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간인 줄은 진짜 몰랐네.
한번은 사란들이 무시로 오가는 길거리에서 그헌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나의 직장 후배였고 어느 시기가 지나고부터는 오래 가까운 친구처럼 일상을 나누던 사이였다. 그 말이 지나치게가혹하게 느껴져서 그 당시에 나는 입을 닫아버렸다. 만회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기회는 오지 않았다.
더 심한 말을 들은 적도 있었다. 나와 먼 사람들이거나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서였는데 대체로 내가 그들을 실망시킨 것에 대한 분풀이처럼 느껴지는 말이었다. 나는 그런 일들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해가 잘 드는 길을 걸을 때나 불이 꺼진 방에 누워 잠을 청하려고 할 때 문득 떠오르곤 했다. - P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