볍고 쾌할한 발랄함이 아니라 조금 더 무겁게 발랄해진 것이다. 묵직한 발랄함이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것 같다. 그러니까 미카의 1집이 7옥타브쯤의 발랄함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2집 앨범은 5옥타브쯤의 발랄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 정말 기막힌 표현 아닌가!(잠시 스스로 감동한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의 미카는 내가 1집을 듣고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를 섞어 내고 있다. 그의 목소리와 노래에는 피아노가 함께 하고, 다른 목소리들이 또 함께한다. 고음 처리에도 전혀 불안하지 않은, 소위 말해 삑사리를 낼까봐 불안하지 않은 목소리를 그는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 하나만을 들려주기 위한 거들먹거림이 전혀 없다. 그는 좀 더 나은 노래, 좀 더 나음 음악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것들의 소리도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지독하게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1집보다 다른 목소리들이 많아 졌고, 1집보다 피아노의 비중이 강해진 것 같다. 물론 살짝 아쉬운 것은 1집보다 현악기와는 멀어진 것 같다는 것이다. 1집에서의 그는 현악기와도 썩 잘 어울렸는데. 바이올린인지 첼로인지도 모르는채로 나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하는 현악기 소리를 퍽 좋아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CD를 재생시키면 처음부터 음악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구질구질한 전주가 없다. 어쩐지 신경질이 나서 모든걸 집어 던지고 싶은 바로 어제, 이 CD를 처음 재생시켜 보았다. 만약 구질구질한 전주가 흘렀다면 나는 오디오의 리모컨을 벽에다 던져서 부셔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로 툭, 하고 음악이 튀어나왔다. 고마웠다. 신경질 같은건 송골매에게 던져버리자. 1번, 2번, 3번 트랙 모두모두 맘에 든다. 아윽, 정말로 좋구나!  

아직 나는 이 앨범에서의 패이버릿을 발견하진 못했다.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 노래 하나가 특별히 더 좋아지겠지. 어쩌면 아닐수도 있고. 뭐 아무려면 어떤가, 두번째 앨범까지 괜찮은 가수를 만났는데. 그렇다면 그의 세번째, 네번째 앨범도 거침없이 사들일 수 있는거잖아. 요즘 그런 가수가 어딨어. 1집에서의 그를 사랑했다면, 2집에서의 그에게는 무한한 신뢰가 생긴다. 믿을 수 있는 가수가 생긴다는 것, 참 오랜만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와 2009-10-0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집, 제일 마지막에 이 음반이 끝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트랙이 끝났는데 왜 계속 돌아가지..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나오던 음악을 기억해요!
그 곡을 들을때마다, 미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은 어떻게 해서든 꼭 할 것 같은 고집있는 뮤지션이란 믿음이 있어요.


아, 2집도 완전 기대중! ^^

다락방 2009-10-09 16:12   좋아요 0 | URL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데 듣기에도 좋은 곡이라면, 와,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히힛 :)

네꼬 2009-10-1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나 며칠 전에 다락님한테 문자 보내려고 했어요. "나한테 미카를 알려줘서 고마워요!"라고. 그런데 2집도 좋단 말이지! 땡스투예요!

다락방 2009-10-13 11:00   좋아요 0 | URL
특히 1번곡은 막 좋아요. We are golden! 이러면서 막 외치는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