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약속한대로...회복이 덜된 몸으로 올라가서,
3일날 아침에 다시...회사 출근을 했습니다.

...아파서 쉬고 다시 나오자 마자...
(병원에서 검사받느라 환자복 입고 침대에 실려 다닐때...
살벌한 소리 진짜 많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청력을 잃을수도 있다부터
시작해서, 뇌혈관 기형아니면 뇌종양일수도 있다는 말도..
다행히, 두 경우 다 아니었지만...
아직도 손등하고 팔에 링겔주사바늘자국들이 선명합니다;)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야근시키더라고요.

그래서...일이 너무 늦게 끝나는 바람에 기숙사에 못 들어가고
(단 3일 쉬는거라고 했는데도, 아웃소싱 회사에서
짐을 다 빼라고 해서 방을 뺐었어요. 원래는 3일날 다시
넣어주기로 했었는데, 3일날 저녁 9시에 전화와서
너무 늦게끝나서 오늘은 안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밤 11시 반이 넘은 시간에 통근버스에서 내려...
찜질방을 찾아 헤매다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기사아저씨가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걱정해주시고
택시비도...잔돈을 안 받으시더라고요. 좋은 분 만나 다행이었습니다.

그러고 오늘 출근했는데...
...오후에 독한 약기운과 이명때문에 정신 몽롱해 있을때
남자 사원 한분이 저를 지켜보고 가시는데 표정이 안 좋으시더라고요.
아마...그 분 보기에 많이 아파보였나봅니다.

그래서...저녁에 저 관리해주는...용역회사에서 전화왔더라고요.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 그랬다고요. 뭐 애초에 3일(주말 껴서,
실제로 쉰 건 5일) 휴가로 해결될 병이 아니었지만...
전화를 늦게 받아서, 같이 일하는 분들한테 인사도 못 해서...
...같이 통근버스 타고 가는 친구한테 안부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보니...
그래도 아웃소싱 회사 사람들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차에서 내려...편의점 가서 음료수 사들고 아웃소싱 회사 사무실 가서...
거기 계신 직원분들한테 음료수 드리면서,
두달 좀 넘는동안 신경 많이 써주셔서 고맙다고
전 이제 집에 다시 간다고, 인사하고 왔습니다.
자꾸 눈물이 날 거 같아서 계속 웃었는데 목소리는 떨리더라고요.

그냥 뭐 다른 거 바라고, 아니면 처세의 목적으로 제가 인사하러 간 건 아니었고요,
그 분들도 연초부터 저한테 그런 일로...전화하시면서
마음 안 좋으셨을 거 같아서...그냥 제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간겁니다.
원망스럽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차라리 홀가분 하네요.
...다만...전화 한 통으로 직장을 쉽게 잃는 게, 조금 슬프긴 합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 부산 다시 가서...
...집에서 푹 쉬고 치료받고...몸이 좀 나으면 혼자 여행을 좀 할 겁니다.

항상 긍정적으로...항상 좋은것만 생각하고 좋은 말만 하면서,
...그렇게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려고 합니다.

참 아주 처참하게 실연당했고, 아프고, 직장까지 잃은 상황이지만,
...좋게 보면, 그런 남자랑 잘 안되고 빨리 헤어진 게 오히려 다행이며,
아픈 거야 쉬고 치료 잘 받으면 나을 거고,
직장이야 다시 구하면 됩니다. 그러니까...괜찮습니다.
...근데...슬픈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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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01-0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쉬세요. 몸이 좋아지면... 마음도 좀 나아질 거에요... 힘내세요.

울보 2011-01-0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뭐든 몸이 건강해야 해요,
몸조리 잘 하시구,
새로운 직장구해서 더 활기차게 사는거예요,,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2011-01-05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1-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만 둘 회사면 그만 둬야지 어쩌겠습니까. 울보님 말씀처럼 뭐든 몸이 건강해야해요.
억지로 참으면서 회사 다니면서 몸 상하고 마음 상할 바엔 차라리 잘 되었다 생각하시고 마음 편히 잠시 쉬는 기간을 가지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