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경을 보는 순간 살지도 않았던 피난민 시절이나 박정희 정권 시대가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지금 시대의 붉은색이 아니다. 차곡차곡 먼지와 함께 붉게 낡아가는 모습. 하나하나 얼마나 다채로운지 한참 서서 뜯어봤다. 안도 다다오의 멋들어진 노출 콘크리트가 아니라 대충 튼튼하게만 만든 시멘트 벽과 계단이 배경이라 더욱 그랬다. 어쩌면 참 한국적이랄 수도... 오형근 사진작가 '아줌마 시리즈'처럼 촌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촌스럽다는 말을 물건에 쓸 때는 우리의 당시 모습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물건은 물질로 나타난 우리의 자화상이다.
카라멜 마끼아또 캡슐 커피를 마시며 이런 소릴 하니 좀 멋쩍다.
Kotaro Oshio(코타로 오시오) - Twilight(황혼)
42 x 30cm
간만에 큰 그림 그리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