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 금요일마다 이 무슨 조화인지 사건이 터진다.
오늘은 새로운 기획안 내고 퇴근하려다 바로 태클당해, 거의 1시간 동안 사정없이 꾸지람을 듣고...
구차한 변명을 하기 싫어 그냥 날아오는 돌들 다 맞았다.
꾹 참고참고 또 참았다.
결국 다 내가 그렇게 만든거잖아...
모니카 버전 L양과 시네코아에서 <릴리슈슈>를 보기로 했는데, 약속시간 30분 남겨두고 바람맞혔다.
미안...
너의 소중한 금요일 저녁을 망쳤으니 날 원망하렴.
2.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회의가 들고,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꾸 미끄러지는 기분.
한다고 했는데, 어딘가 한참 틀어져 있거나, 아니면 엉뚱한 곳에서 삽질을 했거나, 숲은 안보이고 나무만 줄창 보이는 거.....
지난 6개월이 책상 앞에 앉아 기획안만 쓰다 가버린 거 같은데, 정작 실행된 프로젝트가 거의 없다.
다다다다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말들을 주워담기에만 바빴다.
그리고 이틀이 멀다하고 계속 변신 변신 변신모드.
일단 뭐든 시키면 해야하는 게 직딩이라지만,
너무 자주 변신모드가 되다보니 나중엔 아예 뒤죽박죽... 책상이 아주 난리.
3. 그리고 지난 여름, 수줍게 웃으며 다가왔던 이들이 떠나가려 한다.
같은 곳을 보며, 그들이 건네준 마음과 시간들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한데,
너를 믿는다며, 돌아와서 다시 보자며 길을 떠날 준비를 한다.
어느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는데, 오늘 갑작스런 통보에 마음이 휘청거린다.
힘든 여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