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아빠와 배트맨>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배봉기(작가,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

 

자본주의, 그것도 세계화의 신자유주의 시대인 현대는 감각과 욕망의 시대다. 다채로운 색상과 형태로 무장한 상품들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욕망을 부채질한다. 모든 것은 시장에서 교환가치로 매매된다. 그런 가치가 없는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은 간단하게 무시당한다. 이 외향적 욕망의 시대에 교환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쉽게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도 않는 ‘진실’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진실을 간직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가? 이병승의 동화집 <아빠와 배트맨>은 이런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아빠와 배트맨>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 동화들은 참신하고 개성적인 인물 설정과 기발한 사건 전개로 진행된다. 「하위권의 고수」의 1등을 위해 유명 학원에 가려는 ‘나’와 반 꼴등이면서 상상력의 천재인 우재, 「뻥쟁이 그루」의 놀이터의 왕 ‘나’와 손을 대면 타인의 아픔이 자신에게 빨려든다고 믿는 소아암 환자 그루, 「꼬마 괴물 푸슝」의 새엄마를 마녀로 부르는 ‘나’와 장래 희망이 천하무적 로봇인 새 동생 주광이. 이들 인물들은 개성적인 면모답게 기발한 사건을 벌이는데, 어린이 독자들은 이야기를 따라 읽은 후에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진실이란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서로의 마음을 보고 느낄 때 우리는 소중한 진실을 찾을 수 있다고.

 

<아빠와 배트맨>에는 진실에 대해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작품들도 있다. 어떻게 해야 소중한 진실을 우리의 삶에서 지키고 간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내일을 지우는 달력」은 골치 아프고 힘들고 성가신 날들을 지울 수 있는 달력을 원해서 벌어지는 사건들, 「아빠는 배트맨」은 부실 빌딩을 지으려는 회사를 내부 고발하려는 아빠의 고민, 「마음을 엿보는 안경」은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알게 된 ‘나’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삶이란 골치 아프고 힘들고 성가신 날들도 겪고 이겨나가야 하고, 정의란 행동해야 하는 것이며, 용기를 갖고 다가갈 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진실을 이 작품들은 말하고 있다. 용기와 행동이 진실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곧 용기를 갖고 행동하는 삶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이 작품들은 잘 보여 주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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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별난반점 헬멧뚱과 X사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상권(동화작가)

 

<별난반점 헬멧뚱과 X사건>이라는 제목을 보면 뭔가 재밌는 사건이 일어날 것 같다. 맞다. 이 작품은 참 재미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결말을 보기 전에는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는 치명적인 마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고 해도 이 책을 보는 순간 쏙 빨려 들고야 말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엄청난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재미만 주는 건 아니다. 이 책은 다세대 주택으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날카롭게 풍자한 문제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작품의 주제만 놓고 본다면 사실 동화에서 만만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와 빌라로 상징되는 다세대 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살아가는 이웃의 얼굴도 모를 뿐만 아니라 행여나 마주쳐도 모른 체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러니 옆집에서 도둑을 맞든 어떤 불행한 일을 당하든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른들은 그런 생각을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강요한다. 당연히 주인공인 아이도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우연히 현관문 앞에 있는 X나 O 같은 단순한 낙서를 발견하면서 이 이야기는 추리 소설처럼 흘러간다. 이웃 간의 소통부제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도둑이랑 끊임없이 머리싸움을 하는 아이의 상상력이 이 작품을 살아 있게 해 준다.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를 아이들 특유의 눈으로 바라다보면서 유쾌하고 스릴 있게 끌고 가는 작가의 역량 또한 돋보인다. 아이는 어른들의 단절된 세상을 한판 뒤집기 하듯이 뒤엎고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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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 책 <한국사 편지 한글판 영문판 통합 세트 (전10권 + 독서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로버트 쾰러(매거진 「SEOUL」 편집장)


한국은 뛰어난 무역 능력과 글로벌 대중문화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국제적 관심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1997년 처음 시작된 이래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는 지원자는 처음보다 70배 증가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무려 전 세계 45개국에서 72,000여 명의 지원자가 시험을 치렀지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 중국이 한국의 TV프로그램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의 소설가가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한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사 편지≫ 한글판·영문판 시리즈는 꼭 필요한 시점에 나타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은 이 순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부모와 학교도 우리 젊은이들이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인 한국에 대해 자부심과 감사한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또한 다음 세대에게 나라와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한국사 편지≫ 한글판·영문판 시리즈는 여기에 시의적절하고 매우 유용한 책입니다. 열 권으로 이루어진 통합세트는 지은이 박은봉의 세심한 연구를 바탕으로, 짧지 않고, 때로는 극적인 한국의 역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펼쳐 보입니다. ≪한국사 편지≫ 한글판은 출간 이래 지금까지 350만 부가 넘게 판매된 책입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재미, 두 가지 무기로 원시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흥미로운 한국사를 들려주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런던대학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한 번역자 벤 잭슨은 한글판의 매력을 잘 살려 딱딱하지 않게 영어로 옮겼습니다. 한국사에 익숙하지 않은 영어 사용자들도 명확하고 매끄러운 문장을 통해 한국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세계의 모든 독자들에게 영문판 <<Letters from Korean History>>는 완벽한 한국사 입문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외국에 있는 한국인들과 세계화 시대를 맞아 영어를 공부하는 독자, 관광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한국을 찾는 방문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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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새해 아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강정규(전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장, 동화작가)

 

죽어서 빛나는 사람의 동화 [새해 아기]를 읽고
‘죽어야 성인 난다’는 말이 있지요.
두 눈 뻔히 뜨고 있을 때 돌을 깎아 뭐라 새기거나 동상을 세우는 등 별짓을 다하다 주검과 함께 사라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살아생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지내다 소리 없이 죽은 뒤에야, 그것도 날이 갈수록 빛을 더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네가 소년소녀 시절 읽었던 ‘큰 바위 얼굴’을 기억하지요. 우선, 그 작품 등장인물 가운데 단 한 사람, 맨 끝에 가서야 등장하는 시인은 웬일인지 이름이 없습니다. 주인공 어니스트를 그처럼 감동시킨 그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쓴 시와는 달리 삶의 실천이 따르지 못했으므로. 그런 의미에서 그 시인은 작가 자신인 나다나엘 호손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글은 곧 사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과연 있기나 할까요. 말(글)은 쉽습니다. 하지만 삶이 글(말)을 따르기란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마주 대했던 사람, 실천이 오히려 글보다 앞섰던 사람 권정생! 그가 일찍이 지상에 남겼지만 오랜 기간 묻혀있던 여러 편의 글이 발견됐습니다. 그 중 네 편의 동화가 잘 어울리는 그림까지 만나 한 권의 책으로 묶였습니다. 최근 ‘단비’ 출판사에서 나온 [새해 아기]가 그것입니다.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새해 아침, 해님이 떠오릅니다. 둥글둥글 해님이 떠오릅니다. 금수강산 아기들의 가슴마다 그 해님이 하나씩 하나씩 태어납니다.”
표제작이기도 한 [새해 아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눈에 띄는 대화를 뽑아보면,
“발룸발룸 움직이네.”
“어쩌면 이 속에 하느님이 들어 있을 것도 같구나!”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이 되 거라. 그래서 온 누리 향기를 퍼뜨려라.”
등 웬지 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1974년 [여성동아] 1월호에 발표된 이 작품은 “가난하고 슬픈 우리 한국나라에도, 그러나 아기들은 별처럼 자란다.”는 문장으로 마무리 되지요,
한 편만 더 볼까요? 이 작품에 대한 이기영선생([시와 동화] 2015년 가을호에 <낡은 잡지 속에서 다시 만난 권정생>을 쓴 분)의 말을 빌려봅니다.

“<빌매산에 눈이 내리던 날>은 1983년 12월 월간 [기독교 교육]에 발표된 동화다. 이 동화를 발표하기 몇 달 전인 그해 가을, 권정생은 교회 문간방을 떠나 빌뱅이 언덕으로 이사를 했다.[몽실언니] 인세에다 가지고 있던 돈을 모아 집을 지어 이사를 간 것이다. (중략) 그는 모든 것이 좋았다. 뒷산에 핀 꽃들의 아름다움에 취했고 그 마음을 고스란히 <오소리네 집 꽃밭>에 담아내기도 했다. (중략) 눈 오는 겨울 긴긴 밤 심심한 밤, 친구가 되어줄 늑대라도 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작품의 한 대목을 맛볼까요?
“엄마 늑대는 막내둥이 아기 늑대를 토닥거리며 잠재우고 있었습니다.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은 일찍 어두워지기 마련입니다.
“엄마, 옛날 얘기 해줘요.”
곁에 앉아있는 첫째와 둘째 아기 늑대가 엄마 얼굴을 쳐다보며 졸랐습니다.
(중략)
“그래그래.”
엄마 늑대는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한 십 년쯤 옛날이야. 오늘처럼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이었거든......”
그래요. 이제 우리도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아기 늑대들처럼 엄마 늑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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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씨앗을 부탁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홍경의(작가)

 

“얘야, 씨앗을 부탁한다.

너희에게서 너희 자손에게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예닐곱 살 무렵 할머니 댁에 가면 온갖 먹을거리를 먹으며 사랑을 받았다. 동네에 뻥튀기 장사가 온 날, 나는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린 옥수수를 가리키며 “저거 튀겨 줘.” 했다. 할머니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단호한 표정으로 “씨 할 거야.” 하셨다. “흥! 씨앗, 그까짓 게 뭐라고!” 아무리 울며 생떼를 써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내가 그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했고, 할머니의 그 단호한 말씀의 의미를 알게 된다. 씨앗에 당신들의 미래와 자식에 대한 사랑이 담겼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오랜 서울살이를 끝내고 시골로 들어와 산 지 5년째, 작은 텃밭을 빌려 농사 흉내를 낸  지도 네 번째다. 처음엔 모종을 사다 심어 봤다. 이듬해엔 수확한 씨앗을 심어 보았다. 농부 할아버지와 시민단체를 통해 토종 씨앗을 얻어 심기도 했다. 올해 남편은 단단히 결심한 듯 그 동안 모인 씨앗을 냉장고에서 꺼내었다. 그러고는 베란다에서 모종을 만들었다. 상추, 쑥갓, 목화, 아스파라거스, 강낭콩, 무, 당근, 대파, 레몬밤과 나름 작년의 수확을 이어 갈 기세로 정성을 들였다. 싹이 잘 나온 것들도 있지만 죽은 것도 많았다. 잘 된 모종을 밭으로 가져갔지만 그 중 살아남지 못한 것도 많았다. 씨앗이 제대로 종자를 번식할 수 없도록 유전자 조작을 하기도 하고 유전적으로도 열성유전이 많아 그런 모양이다. 『씨앗을 부탁해』를 진작 읽었어야 했다.


씨앗은 생각보다 비싸다. 모종 값이 비싼 것은 길러 보니 이해가 간다. 온도와 습도를 맞춰 애지중지 기르지 않으면 죽는 일이 많다. 씨앗이 비싼 것은 얼핏 언론을 통해 들었다. 『씨앗을 부탁해』를 보면서 IMF 때 몇몇 씨앗 회사가 외국으로 팔아 넘겨져 그렇게 된 일임을 알았다. 청양고추의 로열티를 무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또한 획일화된 품종으로 인해 씨앗은 멸종의 위험에도 쉽게 노출되어 있다. 농민은 말할 것도 없고 인류 전체의 재앙이 될 씨앗의 위기!!! 해결책은 정말 없는 걸까? 책을 더 꼼꼼히 보게 된다.


책은, 토종 씨앗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씨앗을 지켜야 할지 생각하게끔 독자들을 이끈다. 씨앗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 온 세계를 떠돌며 씨앗을 모으고 연구한 바빌로프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탐욕과 자본의 논리로는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는 일이기에, 불안하고 걱정된다.


불안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씨앗이 곧 우리의 식생활과 직결되므로, 씨앗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씨앗 주권이 식량 주권인 것이다. 우리의 식량 정책이 가난 이들의 식탁까지 풍성하게 할 수 있도록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인도의 ‘나브다냐 운동’처럼 말이다. 다품종 씨앗, 생물의 다양화는 세계 농업과 우리의 당면 과제임을 깨닫는다.


책을 덮고 나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얘야, 씨앗을 부탁한다. 너희에게서 너희 자손에게로! 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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