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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곁에 있는 밥 같은 장르로, 황금가지 픽션 팀장 김준혁


# profile
1974년생, 황금가지 픽션 팀장. 황금 드래곤 문학상 1-4회 기획 및 운영, 이영도 및 스티븐 킹 소설 담당. 현재 황금가지에서 밀리언셀러 클럽의 기획과 출간, 카페 운영 등을 맡고 있다.

 

Q. 2004년 여름 출발한 밀리언셀러 클럽이 어느덧 40권을 넘어섰는데요. 아직 잘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 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밀리언셀러 클럽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랄까, 지향하는 지점, 차후 출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A. 밀리언셀러 클럽은 세계적인 인기 소설들을 엄선한 시리즈입니다. 기본적으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들이며, 추리, 호러, 스릴러 등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모든 장르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유명작들 위주로 편성하다 보니 이미 국내에 출간된 적이 있던 도서들도 다수 있었고, 현대 코드와는 잘 맞지 않는 고전 작품 때문에 시리즈의 신선함이나 주목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최신 소설들의 비중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데니스 루헤인, 스티븐 킹, 기리노 나쓰오 등 주요 작가들의 차기작도 꾸준히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나 게임 등의 새로운 매체와 연관이 깊은 소설들이 시리즈에서 많이 선뵐 예정입니다.

이미 계약 도서 중 약 10여 편이 영화화 중이고, 이중에는 대형 블록버스터급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단순한 스토리의 고예산 영화화보다는 작품성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니, 작품의 퀄리티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밀리언셀러 클럽은 국내 작가들을 양성할 수 있는 시리즈로 발전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Q. 추리소설 편집자로 일하며 가장 즐거울 때는 어떤 때인가요?

A. 제 자신이 추리 소설 편집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도 정통 추리와는 조금 거리가 먼 편이고, 또 장르라는 것 자체를 강조하는 것을 피하는 성향이라서요. 하지만 가끔 도전적으로 나서서 계약한 소설이 주목을 받으면 무척 즐겁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자들의 섬>이나 <나는 전설이다> 같은 작품들 말이죠. 계약 당시에도 이런 작품이 국내 독자들의 정서와 맞을까? 하는 의문부호를 이마에 열 개쯤은 그려넣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작품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독서 취향이 궁금합니다. 입사 이전에도, 또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시나요?

A. 입사 이전에는 딱히 취향이 있다면 판타지와 SF가 취향이었습니다.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었죠. 국내 순문학을 주로 즐겨 읽었고, 스티븐 킹의 소설은 나오는 대로 사보았죠. 모파상의 70년대 전집을 사서 기괴함에 빠져들기도 했고, 90년대 유행하던 하루키나 오사무, 제임스 패터슨이나 로빈 쿡, 마이클 클라이튼 같은 작가들 책도 즐겨보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슐러 르 귄과 아이작 아시모프였던 것 같네요. 몇 년이 지나도 다시 펴보게 되는 책을 꼽으라면 그들 책이거든요. 그리고 굳이 독서 취향을 따지지 않아도 '추리'라는 건 모든 장르에서 재미를 주는 공통 주제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만 봐도 기막힌 반전과 스릴, 추적, 추리가 넘쳐나잖아요. 그러니 평소 추리를 읽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느 책을 읽든 재미있는 책엔 항시 추리적 요소가 있다, 라고 할 수 있으니 평소에 추리적 요소가 든 소설을 즐긴다고 대답할 수 있겠네요.
 
Q. 지금까지 자신이 펴낸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또는 작업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회사 입사 후 전체적인 작품에서 꼽는다면 <폴라리스 랩소디 양장본>이 있습니다. 원가 7만 원에 2000페이지가 넘는 장르 소설을 한 권짜리 가죽 양장본으로 만드는 것은 입사 전부터 꿈꾸어 오던 것이고, 그걸 현실로 이룰 수 있었으니까요.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에서 꼽는다면 당연히 <살인자들의 섬>입니다.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작가를 만난 것도 그렇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추리와 스릴러라는 장르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었으니까요.
 
Q.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사실 <다 빈치 코드>나 <셜록 홈즈>의 흥행을 보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반지의 제왕> 때 우후죽순으로 엇비슷한 작품들이 쏟아졌지만 '판타지'라는 장르를 출판 시장에서 제대로 정착시키진 못했어요. 일회성 소설들도 쏟아지고, 일단 붐이 일어나니 비슷한 장르의 국내외 작가들 작품을 쏟아내서 장르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다보니 관심을 갖던 독자들이 외면을 하게 만들었죠. 지금도 비슷하다고 생각돼요. <다 빈치 코드> 때문에 '팩션' 소설들은 조금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여전히 추리나 스릴러 소설 등은 독자들의 관심 밖이죠. 판타지보다 나은 점이라면 대여점 수요를 통해 양산하지 않아 퀄리티를 현저하게 떨어뜨릴 일은 없을 테고, 좋은 작품들을 여러 출판사에서 꾸준히 출간하고 홍보하면 지금보다 추리소설 시장이 크게 확대되리라 믿어요. <다 빈치 코드>가 단초라면 진짜는 지금부터라는 거죠. 결국 여름에만 읽는 아이스크림 같은 장르가 아니라 사시사철 곁에 있는 밥 같은 장르로 만들도록 모두 노력해야죠.
 
Q. 올 여름 추천하는 추리소설은?

A. 밀리언셀러 클럽에서는 <팔란티어- 게임 중독 살인 사건>을 추천합니다. 이미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로 읽어본 분도 있겠지만, 국내 소설 중에 이만큼 흡인력이 좋은 소설은 흔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개정판을 기획했던 이유도 작품성이나 재미가 외국 인기 소설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판타지처럼 소개되었지만 사실은 스릴러와 추리가 잘 조합된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밀리언셀러 클럽 설문 조사에서도 압도적으로 이 작품을 독자들이 추천한 것만 봐도 <팔란티어 - 게임 중독 살인 사건>이 얼마나 독자들의 입맛에 잘 맞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타사의 추리 소설은 <그로테스크>를 추천합니다. 기리노 나쓰오의 신작을 진행하려고 보았는데, 전형적인 추리 소설과는 판이한 진행 방식도 쇼킹하지만 작품 안에 담겨 있는 작가의 시선도 흥미롭습니다. 실제 일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만큼 사회성도 짙게 깔려 있고요.
 
Q. 다음 출간 예정작을 독자 여러분께 자랑해 주셔요.
 
A. 밀리언셀러 클럽의 출간 예정작은 언제나 미리 공지를 하고 있습니다. 카페(http://cafe.naver.com/mscbook.cafe)에 방문하시면 진행 상황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가을까지 출간될 예정작 중 기대되는 작품이 몇 편 있습니다. 10월 전 세계 개봉 예정인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신작 영화 '블랙 다알리아' 원작 소설,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적인 시리즈 작품의 두 편,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가 17인의 신작 단편집 4권, 스티븐 킹의 소설 <탐 고든을 사랑한 소녀>와 <스탠드>, <분신사바>의 작가 이종호씨의 보다 재미있는 공포 소설 <이프>, 러시아산 베스트셀러 <나이트 워치>의 후속편인 <데이 워치>, 제임스 패터슨의 여성 살인 클럽 시리즈의 2편인 <두 번째 기회>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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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고독 2006-07-2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금가지 책들 너무 재미있는데...지금 "나는 전설이다" 읽고 있지요

동갱이 2006-08-27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스 블록 더 내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요괴 전문 출판사?! 손안의책 편집자 이주영


# profile
1976년 청주 출생. 어린 시절 딱따구리 그레이트북스와 계몽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시작한 잡식성 독서 편력이 로맨스, 무협지의 바다를 건너 현재는 일본 미스터리에 도달. 손안의책 편집부장. (부하 없음) 겸임으로 책의 제작과 회사 경리, 요리를 맡고 있음.

Q. 기이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일본 장르 소설들을 주로 출간하시고 계신데요. 손안의책 출판사에서 출간된 추리소설을 간단히 소개해주셔요. 이후 출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A. 저희 출판사에서 나온 책 중 가장 많은 독자분들이 읽으신 책은 <우부메의 여름>에서 <망량의 상자>로 이어지는 고서점 교고쿠도 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부메와 망량,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광골의 꿈>의 광골, <텟소의 우리>의 텟소는 모두 요괴 이름입니다. 이 시리즈의 배경은 2차 대전이 끝난 근현대로, 요괴는 실제로 등장하지 않지만 개개의 작품에 중요한 테마를 제공합니다. 그 외에는 요괴가 실제로 등장하는 <샤바케-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과 <집지기가 들려주는 기이한 이야기>, 요괴 대신 귀신이 등장하는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등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 요괴전문 출판사(?)라는 오해도 사고 있는데... 설마 질문의 '기이하고 독특한' 이 그런 뜻인 것은?
 
Q. 추리소설 편집자로 일하며 가장 즐거울 때는 어떤 때인가요?
 
A. 월말 수금 때. 농담입니다. ^^; 출판사 규모가 작은 만큼 오히려 좋아하는 책만 낼 수 있어서 늘 즐겁습니다.

Q. 독서 취향이 궁금합니다. 입사 이전에도, 또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시나요?

A. 딱히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것은 아닌데 떠올려 보니 그 당시의 청소년 필독서(권장도서 아님)정도는 읽은 듯합니다. 셜록 홈즈, 괴도신사 뤼팽, 애거서 크리스티나 에드거 앨런 포, 엘러리 퀸 등... 오히려 요즘은 별로 안 읽게 되네요. 그러나 경쟁사(일방적으로 그렇게 여김)에서 나온 책들은 꼭 한 번씩 읽어봅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과 <유괴>입니다.
 
Q. 지금까지 자신이 펴낸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또는 작업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애증이 함께하는 작품입니다만, 다카무라 카오루 작 <리오우>입니다. 이 책을 낼 당시, 번역자도 편집부도 기계와 권총 용어의 바다에 빠져 익사할 뻔했던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참고로 이 작가분은 경찰소설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모 작품과 원자력소설의 새 장을 연 모 작품 등, 아주 다양한 세계를 가지고 계시다고 합니다. 끝까지 읽은 분들은 최고의 작가로 꼽으시는 반면, 아쉽게도 끝까지 읽는 분들이 몇 분 없다는 소문도...?
좋은 책(혹은 재미있는 책)과 팔리는 책은 다르다고들 하지만, 이 책만큼은 왜 안 팔렸는지 스스로도 압니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 견뎌야 하는 인내가 크더군요. 

Q.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아주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책을 사 주시는 독자분들이 많지요. 개인적으로는 국내에 새로운 작가들이 많이 나오고 그에 따른 독자도 늘어나야만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일본의 선례가 있듯이, 꼭 정통 추리가 아니라도... 토속적 소재나 다른 장르문학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미스터리 소설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꼭 나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올 여름 추천하는 추리/스릴러 소설은?

저희 출판사 책으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교고쿠 나츠히코 작 <광골의 꿈>입니다. (아직 안 나왔지만요;) 다른 출판사 책으로는 이사카 고타로 작 <중력 삐에로>입니다.
 
Q. 다음 출간 예정작을 독자 여러분께 자랑해 주셔요.

A. 안녕하세요 손안의책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 현재 편집부에서는 <광골의 꿈>을 작업중입니다.
전작의 20개월 동안 임신중인 임신부, 상자 속에서 방긋 웃는 소녀도 모자라 이번에는 8년 전에 죽은 남편이 되살아나 부인을 찾아옵니다. 요괴는 등장하지 않지만 요괴도는 가장 높은 교고쿠도 시리즈. 개봉박두입니다. (그러나 또한 이 시리즈는 두껍습니다. 7월이 가기 전에 선보일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리고 <샤바케> 2권과 <음양사> 6권도 가을 출간 예정으로 함께 준비중이며, 이 외에도 아직 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지만 편집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새 작가의 작품도 대기중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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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7-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Koni 2006-07-26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샤바케> 2권이 가을 출간 예정이라니 기쁩니다.^^

라키시스 2006-07-2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교고쿠도의 신간이라니~!!!!! 얼른 내주세요!!

baddog 2006-07-2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 샤바케 2권을 내주시는군요 ^0^

집사 2006-07-28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스! 샤바케 + 쿄고쿠도~~
헌데 책이 두껍다니... 가격이 두렵소~~

Sira 2006-07-29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고쿠 나츠히코 책은 백귀야행,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다 가지고 있는데 신간소식에 가슴이 뜁니다! 빠른 시일내에 만나봤으면...(가격은 저를 좀 힘들게 하는 요소지만...) 집지기...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책 많이 내 주세요~~

야후후훅 2006-07-3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싸, 교고쿠 나츠히코씨 신간이라니! 정말 기대됩니다.
빨리 나왔으면....근데 두껍다니 또 다시 그 엄청난 말빨이 등장하겠죠..ㅋㅋ
상하로 나눠져서 나오면 가격이 부담스러우니까 되도록이면 한권으로 내줬으면 좋겠네요

mayfair 2006-08-1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샤바케2권 기대합니다~.

폴리나 2006-08-30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코쿠도 시리즈와 샤바케2권!!! 기대됩니다.^^
 

편집자와 독자의 접점을 찾아서, 시공사 편집자 윤영천

# profie
중학교 시절부터 추리소설을 읽어 온 이래, 사람이 죽지 않는 책은 잘 읽지 못하는 황폐한 인간으로, 1999년부터 나우누리 추리문학동호회 시삽을 5년간 역임했다. 이후 지나친 독재로 시삽에서 축출된 후 howmystery.com이라는 사이트를 운영중이다. 독자로서 기획한 도서로는 <셜록 홈스 걸작선> <브라운 신부 시리즈> <레이몬드 챈들러 전집> 등이 있으며 다양한 매체에 추리소설 관련 글을 기고했다. 현재는 시공사에서 장르 쪽 소설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추리소설 시장에 번역된 '고전'을 채워넣으려고 고심하고 있는 중.

Q. 시공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추리소설을 간단히 소개해주셔요. 이후 출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A. 90년대 시공사에서는 상당히 많은 추리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엘러리 퀸의 작품을 위시한 시그마북스라든가 마이클 코넬리, 제임스 엘로이, 데이비드 밸더시(아마 설마?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등의 책도 발간됐었죠. 현재 절판 상태라 아쉬울 따름이지요. 현재 추리소설은 존 그리샴의 작품군과 요코미조 세이시의 <옥문도>, 코넬 울리치의 <밤 그리고 두려움>, 니키 에츠코의 <고양이는 알고 있다> 등이 있습니다.

차후 출간 방향의 경우 제가 확정할 부분이 아니니 조심스럽습니다만,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사적의의가 있는 작가나 고전 쪽에 치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국내에 추리소설이 번안, 소개되는 과정에 상당히 큰 공백이 있거든요.

Q. 추리소설 사이트 운영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요. 추리소설 팬으로서의 자신과 편집자로서의 자신을 비교해본다면?

A. 사실, 저는 독자에 가깝습니다. 98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 사이트(www.howmystery.com)를 운영해오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인 즐거움이 일로 연결돼 행복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괴리감에 괴로워할 때도 있었습니다. 독자로서 저는 자유롭고 투덜대기도 하고 또 바라기도 하지만, 책을 만드는 편집자고 그 시스템에 놓여있으니 많은 부분에 제약이 있죠.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한정된 독자만을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 접점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달까요. 뭐 그래도 독자가 훨씬 좋습니다.

Q. 추리소설 편집자로 일하며 가장 즐거울 때는 어떤 때인가요?

A, 아무래도 제가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어떤 책을 국내 팬에게 소개시켜주고 싶다, 라는 바람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Q. 독서 취향이 궁금합니다. 입사 이전에도, 또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시나요?

A. 네, 저는 중학교 이후로 거의 추리소설만 읽었습니다. 그 외 읽은 책은 아마 100여 권 정도일겁니다.

Q. 지금까지 자신이 펴낸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또는 작업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역시 <옥문도>입니다. 독자로서도 가장 읽고 싶었고 다행히 소개하게 됐으니까요. 게다가 편집자로서도 경험이 많지 않았던 데다가(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해설을 쓴다고 나댔으니 그 말 못할 괴로움은.;;
하지만, 사적 의의와 즐거움이 갖춰진 정말 좋은 작품이었고(독자로서 베스트에 꼽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자제분에게 책을 잘 만들어줘 고맙다는 말도 들었을 때(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Q.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현재 국내의 추리소설 시장은 매우 생기가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3, 4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요. 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탄하던 독자들이 이제 돈이 없다고 한탄할 정도가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대중소설이라는 궤를 같이하며 일본의 현대 작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는 것도 무척 이채롭지요.

차후 더 발전하고 다양한 장르 중 가장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소개되는 작품 자체를 사적으로 배열해보면 셜록 홈스, 애거서 크리스티 이후가 텅텅 비어있다는 점이죠. 2차 대전을 전후한 걸작들은 사실 거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권은 더 심하죠). 기본적으로 미스터리라는 장르 자체가 많이 희석된 채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마니아 입장에서 다소 안타깝습니다(다양성을 거부하거나 한 장르를 고집하는 의미는 아니구요). 또 국내 창작이 거의 없다는 것도 큰 문제죠. 사실 미스터리 요소는 어떤 매체든 빠지는 법이 없는데, 창작물들이 거의 소비되지 않는 것은 무척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요약하자면 국내 추리소설 시장은 반짝하는 아이템들은 있으나 대부분 번역물이고 저변이 튼튼하지만은 않은 시장이라고 생각됩니다. 향후 10년 정도 기간 동안 꾸준히 추리물이 출간되고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들이 어우러져 보다 더 단단한 시장이 되길 바랍니다.

Q. 올 여름 추천하는 추리소설은?

 A, 음 뭐; 당연히 또는 어쩔 수없이 <팔묘촌>입니다. 자세한 자랑은 아래 질문에 적지요. 타출판사의 기대작이라면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인식을 벗어난 듯한 교코쿠도 시리즈 제3작 <광골의 꿈>입니다.

Q. 다음 출간 예정작을 독자 여러분께 자랑해 주셔요.

 A. 얏츠하카무라. <팔묘촌>이 7월 말 즈음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옥문도>와 앞뒤를 다투는 명작입니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영상화된 작품으로 3번의 영화 그리고 6번 드라마로 제작됐습니다. 50년대 초반 작품이지만 그 명성 때문인지 지금까지 일본 추리소설 관련 미디어에 걸쳐 패러디되고 있죠(드라마 '트릭'에는 육묘촌이 나옵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 전국시대, 8명의 패주무사들이 보화를 가득 싣고 한 마을로 몸을 숨긴다. 처음은 환영하던 마을 사람이었지만 황금에 눈이 멀어 8명의 무사들을 몰살하고... 무사들의 우두머리는 마을을 저주하며 숨을 거둔다. 그 후 마을에서는 괴이한 사건이 발생하고 마을 사람들은 무사들의 시체를 극진히 매장하고 마을의 수호신으로 숭앙했는데, 그 이후 그 마을은 '팔묘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세월이 흐른 후 다이쇼 시대 이 마을의 세가였던 한 사람이 미쳐서 마을 사람 32명을 참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26년 후 1948년. 팔묘촌에서는 다시 수수께끼 같은 연속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싸인다. 이 이야기는 이 사건을 겪은 '나'의 경험담으로 진행되며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는 주변 인물로 설정돼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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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 2006-07-2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트릭의 육묘촌 에피소드 기억나는데요~ 그게 이걸 패러디한거였군요? 재밌는 에피소드였으니, 아무래도 책도 재미있을거 같네요. ^^

당면사리 2006-08-2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 편집자의 세계.. 오늘 처음 봤네요?? 제가 정말 궁금하게 생각했던 부분인데... 역시 알라딘 편집팀은 다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다 쓰는게 맞나모르겠네요..

현기증 2006-09-17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공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입니다. 추리소설에 꾸준한 열의를 보여주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그마 시리즈 기획이 중단되어서 아쉽습니다.(특히 '1차분 엘러리 퀸' 걸작선이 사라진 것이-.-;;) [옥문도]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팔묘촌]은 (아직 사놓고 모셔두고 있습니다.)일단 커버 재질이 왜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부탁드리겠습니다.

decca 2006-10-1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담당 편집자입니다. 감사 드리구요. ^^ 커버 재질은 팔묘촌이 더 비싸;;답니다. 시리즈 내에서 변화를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음 작품도 잘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와 독자의 접점을 찾아서, 시공사 편집자 윤영천

# 편집자 profie
중학교 시절부터 추리소설을 읽어 온 이래, 사람이 죽지 않는 책은 잘 읽지 못하는 황폐한 인간으로, 1999년부터 나우누리 추리문학동호회 시삽을 5년간 역임했다. 이후 지나친 독재로 시삽에서 축출된 후 howmystery.com이라는 사이트를 운영중이다. 독자로서 기획한 도서로는 <셜록 홈스 걸작선> <브라운 신부 시리즈> <레이몬드 챈들러 전집> 등이 있으며 다양한 매체에 추리소설 관련 글을 기고했다. 현재는 시공사에서 장르 쪽 소설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추리소설 시장에 번역된 ‘고전’을 채워넣으려고 고심하고 있는 중.

Q. 시공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추리소설을 간단히 소개해주셔요. 이후 출간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A. 90년대 시공사에서는 상당히 많은 추리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엘러리 퀸의 작품을 위시한 시그마북스라든가 마이클 코넬리, 제임스 엘로이, 데이비드 밸더시(아마 설마?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등의 책도 발간됐었죠. 현재 절판 상태라 아쉬울 따름이지요. 현재 추리소설은 존 그리샴의 작품군과 요코미조 세이시의 <옥문도>, 코넬 울리치의 <밤 그리고 두려움>, 니키 에츠코의 <고양이는 알고 있다> 등이 있습니다.

차후 출간 방향의 경우 제가 확정할 부분이 아니니 조심스럽습니다만,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사적의의가 있는 작가나 고전 쪽에 치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국내에 추리소설이 번안, 소개되는 과정에 상당히 큰 공백이 있거든요.

Q. 추리소설 사이트 운영을 오랫동안 해오셨는데요. 추리소설 팬으로서의 자신과 편집자로서의 자신을 비교해본다면?

A. 사실, 저는 독자에 가깝습니다. 98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 사이트(www.howmystery.com)를 운영해오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인 즐거움이 일로 연결돼 행복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괴리감에 괴로워할 때도 있었습니다. 독자로서 저는 자유롭고 투덜대기도 하고 또 바라기도 하지만, 책을 만드는 편집자고 그 시스템에 놓여있으니 많은 부분에 제약이 있죠.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또 한정된 독자만을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 접점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달까요. 뭐 그래도 독자가 훨씬 좋습니다.

Q. 추리소설 편집자로 일하며 가장 즐거울 때는 어떤 때인가요?

A, 아무래도 제가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어떤 책을 국내 팬에게 소개시켜주고 싶다, 라는 바람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Q. 독서 취향이 궁금합니다. 입사 이전에도, 또 평소에도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시나요?

A. 네, 저는 중학교 이후로 거의 추리소설만 읽었습니다. 그 외 읽은 책은 아마 100여 권 정도일겁니다.

Q. 지금까지 자신이 펴낸 책 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있다면? 또는 작업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A. 역시 <옥문도>입니다. 독자로서도 가장 읽고 싶었고 다행히 소개하게 됐으니까요. 게다가 편집자로서도 경험이 많지 않았던 데다가(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해설을 쓴다고 나댔으니 그 말 못할 괴로움은;;
하지만, 사적 의의와 즐거움이 갖춰진 정말 좋은 작품이었고(독자로서 베스트에 꼽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자제분에게 책을 잘 만들어줘 고맙다는 말도 들었을 때(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Q.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현재 국내의 추리소설 시장은 매우 생기가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3, 4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요. 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탄하던 독자들이 이제 돈이 없다고 한탄할 정도가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대중소설이라는 궤를 같이하며 일본의 현대 작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는 것도 무척 이채롭지요.

차후 더 발전하고 다양한 장르 중 가장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소개되는 작품 자체를 사적으로 배열해보면 셜록 홈스, 애거서 크리스티 이후가 텅텅 비어있다는 점이죠. 2차 대전을 전후한 걸작들은 사실 거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권은 더 심하죠). 기본적으로 미스터리라는 장르 자체가 많이 희석된 채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마니아 입장에서 다소 안타깝습니다(다양성을 거부하거나 한 장르를 고집하는 의미는 아니구요). 또 국내 창작이 거의 없다는 것도 큰 문제죠. 사실 미스터리 요소는 어떤 매체든 빠지는 법이 없는데, 창작물들이 거의 소비되지 않는 것은 무척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요약하자면 국내 추리소설 시장은 반짝하는 아이템들은 있으나 대부분 번역물이고 저변이 튼튼하지만은 않은 시장이라고 생각됩니다. 향후 10년 정도 기간 동안 꾸준히 추리물이 출간되고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들이 어우러져 보다 더 단단한 시장이 되길 바랍니다.

Q. 올 여름 추천하는 추리소설은?

 A, 음 뭐; 당연히 또는 어쩔 수없이 <팔묘촌>입니다. 자세한 자랑은 아래 질문에 적지요. 타출판사의 기대작이라면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인식을 벗어난 듯한 교코쿠도 시리즈 제3작 <광골의 꿈>입니다.

Q. 다음 출간 예정작을 독자 여러분께 자랑해 주셔요.
                        
 A. 얏츠하카무라. <팔묘촌>이 7월 말 즈음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옥문도>와 앞뒤를 다투는 명작입니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영상화된 작품으로 3번의 영화 그리고 6번 드라마로 제작됐습니다. 50년대 초반 작품이지만 그 명성 때문인지 지금까지 일본 추리소설 관련 미디어에 걸쳐 패러디되고 있죠(드라마 '트릭'에는 육묘촌이 나옵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 전국시대, 8명의 패주무사들이 보화를 가득 싣고 한 마을로 몸을 숨긴다. 처음은 환영하던 마을 사람이었지만 황금에 눈이 멀어 8명의 무사들을 몰살하고... 무사들의 우두머리는 마을을 저주하며 숨을 거둔다. 그 후 마을에서는 괴이한 사건이 발생하고 마을 사람들은 무사들의 시체를 극진히 매장하고 마을의 수호신으로 숭앙했는데, 그 이후 그 마을은 ‘팔묘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세월이 흐른 후 다이쇼 시대 이 마을의 세가였던 한 사람이 미쳐서 마을 사람 32명을 참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26년 후 1948년. 팔묘촌에서는 다시 수수께끼 같은 연속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싸인다. 이 이야기는 이 사건을 겪은 ‘나’의 경험담으로 진행되며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는 주변 인물로 설정돼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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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추리소설 편집자들의 세계

바야흐로 여름, 추리소설의 계절입니다. 연일 쏟아지는 신작 소식에 ‘이걸 언제 다 읽어!’, 비명소리가 절로 나오는 요즘인데요. 바로 그 추리소설 출판의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편집자들의 모습과 생각은 어떨까요? 여기,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세요. 
                                                                                                            (interview by 편집팀 박하영)


[전체 소개 페이지 보러 가기] >>

* 편집자와 독자의 접점을 찾아서, 시공사 편집자 윤영천

* 요괴 전문 출판사 ?! 손안의책 편집자 이주영

* 사시사철 곁에 있는 밥 같은 장르로, 황금가지 픽션 팀장 김준혁

* 대중들에게 보다 친근한 추리문학을 꿈꾸며, 해문출판사 대표 이경선

*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스릴러의 재미와 감동, 비채 편집자 박재영

* 스카페타.링컨 라임, 작가 전작주의를 지향하며, 노블하우스 편집장 정지연

* 세계 최고 추리소설을 출간한다, 영림카디널 편집이사 이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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