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8일 새벽.
내 인생을 바꿔놓을 엄청난 일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정말 진심으로 그 남자를 사랑했지만,
그 남자는 그게 아니었다.
행복했던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고,
내가 사랑이라 믿었던 것이 사실은 사랑이 아닐 때.
내가 속았다는 걸 인정해야만 할 때,
내 십년지기 친구들이 너같이 못생긴 애를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느냐고,
접근하는 목적을 몰랐느냐고 너는 남자가 매력있어 할 외모가 아니라고,
너무 당당하게 말할 때, 정말 고통스러웠다.
종종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고 한동안 그 남자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했던 적이 있지만 나는 지금 살아있고,
적어도 그 남자보다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 주변인들의 태도를 보고,
정말 나를 위하고 아끼는 사람이 누군지 내가 정말 곁에 두어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구분도 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그 일이 이미 일어난 일이고, 시간 문제였을 뿐이지,
어차피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일이라면, 차라리
정말 최악의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남자가 그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도 속고 있지 않아서, 내가 그 남자를 잊고 잘 살고 있어서,
내가 지난 일년동안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서,
그게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도 쭉, 나는 그 남자보다 행복하게 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