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경을 보는 순간 살지도 않았던 피난민 시절이나 박정희 정권 시대가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지금 시대의 붉은색이 아니다. 차곡차곡 먼지와 함께 붉게 낡아가는 모습. 하나하나 얼마나 다채로운지 한참 서서 뜯어봤다. 안도 다다오의 멋들어진 노출 콘크리트가 아니라 대충 튼튼하게만 만든 시멘트 벽과 계단이 배경이라 더욱 그랬다. 어쩌면 참 한국적이랄 수도... 오형근 사진작가 '아줌마 시리즈'처럼 촌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촌스럽다는 말을 물건에 쓸 때는 우리의 당시 모습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물건은 물질로 나타난 우리의 자화상이다.

 

카라멜 마끼아또 캡슐 커피를 마시며 이런 소릴 하니 좀 멋쩍다.

 

 

 



Kotaro Oshio(코타로 오시오) - Twilight(황혼)

 

 

 

 

 

 

42 x 30cm

 

간만에 큰 그림 그리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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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4-17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무다라이네요....오랜만에 봅니다...

AgalmA 2017-04-17 23:28   좋아요 2 | URL
저렇게 큰 고무 다라이 요즘 잘 없는데 저도 오랜만에 봐서 반갑더라는^^ 무엇보다 저 철제 세수대야는 언제 만들어진 건가 엄청 궁금하더라는ㅎ

달걀부인 2017-04-18 0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 다라! 엮인 글을 하나 쓰고 싶게 만드네요..

AgalmA 2017-04-18 02:49   좋아요 0 | URL
궁금한데요. 써 보시길요^^

달걀부인 2017-04-18 0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며칠 걸려요. ^^;

겨울호랑이 2017-04-18 1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생각해보면 그렇게도 빨갱이를 싫어하던 시절에 빨간 내복, 빨간 대야 등 많은 물건에 빨간색이 들어갔었네요...그림은 전에 AgalmA님께서 말씀하셨던 공간분할(?)이 적용된 것 같기도 하네요.ㅋ 그냥 단순한 추측입니다.

AgalmA 2017-04-18 10:04   좋아요 1 | URL
전 빨간 내복 싫던데 아동용으로는 다행히 없어서 안 입었던 걸로 기억해요ㅎㄱㅎ
어머니가 입으시던 자줏빛 내복 기억나네요ㅎㅎ 어머니 내복 사드리려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아직도 자줏빛 내복은 성황리에 나오고 있더군요ㅎ

[소근] 저 그림의 비밀은 소녀에게 있어요...(유....우후....령!)

겨울호랑이 2017-04-18 12:13   좋아요 1 | URL
^^: 그렇네요. 소녀의 뒷편으로 나뭇가지가 보이기도 하면서, 팔로는 나뭇가지를 가리고 있으니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있네요. 팔 아래로는 낙엽을 짚고 있고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니, 가을과 봄을 같이 살아가는 존재(?).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니 유령이 맞는 것 같습니다...ㅋ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예술에 무지한 사람의 주관적 생각입니다..ㅋ

페크pek0501 2017-04-18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글, 음악, 그림.
예술의 종합 페이퍼, 잘 보고 잘 읽고 잘 듣고 잘 감상하고 갑니다.

AgalmA 2017-04-19 00:36   좋아요 0 | URL
보고 또 봐도 세상엔 참 신기한 게 많으니 저도 이러저러 탐험 기록을 남기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