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더 칠드런 신생아 모자뜨기를 몇 달동안 꾸준히 했다.

아프리카는 아주 덥다지만 밤낮의 기온 차이가 심해서,

저체온증으로 죽는 신생아들이 많고, 그래서 신생아들에게 모자를 씌워 주면

아기들의 체온이 2도 정도 올라가서 사망률이 70% 정도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원래 목표는 30개였는데, 한 거 없이 바빠서, 모자를 10개밖에 뜨지 못했지만...

그래도 모자를 보냈다.

 

사실 모자 몇 개 떠서 보내는 게 이렇게 글 올려서 생색내고 그럴만큼
대단한 기부도 아니고,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게 뭐 아주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페이퍼 보고 한 분이라도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을 거 같아서 올린다.

이번 캠페인은 끝났지만 또 가을이 되면 다시 시작될테니까.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메모나 메시지도 못 남기고, 급히 방바닥에 놓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 한 장 남겼다.

좀 더 예쁜 모자를 보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이 모자들을 뜨느라 뜨개질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내년에도, 또 그 이후에도 꾸준히 할 거다.

 

올해, 예쁜 아기들 열 명을 저체온증에서 구하게 되어서, 행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벽 2시가 넘어서 급히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웬 남자가 말을 걸었다.

술에 취한 젊은 남자가 잠깐 시간을 내달라면서 자꾸 팔을 잡고, 손을 잡고,

내가 뿌리치고, 집에 가야한다면서 걸어가도 자꾸 쫓아와서 집에 꼭 가야하냐며

손을 잡고 팔을 잡고...지나가는 사람들이 내가 뿌리치는 걸 이상하게 봤지만

비명지를 용기가 안 났다.

 

그래서 막 걸어가는데 뒤에서 와서 손을 잡고 난리였다. 시간 좀 내달라고.

내가 일단 이걸 놓고 이야기하자고 하니 손을 놨다.

자기는 나쁜 의도가 아니라고 하는데 술냄새가 진동하고...

나는, 지금 이 시간에 여자를 붙잡고 이러면 나쁜 의도가 아니어도

나쁜 의도로 보인다고 했고, 지금 시간이 그런 시간이냐고 묻는 그 남자에게

한번만 더 쫓아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고 부리나케 왔다.

다행히 완전히 나쁜 놈은 아니어서, 하늘이 도운건지, 그 말이 먹혔다.

 

지금 있는 동네가 밤길에 돌아다녀도 괜찮은 동네였는데,

갈수록 세상이 험해지는 것 같아서 무섭다.

얼마 전에는, 생판 모르는 놈이 실실 웃으며 모텔 가자고 하지를 않나.;;;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러냐고 아주 질색 팔색을 했다.)

우리나라 치안이 좋다는 것도 남자들 한정이라는 생각이 이럴 때마다 든다.

 

그렇다고 또 여자가 밤길에 돌아다녀서 그렇다고 전근대적 발언을 할 분은 여기 없으리라 믿는다.

그런 말들, 그런 시선들때문에 우리나라가 성범죄의 왕국이 된거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얼마 전 갈아탈 막차시간이 간당간당하던 늦은 밤, 버스 안이었다.

버스가 좌회전을 하다 신호가 바뀌어 급정거를 했는데,

제대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지 않던 남자와 그 남자가 잡고 있던

유모차 안에 있던 어린 아기가 넘어졌다.

 

갑자기 심하게 급정거 한 것도 아니어서 다른 승객들은 다 괜찮았고,

심하게 넘어진 것도 아니어서 아기가 잠깐 울고 말았다.

기사분도 괜찮냐고 뒤를 보며 걱정을 해 주셨는데도,

남자가 대뜸 차를 세우게 하고는 기사분에게 태도가 그게 뭐냐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cctv 찍히냐고 묻고, 기사분 연락처를 묻고

하여간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참을.

 

그래서 참다못한 내가, 왜 차를 세워서 다른 승객들 시간을 뺏냐고,

나는 다른 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지금 이거 때문에 내가

갈아탈 막차 놓치면 댁이 택시비 줄 거냐고,

기사아저씨가 괜찮냐고 돌아보면서 걱정해주셨는데 그정도면 됐지않냐고,

아기랑 같이 탔으면, 본인이 유모차를 꽉 잡고 서있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이 차가 만약 급정거 안하고 신호위반 좌회전하다 사고났으면 어쩔거냐고 했다.

 

아무튼 그래서 차가 출발했는데 그 남자가 여전히 유모차를 제대로 잡고 있지 않아서,

자꾸 불안불안해서 기사분이 기어코 한마디 하셨었다. 잡아달라고.;

뭐 본인도 찔린건지 난리 치지는 않더라.

 

오늘 뉴스를 보면서, 교보문고 식당에서 뛰는 아이와 부딪혀 국물을 쏟아서...

본인도 화상 입으셨는데도 테러리스트라느니, 국물녀라느니...인터넷에서 미친 사람으로

몰리셨던, 그 아주머니가 괜히 측은해졌고, cctv를 보고서도, 본인 아이가 뛰다가 아주머니와

부딪힌 것을 보면서도 아주머니를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가려고 하는 그 아이 엄마가

참 무서웠다.

 

본인 아이 귀한 것은 알면서, 쌍방과실이라 주장한다면 자기 손에 뜨거운 국 한방울 쏟고
그 아주머니 딸 얼굴에 국물을 들이붓겠다는 글을 썼다가 지우는 그 엄마의

심보도 무서웠고,(그 아주머니 화상도 꽤 심했다. 국물 한방울 쏟은 수준이 아니었다.)

그렇게 자기 아이가 귀하면, 뛰다가 다치지 않도록,
공공장소에서 뛰지 못하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특히, 아이가 화상을 그렇게 입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네이트톡에 사실과 다르게

마치 아주머니가 애 얼굴에 국물을 일부러 부은 양, 글을 올려 여론을 몰아가다가,

cctv 공개되고 여론 바뀌고 자기 맘대로 안되니

수시로 네이트톡 글을 수정하면서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을 지우고,

네티즌들과 댓글로 싸울 정신이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경찰 수사에 맡기겠다고 하는데, 그 아이 엄마가 과연 경찰 수사결과에는

납득을 할지가 의문이다. 그 아이 엄마가 원하는 결과는 절대 나오지 않을텐데.

 

아이가 다친 것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이에게 공공장소 질서, 예절을 가르치지 않은,

아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9살이면 어느정도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인데도,
그 사람 많은 식당에서 아이가 뛰어다니도록 그대로 방치해놓은,
본인의 잘못인 것을 인정하기 싫은 그 마음은 이해가지만, 아주머니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그 태도가 참 보기 흉했고...대체 그 아주머니는 무슨 죄로 아이와 부딪혀 손에 화상입고,
이상한 가족때문에 인터넷에서 국물녀라는 이름으로 마녀사냥 당하신 걸까.

그리고 아이는 아이대로 이미 얼굴이 인터넷에 다 돌아다니고 있던데,

엄마를 잘못 만난 아이가 참 측은하기도 했다.

 

뭐 내가 결혼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는다면 내 자식이 학교폭력이라든가, 범죄라든가, 하는 것의

피해자가 될까 무섭기도 하지만, 내 자식이 가해자가 될까봐 무섭고,

내가 내 자식이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내 자식만 편드는 부모가 될까봐 그게 무섭다.

내가 저런 사람들을 만나 상처받는 것도 무섭지만...

내가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 저런 사람이 될까봐 그게 참 무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행히 화상이 아주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흉터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도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12-02-23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걱정하시던 대로 흉터가 남아버렸나봐요. '자연재생한의원'이라는 화상전문 한의원이 있어요. 거기 연고 정말 좋던데... 한 번 가보심이?

sweetrain 2012-03-01 00:36   좋아요 0 | URL
흉터가 심한 건 아닌데...그래도 아무래도 부위가 손이다 보니, 신경이 쓰이네요...한의원 한번 가봐야겠어요.
 

일을 하다가, 끓는 물에 손을 데었다. 그것도 오른손을.

정말이지, 다치는 거 순식간이었다.

지금도 그 순간만 생각하면 후덜덜하다.

 

그래서 회사에서 병원에 데려다줬고, 치료받고 와서 중간에 조퇴했지만

하루 일한 걸로 처리해줬다.

아주 심하게 데인 것은 아니지만, 통증도 심했고,
아무래도 내가 여자다보니...흉터가 남을까봐 그게 걱정이다.

...내일 출근할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