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화요일날 입찰했던 건은 성사되어 앞으로 넉달간 미친 일정을 소화해야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내려가는 청주 출장 건. 아, 이건 정말 새벽부터 오후 3시까지 긴장의 연속. 결혼이주여성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러 청주로 내려가는 일인데, 하루종일 긴장하며 한국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과 대화를 하느라 계속  나의 언어 안테나를 꼿꼿하게 세워놓고 있어야 한다. 단 4시간 동안이지만 프로그램 진행을 마치고 나면 진이 빠진다. 

암튼, 그렇게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 토요일엔 B양네 집에 고맙단 인사를 하러 갔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등심 너댓근과 과일 상자, 꽃을 갖고 B네 집에 가서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 후, 집에 오는 길. 구기터널이 막힐 거 같아 광화문으로 나왔더니만 광화문 나오는 길이 장난 아니게 막혔다. 을지로로 나와서 집에 오는 길, 여기도 엄청 막혀 물경 3시간이나 걸려 집에 도착. 저녁먹고 뻗었다.

일요일, 몇달 만에 코스트코 가서 장 좀 보고(일요일의 코스트코는 마감세일 중인 백화점을 방불케한다. 사사야할 것들 몇개만 딱 집어갖고 나오는데도 대략 1시간 이상 걸린다. 에너지소모 만만치 않다), 회사에 나가 금요일에 못한 일 좀 하려고 했으나,

준비 다하고 회사카드키를 찾아보니 어디에도 없다. 이런, 대략 난감 ㅠ.ㅠ(결국 카드키는 오늘 입고 나온 트렌치코트 왼쪽 주머니에 있었다. 지난주 한번 입은 날 저녁먹으러 나가면서 주머니에 쑤셔넣고 깜박했던 거지....ㅜ.ㅜ)

갈까, 말까 잠시 동안 고민하다 카드키도 없고 그냥 내일부터 달리지뭐. 하는 심정으로 집에서 쉬기로 결정.

바로 잠옷으로 갈아입고 전기담요 불켜고 거의 5시간을 내리잤다.

얼마만에 맛보는 일요일의 오수인가.

너무 달콤한 낮잠.

덕분에 오늘은 꽤 쌩쌩하다.

물론 앞으로 닥쳐올 살인적인 일정들 브리핑하느라 오전엔 좀 숨이 막혔지만...

팀원이 내 mp3에 <브로크백 마운틴>과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아멜리에> 사운드트랙과 넬, 성시경 5집을 넣어주고, 주말에 메가박스 일본영화제가 있으니 그걸 손꼽아보고, 비 오는 창가를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다보니 좀 숨이 트이는 것 같다.    

Let's rel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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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6-11-13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한 플로라님의 글이 기다려졌던 월요일입니다. 날도 스산하고 따듯한 커피도 고픈 오후, 반가와욧. >.< 엄청 바쁘신 거 같은데 그나마 어제 달콤한 낮잠으로 원기회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아아. 메가박스는 왜 서울에서만 좋은 프로그램들을 하는 거냐구욧. 흑. -_ㅠ 예전엔 이곳에서도 일본영화제 했었는데 투덜투덜; 저도 지금부터 담달 중순에 끝날 미친-_- job하나를 맡아놓고 있는지라 맘이 무거워져요. 그치만, let's relax. ^^

플로라 2006-11-1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정한 달밤님의 댓글, 반가워요~^^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많이 아쉬우시겠어요. 이참에 한번 올라오셔도 좋겠지만, ^^;; 달밤님도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하신 거 같은데, 건강챙겨가며 일하시고, 렛츠릴랙스해요, 우리~^^

blowup 2006-11-13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 이주 여성 대상 프로그램 진행이라니. 우리나라 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가요. 그것과 관련한 책을 진행 중이신가 봐요.
일요일 낮잠에서 깨어나면,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억울해서요. 인생이 이렇게 지나갈 거란 예감 때문에요.

플로라 2006-11-1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나무님 우리나라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자분들. 몽골,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캄보디아, 키르키스탄, 태국 등에서 오신분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매번 내려갈때마다 녹록치않은 시간이라는 걸 절감합니다. 갖가지 상념들이 저를 휘청거리게도 하구요. 암튼 그 얘긴 나중에 한번 페파로 정리해볼 생각이에요.
일요일 낮잠이 안겨주는 달콤함과 상실감. 달콤하기보단 맞아요. 정말 억울하고 아깝죠. 평범한 오수에서 인생을 단상하는 나무님의 통찰력, 언제나 감탄케되고 감동하고 맙니다.

2006-11-13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11-13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월요일인데 벌써 일요일이 기다려지는건 아마도 일요일이 주는 그런 느긋함때문일 거예요. 직업병이라뇨?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의 다른 이름같습니다.^^

2006-11-14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로라 2006-11-1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실한 님, 어젠 거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꿈을 꾸어대면서 잤어요. 오늘은 새벽까지 회사에서 야근할거 같아 꿈나라는 생각도 못해요.ㅜ.ㅜ 퍼득 일어나 하신일은 잘 마무리하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