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이게 끝이길 바랐다. 그리고 다음을 향해 갔다.
<스위트 맘보>를 보며 어둠 속에서 많은 스케치를 했다. 잊지 않으려고 매 순간 집중했다. 나를 위해 도착한 듯한 움직이는 아름다움, 움직이는 메시지.
하지만 사무실로 돌아와 내 그림이 아닌 다른 그림을 그렸다. <스위트 맘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사는 ˝잊지 마세요˝였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있지만 그 얇은 옷 속에서도 휘청이는 여인들. 드레스를 입고 위풍당당 소리를 지르는 그녀들은 아름다웠지 절망스러웠지. Pina는 그녀들이 그렇게 사라지지 않길 바랐을 것이다. Pina 공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커튼, 의자, 샴페인 잔, 물, 돌, 꽃 그런 것들도. 나는 Pina가 남기고 간 이미지들을 내 그림으로 잊지 않고 남길 것이다. 예술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의 모든 기록은 ˝잊지 마세요˝ 아니었나.
10년 안에 같은 공연으로 다시 올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이 공연을 꼭 보셨으면 한다. 27일 내일까지다.
http://m.lgart.com/Home/Azine/AzineView.aspx?Id=55742
˝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느냐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
ㅡ Pina Bausch(1940~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