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8일 새벽.

내 인생을 바꿔놓을 엄청난 일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정말 진심으로 그 남자를 사랑했지만,

그 남자는 그게 아니었다.

행복했던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고,

내가 사랑이라 믿었던 것이 사실은 사랑이 아닐 때.

내가 속았다는 걸 인정해야만 할 때,

 

내 십년지기 친구들이 너같이 못생긴 애를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느냐고,
접근하는 목적을 몰랐느냐고 너는 남자가 매력있어 할 외모가 아니라고,
너무 당당하게 말할 때, 정말 고통스러웠다.

 

종종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고 한동안 그 남자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했던 적이 있지만 나는 지금 살아있고,
적어도 그 남자보다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 주변인들의 태도를 보고,
정말 나를 위하고 아끼는 사람이 누군지 내가 정말 곁에 두어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구분도 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그 일이 이미 일어난 일이고, 시간 문제였을 뿐이지,
어차피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일이라면, 차라리

정말 최악의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남자가 그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도 속고 있지 않아서, 내가 그 남자를 잊고 잘 살고 있어서,

내가 지난 일년동안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서,
그게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도 쭉, 나는 그 남자보다 행복하게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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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2-19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지만 강렬하고 멋진 글이었어요.

여자를 나쁘게 하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모르는 남자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더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가실 수 있으실거예요!

sweetrain 2011-12-20 15:47   좋아요 0 | URL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남자는 늘 저와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만 내곤 했어요.
뭐 그 때야 사랑에 눈이 멀어 그런 모습까지 이해했었지만...
지금도 어디에선가 그렇게 짜증을 내며 살아가고 있겠죠.
앞으로도 쭉, 씩씩하게, 잘 살아야죠.

재는재로 2011-12-19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그런 소수의 남자때문에 대다수의 남자가 욕먹는다는

sweetrain 2011-12-20 15:52   좋아요 0 | URL
세상엔 좋은 남자분들도 참 많은데...
참 같은 남자들도 욕 먹이는 저런 남자들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