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역사기행> 종영 이후에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몇몇 새로운 시도가 돋보입니다.

우선, 기존 역사 프로그램에서 주로 다루어오던 사건 위주의 접근 방식 대신, 인물 위주의 접근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종영한 KBS <인물현대사>가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다루며 50회 정도 방영했었지만, <한국사 전>은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개인의 시각으로 여전히 역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접근 방법을 달리한 것이지요. 하지만, 느낌은 아주 새롭습니다.

진행도 두 명의 아나운서가 동시에 진행합니다. 소재를 두 가지 이상의 관점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죠. 기존의 주류적인 해석에 대한 자극이기도 하구요, 거대한 사회의 흐름 속에서 자칫 초라해지거나 왜곡될 수 있는 개인의 선택과 삶에 대한 당연한 배려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알려졌든 알려지지 않았든, 누구나 역사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며 살아왔고 살아가는 것이겠죠.

이제 겨우 8회 방영했을 뿐이지만, 평소 관심있었던 인물들이 여럿 다루어져 은근히 쾌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번 리진에 이어, 오늘은 홍종우 편과 신숙주 편을 시청했습니다. 간단히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 홍종우

(1)
- 몰락한 양반 출신.
- 일본에 건너가 아사히 신문사 식자공으로 일함. 틈틈히 견문을 넓혀 대중 강연회에 나설 정도.
- 자비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남.
- 화가였던 레가미를 비롯해서 프랑스 고관들과 교류(까페 뒤 마고). 기메박물관에서 근무. 소설가 로니와 함께 <춘향전><심청전> 등을 번역해 펴냄.
- 유학 3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와 김옥균 만남.
- 상해에서 김옥균 암살. 하루 만에 체포. 본국으로 송환.
- 대한제국 수립에 기여. 여러차례 요직을 차지함.
- 그 이상 정치적 행보 없이, 대한제국과 운명을 같이 함.

(2)
- 갑신정변 이후 일본으로 망명한 김옥균은, 일본 황실에서는 도외시했던 반면, 진보적 인사로서 대중적 지지를 받음. 김옥균은 일본 우익의 원조격인 도야마 미츠루(낭인 그룹 겐요사를 조직)의 후원을 받으며, 삼화주의를 주창.
- 김옥균의 삼화주의가 호응을 얻자, 조선정부는 여러 차례 자객을 보내 김옥균을 암살하려 함.
- 서재필 윤치호 등 해외망명 급진개화파 인사들은 홍종우를 의심.
- 상해 동화여관에서 암살당한 후 본국으로 송환되어 능지처참을 당함.
- 일본에서는 김옥균의 암살을 대서특필하며 정치적으로 이용. 2천명 이상의 인사들이 김의 장례식 치르며 모금 운동 전개. 일본에서 반조선 감정 유발.

(3)
- 왕권을 중심으로 한 자주적인 근대화를 계획. 급진개화파의 외세 의존적인 문명개화론에는 반대.
- 1897년 대한제국 수립에 기여. 11차례 이상 상소문 건의. 정부 요직 근무.
- 김옥균 살해라는 낙인 때문에 정치적 입지 넓히지 못함.

(4)
- 도쿄경제대학 도서관
- 상해 동화여관
- 종로 북촌: 개화당 근거지
- 일본 진전사: 김옥균 망명지
- 프랑스 기메박물관: 한국관
- 레가미 <정치적 암살자>: 홍의 유학생활
- 황현 <매천야록>: 홍의 어린 시절
- <르 몽드 일뤼스트리에>: 홍의 교류
- <중동전기> <윤치호 일기> <상해신문>: 김옥균 암살
- 중앙박물관: 홍의 상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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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7-08-2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최근에 우연히 봤는데.. 참 재밌드라고~~
역시 고민하면 안 될 게 없다 생각했지..
혹시 EBS의 지식채널에서 자극을 받은 걸까 ㅋㅋ(뜬금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