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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악은 가끔 무한 반복의 덫으로 작동한다.
Keane 데뷔 앨범 [Hopes And Fears]도 내게 그렇다. 내 속의 어떤 엉킴을 대신 말해주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것들은 인간의 복합적인 감성 모두이기도 하겠지. 정확히 뭔지도 모르면서 안타까워하며 흥얼거리며 계속 듣는다.
˝우리가 특징, 가치, 진실을 찾는 방식은 대리석 사원을 찾는 순례자보다는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악기를 통해 반복되는 테마와 리듬을 알아차리는 청중에 가깝다. ˝
ㅡ로버트 그루딘 <당신의 시간을 위한 철학>(2015)
80년 대 신스팝(synthpop)은 그렇게 계속 부활한다. 신스팝이 뭐냐고요? 추억의 듀란듀란(Duran Duran), 아하(A-HA)를 떠올려 보세요~
2020년에도 신스팝은 계속될 것이다. 그때도 내가 살아 있다면 나는 여전히 신스팝을 듣고 있을 거다.
밴드의 기본 구성인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에서 Keane은 보컬, 피아노, 드럼뿐이다.
기타 부분을 모두 빼고 건반 위주로 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문득 생각해본다.
낭만 시인들이 들고 다니던 류트에서 발전한 어쿠스틱 기타는 열외로 하고 지미 핸드릭스의 폭발적인 일렉 기타, 잉위 맘스틴의 속주....그 음악들을 나도 신나게 듣던 때가 있었다. 기타는 정말 인간의 직립보행 성과 중 하나가 아닐지ㅎㅎ 간혹 이빨로 현을 뜯는 기인 기타리스트가 우리의 동물적 본능이 ˝살아있네! ˝ 보여주기도 한다ㅋ;; 스티브 바이(Steve Vai) .... 그러나 점점 현란해진 기타는 음악의 인간적 읊조림을 상당수 앗아갔다.
팀 라이스-옥슬리(피아노), 톰 채플린(보컬)은 잊힐 수 없다는 듯 인간의 서정성을 다시 가지고 왔다.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 Untitled 1˝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곡이다.
Youtube에서 이 곡은 막혀서 가져올 수 없었다;
ㅡAga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