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블로거 문학 대상] 문학에 관한 10문 10답 트랙백 이벤트

1.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일단은 미스터리. 잘 짜여진 수수께끼 풀이의 기미만 있다면 미스터리 장르 안에서 씌어진 작품이 아니더라도 멋대로 틀 안에 넣고 좋아합니다. 
 그 외에도 제 기준에서 '유머가 있다' 고 여겨지는 작가나 작품은 무엇이든지.  

2. 올여름 피서지에서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피서를 가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느긋하게 쉴 때 읽는다'는  가정 하에 답해 보자면... 핀천을 좀 읽고 싶습니다. [제 49호 품목의 경매]를 읽었더니 새삼 마음이 동했어요.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도 읽어야겠고, 척 폴라닉이 추천했던 Amy Hempel의 단편집도 읽고 싶군요. [죽음의 미로]도 오래오래 기다려 왔으니 이제는 읽어야겠죠.


3.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혹은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시마다 마사히코, 척 폴라닉.

4.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역시, 모범적으로, 에르퀼 푸아로겠지요. :] 푸아로를 좋아하는 이유를 새삼스레 늘어놓기보다는 그냥 제가 엘러리 퀸을 너무나도 싫어한다고 쓰는 게 더 명확하고 전달력이 높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엘러리가 싫습니다. 작가도 탐정도 싫습니다. 엘러리의 후예들도 싫습니다.

5.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인물 /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었다면 적어주세요.
-윌키 콜린즈의 [월장석]에 등장하는 집사 가브리엘 베터리지와 비슷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6.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존 란체스터, [아주 특별한 요리 이야기]. 이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저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겁니다. :] [거장과 마르가리타] 보다는 살짝 약하지만 이 역시 제 인생의 책이며, 흔히들 히치하이커 시리즈를 통해 얻는다고 하는 영국식 사카즘에 대한 각성은 제 경우엔 이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7. 특정 유명인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싶은가요?
-한국의 정치/종교계 인사들 중에, [바야돌리드 논쟁]을 읽히고 싶은 사람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아니,  본인들은 읽어 봤자 깨닫지 못할 테니까 그 사람들의 똑똑한 측근에게 읽히는 거겠지만요.

 


8. 작품성과 무관하게 재미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책은?
-헤닝 만켈의 [리가의 개들]과, 셰리 홀먼의 [도둑맞은 혀] 입니다. 

  [리가의 개들]의 경우, 발란더 시리즈 중에서 감히 제일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인데, 어째서 번역 출간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다리다 못해 영문판으로 읽으면서, 모처럼 재미있는 책 읽느라 밤 새우는 달콤한 고통을 맛보았습니다. 한 번 잡으면 졸린데도 잘 수가 없습니다!

 [도둑맞은 혀]는, 하드고어한 묘사가 좀 취향을 탈 수 있지만, 그러나 역시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눈을 따라갈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숨은 걸작입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워요.

9.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영화 [파이트 클럽]에 출연하기 위해)브래드 피트의 머리를 밀었던 여자가 나한테, 내가 크리스마스 카드에 넣어 보낼 수 있도록 브래드의 머리카락을 좀 보내 준다고 약속했었다. 그 여자가 약속을 잊어버려서, 난 친구의 골든 리트리버의 털을 좀 솎았다.  -Chuck Palahniuk, [Stranger than Fiction] 中

10. 당신에게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미하일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여기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극한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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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8-07-0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앨러리퀸을 싫어하시네요.저는 꽤 좋아하는데 앨러리 퀸이 너무 현학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서 그러신가요???

eppie 2008-07-01 16:50   좋아요 0 | URL
아뇨, 다른 현학자의 건들거리는 헛소리들은 좋아합니다. 퀸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가(작가와 탐정 모두) 여자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주제에 다 아는 것처럼 잘난 척 하기 때문이에요. 그의 어떤 여자 캐릭터들은 정말로 참고 봐 주기가 힘들어요. 여자의 행동에 대한 엘러리의 분석은 늘 '누가 봐도 너무 뻔하거나, 아예 말도 안 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같은 이유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도 싫어하고요. (네, 엘러리의 후예들이란, 직접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를 가리킵니다) 그들의 이런 점은 그 팬들에게 매우 즉각적인 영향력을 끼치는데...그래서 엘러리 퀸이나 히가시노 게이고를 너무 좋아하는 남자를 보면 도저히 곱게 보이지가 않아요.

...말이 좀 지나쳤습니다만, 그간 엘러리 퀸 팬인 남자들에게 연애생활에서 시달려 온 탓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ㅠ_ㅠ

2009-03-0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본어 번역 말투 좀 안 보고 살았으면...

eppie 2009-03-10 12:49   좋아요 0 | URL
이런 말씀을 하실 때는 구체적으로 지적을 해 주셔야, 결과적으로 안 보고 사시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