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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음악으로 만든 마법의 방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주세요.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며 이루 말할 수 없이 울적해지는 와중에 이 글을 올립니다.

 

 

 

우울

 

 

우울한 성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기쁨이 없어 어두운 우울 속에 고통스러워하기 때문에 그렇게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감각이 어떤 한도 너머까지 확장되었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접어들어, 다른 정신의 상태보다 훨씬 쉽게 닻을 내릴 수 있는, 영혼의 쓸쓸한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우울의 지배적인 특징은 숭고의 감정이다. 마찬가지로 그가 민감하게 느끼는 미 역시 그를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경탄의 감정을 불어넣어 그를 감동시킨다. 그가 내부에서 향유하는 기쁨은 아주 복잡한데, 그렇다고 해서 그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숭고에 의해 생겨난 감정은 매혹적인 미의 유혹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ㅡ 임마누엘 칸트 『미와 숭고의 감정에 대한 고찰』, Ⅱ, 1764

 

 

 

 

 

 

★ Library Tapes ★

 

 미니멀한 앨범 커버와 사진의 초점 흔들림이 그들 음악의 특색을 반영하는 듯하죠.

 

 Library Tapes [Höstluft] (2007)

 

 

음악이라기보다 음향에 가까운 Library Tapes의 투닥투닥 빗소리와 바람소리 속에, 당신에겐 어떤 상념이 지나갔나요?

 

 

 

 

 

 

 

 

★ Pearls Before Swine ★

 

 Pearls Before Swine 미국의 싸이키델릭 포크밴드로, 60년대 후반~70년대 초 활동했는데요.

 알라딘에도 그들의 음반이 다수 있더군요.

 

   

 

 

 

 

 

   

 

 

 음악을 들으며 그들의 멋진 앨범 커버를 좀더 감상해 보실까요?

 

 

 

 

 

 

 

 

[히에로니무스 보슈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 지옥편 이 사용된 앨범커버]

Pearls Before Swine [One Nation Underground](1967)

저기 중앙에 모자를 쓴 사람 모습의 얼굴이 보슈의 얼굴이라고 하죠.  자신의 얼굴을 그림 속에 넣는 건 화가의 특권 같은...

 

 

 

Pearls Before Swine [Complete Esp-Disk Recordings] (2006)

 

 

 

[피터 브뤼겔 <죽음의 승리> 가 사용된 앨범커버]

Pearls Before Swine [Balaklava](1968)

피터 브뤼겔의 <죽음의 승리>는 앨범 커버로 자주 이용되죠.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어의 죽음>이 사용된 앨범커버]

Pearls Before Swine [Beautiful Lies You Could Live In] (1971)

 

 

 

 

[자크 다비드 <마라의 죽음> 사용된 앨범커버]

Pearls Before Swine [Constructive Melancholy: 30 Years of Pearls Before](1999)

이 그림은 김영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초판본 북커버로 쓰여서 제겐 그걸로 더 인상적...

얼마 전에 중고도서로 팔았는데, 소장용으로 갖고 있을 걸 그랬나 좀 아쉽기도?

 

 

 

 

 

 

 

 

 

 

 

 

 

Sopor Aeternus & the Ensemble of Shadows

 

 Sopor Aeternus는 라틴어로 "Eternal Sleep"(영원한 잠)이란 뜻입니다.

 커버 속 인물은 이 원맨밴드의 주인공  Anna-Varney Cantodea 안나 바니 칸토디아 입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는 등 기행(奇行)의 신비에 싸인 뮤지션

 알라딘에 앨범이 제법 있어서 놀랐습니다.

 기괴한 곡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이곳 정서상 선곡은 차분한 걸로 골라 봤습니다.

 

 

 

 

 

 

 

 

 

 

Sopor Aeternus [Dead Lovers Saranbande: Face One] (2000)

 

 

 

 

 

 

 

 

 

 

 

정차식

 

 국내 1세대 인디밴드 레이니선(RainySun)의 리더이자 보컬이었던 정차식의 솔로앨범.

 국내에서 그로테스크 뮤지션으로 1인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뮤지션!

 

 

 

 

 

 

 

 

 

 

 

 

 

 

 

 

 

 

 

 

Rene Aubry ★

 

원래 예정은 Rene Aubry [Derives](1989)에서 Le Festin De L'ogresse (식인귀들의 향연)을 들려 드리고 싶었는데 유튜브에 음원이 없는 관계로, Rene Aubry [Steppe] (1990)에서 The Dark Wind를 선곡했습니다. 
Rene Aubry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래 웹페이지를 참고하세요.

http://www.kangnmusic.com/rene_aubry.php

 

 

 

 

 

 

 

 

 

 

 

Rene Aubry [Steppe] (1990)

 

 

 

 

아름다움이란 마음의 상처 이외의 그 어디에서도 연유하지 않는다. 독특하고 저마다 다르며 감추어져 있기도 하고 때론 드러나 보이기도 하는 이 상처는, 누구나가 자기 속에 간직하여 감싸고 있다가 일시적이나마 뿌리 깊은 고독을 찾아 세상을 떠나고 싶을 때, 은신처처럼 찾아들게 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아름다움에 바탕을 둔 예술은 미제라빌리슴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내가 보기에 자코메티의 예술은 모든 존재와 사물의 비밀스런 상처를 찾아내어, 그 상처가 그들을 비추어 주게끔 하려는 것 같다.

ㅡ 장 주네 『자코메티의 아틀리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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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03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잘 모르더라도 보스와 브뤼헐의 그림을 표지로 한 앨범은 소장하고 싶어요. 명화 표지로 만든 앨범 커버가 제가 좋아하는 취향입니다. ^^

AgalmA 2015-03-03 20:5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커버 땜에 엄청 소장하고 싶어했는데, 국내 구매는 어려워 아마존에서 해외구매까지 해야하나 고민하다 여러날 지나고 그래요^^;

에르고숨 2015-03-03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 황금가지 판이 섭섭하겠어요.ㅎㅎ 그로테스크-우울-상처(자코메티)에 이어 내심 괴물(베이컨)까지도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이힝, 이렇게 제 취향을 은근히 밝히면셔, 크릉. 찬찬히 음악을 듣다가- 칸트의 저 문장을 갖기 위해 <아름다움과 숭고...>를 찾아 보관함에 넣었습니다;

AgalmA 2015-03-04 03:00   좋아요 0 | URL
! 황금가지 깜빡했네요. 좋은 지적 감사~ 도서관에 문예출판사 밖에 없어 이걸로 읽고 있자니 마구 화가 나네요ㅜ ... 이 좋은 작품이 이렇게밖에 번역이 안되다니...어휴.
베이컨까지는ㅎ; 그로테스크가 공포로 심화되지 않도록 나름 안배를...
언젠가 추의 미학으로 베이컨을 초빙해 볼까 합니다만. 뭐라고? 우리 베이컨씨를 그렇게 써먹다니! 할 수도 있겠죠;;; 베이컨씨야 숭고고 법이고 써먹을 데가 어디 한 두군데라야 말이죠. 이번에 출간된 베이컨 인터뷰집 읽어보고 싶더군요
칸트씨도 참 여기저기 안 들어가는 데가 없어서 꼭 완독하고픈 독서군이죠...고달픈 독서가들 신세여!

양철나무꾼 2015-03-04 0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완전 제가 좋아하는 성찬이군요. 마이클코넬리의 보슈로부터 시작해서 정차식에 르네 오브리까지...르네 오브리는 지금부터 26년전 수.작.때 B.G.로 썼었어요. 감회가 새롭네요~^^

AgalmA 2015-03-04 02:49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 요즘 안 보이셔서 무슨 일 있으신가 걱정했잖습니까(걱정을 버럭으로;)! 코넬리 작품은 <시인>, 취재수첩 <범죄의 탄생> 밖에 안 읽어서 코넬리의 보슈 매력은 잘 모르겠어요ㅎ
르네 오브리...네, 예전에 은근 인기 많았죠. 프랑스 음악 경향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 <아멜리에> 음악담당 얀 띠에르상도 그렇고...아무리 생각해도 전 프랑스에서 태어났어야 했어요ㅜㅜ!

수이 2015-03-05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코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 듣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