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언제 누구와 재회시킬지, 둘이 옛일을 얼마나 비슷하게 기억할지 아무도 모른다. 처음 만났을 때 캐런은 자기 나이가 많다고 느꼈지만 사실은 너무 어렸다. 그때와 달리 이제 그 일이 마틴에게 별일 아닐 수 있음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다. 재회가 - 캐런을 단순히 건드린 게 아니라 망가뜨린 이 사람에게는- 아무 감흥이 없을 지도 몰랐다. 그가 캐런을 못 알아볼 수도 있었다. 알아본대도 다르게 기억할지 모르고. 똑같이 기억해도 둘의 지난 관계를 전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 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