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다시 만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에 살게 된 지 오늘로 딱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엄마를 땅에 묻고 올 때는 쉽게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엄마 얼굴을 잊는데도 1년이 채 안 걸렸지요.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그 병원에서 하얀 천에 싸여있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의 그 자고 있는 거 같은 얼굴을 보면서 움직일거야, 움직일거야, 생각하면서
한참을 내려다봤던, 온통 하얀 병원 배경 속에서 내가 보고있는 그 모습만
생생했었던 그 때 기억 하나하나가,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 잔인한 기억이네요.

엄마가 보고 싶어서, 옛날로 돌아가고 싶네요.
가끔은, 엄마가 살아 있을 때,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러면...어떨까, 생각합니다.

뭐 그런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겠죠. 저는 여전히 학교가기 싫다고,
5분만 더 자면 안되냐고 징징댈거고,
엄마는 여전히 아침을 밥 반 공기만 주실테고,
아침 반찬은 늘 그 반찬이 그 반찬일테고, 저는 반찬투정을 하겠죠.

...그냥 그렇게, 예전의 우리와 같겠죠.
그때는 그게 행복인걸 몰랐죠....
그리고...엄마는 좋은 곳에 가서 아주 예쁜 파란 별이 되었을 거고,
항상 옆에서 저를 지켜봐 줄 것도 같아요.
하늘은 좋은 곳이고, 별은 아름다운 거니까.
저는 이제 마음을 놔도 좋을 겁니다.

별이 보이지 않아도, 오늘 밤에는 창문을 좀 열고 자도 좋겠네요.
오늘 밤을 지켜 주실 테니까.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건 아닐테니까요.

ps. 내가 늘 엄마한테 화내고, 짜증내고, 나는 엄마처럼 안 살겠다 했지만,
사실은 엄마를 많이 사랑한 거 알지요?
엄마 이런 내 맘 꼭 알아줘야 해요. 꼭 알아주세요.
엄마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나 엄마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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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귀의 청력은 정상으로 돌아오긴 힘들 거 같답니다. ㅡ.ㅜ  
그래도 완전히 안 들리는건 아니니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아직도 순간순간 가슴이 내려앉는 순간이 있긴 하지만요. 
제가 원래 망각기능이 꽤 발달된 편이라서요.

생각하면 할수록 그 때 제가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킨 게 다행같습니다.  
그 남자한테 울고불고 매달리고 그러진 않았거든요.  
(물론 혼자서 참 많이 울었지만...)  

그냥... 

...잘먹고 잘 살아야겠습니다.
살아있기만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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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약속한대로...회복이 덜된 몸으로 올라가서,
3일날 아침에 다시...회사 출근을 했습니다.

...아파서 쉬고 다시 나오자 마자...
(병원에서 검사받느라 환자복 입고 침대에 실려 다닐때...
살벌한 소리 진짜 많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청력을 잃을수도 있다부터
시작해서, 뇌혈관 기형아니면 뇌종양일수도 있다는 말도..
다행히, 두 경우 다 아니었지만...
아직도 손등하고 팔에 링겔주사바늘자국들이 선명합니다;)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야근시키더라고요.

그래서...일이 너무 늦게 끝나는 바람에 기숙사에 못 들어가고
(단 3일 쉬는거라고 했는데도, 아웃소싱 회사에서
짐을 다 빼라고 해서 방을 뺐었어요. 원래는 3일날 다시
넣어주기로 했었는데, 3일날 저녁 9시에 전화와서
너무 늦게끝나서 오늘은 안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밤 11시 반이 넘은 시간에 통근버스에서 내려...
찜질방을 찾아 헤매다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기사아저씨가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걱정해주시고
택시비도...잔돈을 안 받으시더라고요. 좋은 분 만나 다행이었습니다.

그러고 오늘 출근했는데...
...오후에 독한 약기운과 이명때문에 정신 몽롱해 있을때
남자 사원 한분이 저를 지켜보고 가시는데 표정이 안 좋으시더라고요.
아마...그 분 보기에 많이 아파보였나봅니다.

그래서...저녁에 저 관리해주는...용역회사에서 전화왔더라고요.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 그랬다고요. 뭐 애초에 3일(주말 껴서,
실제로 쉰 건 5일) 휴가로 해결될 병이 아니었지만...
전화를 늦게 받아서, 같이 일하는 분들한테 인사도 못 해서...
...같이 통근버스 타고 가는 친구한테 안부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보니...
그래도 아웃소싱 회사 사람들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차에서 내려...편의점 가서 음료수 사들고 아웃소싱 회사 사무실 가서...
거기 계신 직원분들한테 음료수 드리면서,
두달 좀 넘는동안 신경 많이 써주셔서 고맙다고
전 이제 집에 다시 간다고, 인사하고 왔습니다.
자꾸 눈물이 날 거 같아서 계속 웃었는데 목소리는 떨리더라고요.

그냥 뭐 다른 거 바라고, 아니면 처세의 목적으로 제가 인사하러 간 건 아니었고요,
그 분들도 연초부터 저한테 그런 일로...전화하시면서
마음 안 좋으셨을 거 같아서...그냥 제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간겁니다.
원망스럽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차라리 홀가분 하네요.
...다만...전화 한 통으로 직장을 쉽게 잃는 게, 조금 슬프긴 합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 부산 다시 가서...
...집에서 푹 쉬고 치료받고...몸이 좀 나으면 혼자 여행을 좀 할 겁니다.

항상 긍정적으로...항상 좋은것만 생각하고 좋은 말만 하면서,
...그렇게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려고 합니다.

참 아주 처참하게 실연당했고, 아프고, 직장까지 잃은 상황이지만,
...좋게 보면, 그런 남자랑 잘 안되고 빨리 헤어진 게 오히려 다행이며,
아픈 거야 쉬고 치료 잘 받으면 나을 거고,
직장이야 다시 구하면 됩니다. 그러니까...괜찮습니다.
...근데...슬픈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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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01-0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쉬세요. 몸이 좋아지면... 마음도 좀 나아질 거에요... 힘내세요.

울보 2011-01-0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뭐든 몸이 건강해야 해요,
몸조리 잘 하시구,
새로운 직장구해서 더 활기차게 사는거예요,,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2011-01-05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1-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만 둘 회사면 그만 둬야지 어쩌겠습니까. 울보님 말씀처럼 뭐든 몸이 건강해야해요.
억지로 참으면서 회사 다니면서 몸 상하고 마음 상할 바엔 차라리 잘 되었다 생각하시고 마음 편히 잠시 쉬는 기간을 가지시길 바랄께요.
 

아직 몸이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귀가 잘 들리지 않고 어지럽지만.
회사에서 준 시간이 끝나서, 일단은 회사로 돌아간다.
...꾸준히 약을 먹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가면서 회사를 다녀야 한다.

사실...참 많은 갈등을 했고 고민을 했지만...
...기숙사에서 못 가져온 짐도 있고, 오면서 회사에 약속한 것도 있고 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6개월 이전에 퇴사되면 마지막 달 급여에서  
10%를 떼고 준다고 해서였다.
(..병원비만 백만원 이상을 썼는데...보험 든지 얼마 안돼서,
그나마도 못 받을 거 같아서...)  

육체노동을 하고...바쁠 때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해야 해서,
걱정이 많이 되지만...아직 맘정리가 완벽하게 된 게 아니라 많이 괴롭지만...
그래도 내가 잘 견딜 수 있길 바란다.  
(하긴 진짜 좋아한 남자한테 그런 일을 당하고...
맘 정리가 2주만에 완벽하게 되면, 그건 사람도 아닐거다.)

...솔직히 맘 한구석에서는...
아직도 그 남자가 보고싶고 그 남자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어이없이 버려지기 싫어서...
아직도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기때문에.

원래 연말에도 못 쉬는 거였는데,
정말 기적처럼, 회사에서 먼저 며칠동안 쉬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연말에 집에 가서 진료도 받았고, 아버지 얼굴 보면서,
4박 5일을...쉴 수 있었고, 뇌에 이상이 없어서...참 다행이다. 
(뇌혈관 기형이 의심된다고 병원에서 말했을때도 있었다.
귀가 안 좋아서 지금도 어지럽긴 한데, 그래도 뇌에는 문제없으니 다행이다.)
 목표했던 맘 정리는 못했지만...어쩌면 참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은 편하게 그를 바라보고 싶다.
막상 얼굴 보면 그게 될지는 의문이지만... 

새해에는 좋은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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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01-03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weetrain 2011-01-05 00: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울보 2011-01-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는 좋은 일만 많으실거예요,,

sweetrain 2011-01-05 00:52   좋아요 0 | URL
울보님도 새해에 좋은 일 많으실거에요.^^
저는 이제 다시 내려오는데...이게 더 좋은 일이다, 싶어요.
 

...내가 정말정말 사랑하는 남자한테, 속아서..
하룻밤 상대로 이용당하고...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 남자가 진짜 나를 사랑한다고 믿고 행복해하다가...
내가 징징댄다며 나한테 짜증내는 그 남자한테 3일만에 버림받고...
그 남자는 나에게 헤어지자는 말조차 안한다는,
그런데 나는 그 남자를 매일 봐야 한다는, 그런 엄청난 충격으로,
(설령 그 남자가 그럴 의도 없었다고 해도 지금 상황은 그렇게 됐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한쪽 귀가 안 들리고,
눈에 초점이 안맞아 사물이 둘로보이고 글씨도 못 읽어서,
회사에서, 먼저...좀 쉬라고 했다.  
심각한거면 퇴사 후 재입사를 하라고...

그래서 급히 짐을 택배로 부치고 29일 저녁 부산에 내려가,
그 날 밤 응급실 비용만 백만원 이상을 쓴 결과...
(..침대에 누운 채 실려다니며 온갖 검사를 다 했다.) 

일단 병원에서 걱정하던, 뇌는...괜찮은데,
청신경이 손상돼있어서 난청이 온 상태다.  

...그래서, 일은 당분간 못할 것 같고,
최소 한달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한다.  

...모든 상황이, 죽으라고 등 떠미는 거 같지만...
나는 죽지 않을거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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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31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2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