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사랑해도
유이카와 케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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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니 연애 따위는 일정 나이가 되면 졸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은 필요치 않아지는 시기, 까맣게 잊게 되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고 생각했다.  더 분명하게 말하면, 그렇게 되는 날이 온다는 사실에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이제 사랑도 연애도 필요 없다.  없어도 외롭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혼자서도 평온하게 지낼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자기라는 존재를 완성할 수 도 있다.  하루빨리 그렇게 되고 싶었다.  어서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런데, 역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은 언제든 누군가를 원하고, 사랑하고, 기대고 싶어 하는 생물인 듯하다.  /p86~87


피 한 방울섞이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  할머니, 엄마 그리고 동갑내기 리리코와 유키오.   사랑만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십대의 사랑이 다르고 삼십대, 사십대, 오십대...마음은 늙지 않아 이십대 같지만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이, 가정에서의 위치등 제약이 조금씩 생겨나는 나이를 살게 되기에 그냥 막연히 '사랑하니까...'하나로 모든게 수용되는 시기는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사랑' 이란게 어렵게 느껴지고 귀찮아지기까지 한다.  각자의 삶을 위해 도시에 나가사는 딸들.  그리고 그녀들의 고향을 지키며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엄마.  그런 할머니와 엄마에게 어느날 결혼 소식을 듣게 된다.  딸들의 결혼이 아닌 할머니와 엄마의 결혼!



그러나 솔직히, 지금의 유키오는 결혼하는 자신을 상상할 수 없다.  아니 결혼을 상상하기 전에, 안정적으로 사는 생활 자체가 다른 세상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유키오의 태생에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유키오는 동생 리리코뿐만 아니라 엄마인 시노와도 혈연관계가 아니다.  리리코와 엄마도 그렇다.  그리고 할머니인 오토와와 시노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다카히사라는 성만 같았지 할머니, 엄마, 딸 둘이 모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이다.

/p29~30


"반대할 마음은 조금도 없어.  할머니랑 엄마가 좋다면 그걸로 된 거잖아.  언니는?"

"나도 그래.  그냥 놀랐을 뿐이지.  엄마도 이제 곧 쉰이잖아.  할머니는 일흔이고, 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지금이 가장 마음 편하고 쾌적할 때라고만 여겼지."/p57


할머니와 엄마.  여자로서 화려한 시절도 있었지만 자신들의 엄마기에 여자로서의 삶을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리리코와 유키오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리리코의 남자 구라키는 헤어진 것도 아니고 연애중인것도 아니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고 한다.  유키오는 결혼을 목전에 두고 헤어졌던 남자와의 상처로 인해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길 꺼려하며 전근지에서 유부남인 나가미네와 불륜인 사이 이다.  29살 그녀들이 생각하는 연애와 사랑은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할 나이에 사랑이란 감정이 어쩌면 조금은 귀찮은 감정이지 않았을까?  지금의 나처럼...



"그것도 오래전 일이지.  지금은 그냥 친구야.  뭐랄까, 요즘은 연애를 어떻게 하는 건지조차 잊어버린 것 같아.  기분이 영 달아오르지 않는다고 할까, 귀찮음이 앞선다고 할까." 

"연애가 사실 귀찮은 건데 어쩌겠어."

"귀찮은 일을 하나 둘 베재하는데도 사는 게 조금도 편해지지 않는 건 왤까."/p59


"옛날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만....... 젊은 시절에는 사랑을 위해서 살지만, 나이가 들면 살기 위해서 사랑을 한다고."

할머니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듣기는 처음이다.  아주 청결한 울림을 지닌 상큼한 말처럼 들렸다. /p123


어느 가족이나 속시끄러운 사정은 있다고 하지만, 외부인들의 시선으로 보기에 오히려 문제가 많아보였던 다카히사네 가족은 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어느 가족보다 평온해보였던건 그들이 혈연으로 이어진것보다 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당연시 받아야하는 부모자식간의 애정보다 조심스럽게 쌓여갔던 시간들과 애정의 깊이가 조금은 달랐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생에 딱 한 번인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삶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언제든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도, 돌아보면 이미 몸도 마음도 완전히 푹 빠져 있다.

"잘됐잖아, 엄마.  좋은 사람을 만나서."

어른이 되어 갈수록, '사랑 따위'라면서 겸연쩍어하거나 포기하거나, 때로는 조롱하는 일까지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만이다.  사람은 누구든, 언제나 사랑을 기다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린다.  사랑만큼 사람을 불태우는 것도 없으니까.

/p138


결혼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물론 독신으로 살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다만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만 있을 뿐이다. /p234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사랑'에 대한 감정들을 스펙트럼처럼 느꼈던 글이었다.  이십대인 리리코와 유키오 자매, 오십대인 엄마 시노, 칠십대인 할머니 오토와... 어쩌면 나이가 들어가도 사랑이란 감정은 이십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것이다.  다만 마음에 담고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가 아닐까?  그리고 그런 그녀들 곁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해바라기 같고 믿음이 가는지.... 복받은 여인들!!  이 책을 읽으며 각각의 다양한 '사랑'이란 저마다 다르기에 '사랑'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난 연애가, 사랑이, 결혼이 아직도 귀찮거나 피하고 싶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덮고나서도 여운이 남아 갈무리 해두었던 구절들을 한 두 번씩 더 읽었던 <사랑해도 사랑해도> 짙어가는 여름.  시원한 장마비가 내릴때 천천히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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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파스타 간단해서 더 맛있는 쾌속 요리
에밀리에 페랭 지음, 김혜영 옮김, 나카가와 히데코 감수 / 로그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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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지라 기존 메뉴들을 조금씩 변경해보기도 하면서 신메뉴를 만들어보곤 한다.  사실, 내 시간을 갖고 싶어서 카페를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이렇게 매장운영으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고, 더군다나 내가 요리라니!  지금은 잘 꾸려가고 있지만 혼자 주방에 서야했던 그 처음을 생각하면 아직도 식은땀이 흐르곤 한다.  요리 하는 사람들은 조금더 맛있게, 조금더 새로운 뭔가가 없을까?  하는 마음에 다른 더 많이 찾아보고 먹어보고 시도해보는것 같다.  파스타가 그런 요리중 하나.  사실 <냄비파스타>에서 찾고자 했던건 식재료의 활용? 이었던것 같다.  냄비로 간단하게 집에서 한 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파스타.  책 소개를 보자면 참 매력적!



파스타를 좋아하지만 요리할 시간이 없다고요?  냄비파스타는 바로 그런 여러분을 위한 요리입니다.  이 책의 레시피를 따라 실제로 요리를 해 보면 너무 빨리 오나성되어서 깜짝 놀랄 거예요.  레시피가 어렵지도 않아요.  도구도 냄비 딱 하나만 있으면 돼요.  냄비에 물을 붓고 모든 재료를 넣어서 끓이기만 할 거니까요.  이렇게 하면 물도 절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예요.


냄비 하나로 만드는 파스타라 일단 설거지가 용이하겠다.  냄비하나에 재료를 몽땅 넣고 끓이다보니 냄비가 중요할 듯.  바닥이 너무 얇아도 눌러붙을 것이고 저자는 바닥이 두껍고 깊이가 얕은 냄비가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골냄비, 스튜냄비(일반 가정에서 스튜냄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웍, 프라이팬도 가능하다.  냄비파스타에서 추천하는 면은 주로 짧은 면, 길면 냄비에 눌어붙기 쉽기 때문이란다.  파스타 면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로 예쁜 면들도 많았다. 



냄비파스타는 크게 세가지로 묶어 소개하고 있다.  익숙한 맛 전통 냄비 파스타/ 이국적인 맛 색다른 냄비 파스타/ 가볍고 건강하게 즐기는 채식 냄비 파스타   가지고 있는 재료에 파스타면, 향신료나 먹고싶었던 재료들을 조금만 구입하면 만들수 있는 파스타.  설명이 너무도 간결해서 이렇게만 보고 만들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차피 냄비하나에 재료를 순서대로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요리이니 간단하지 않은가?  사진으로 보이는 완성 사진도 맛있어보이고 재료만 준비 되면 조리과정도 간단하니, 카르보나라 냄비 파스타 부터 만들어봐야겠다.   점점 더워지고 있는 요즘, 맛있는 파스타를 골라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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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나카지마 교코 지음, 승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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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을 출가시키고 아흔 살이 넘은 치매 장모님을 모시고,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린 서른살의 아들도 함께 살고있다.  나름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출가시켰던 두 딸 마저 집으로 들어와 4대가 모여 살게된 히다 집안.  도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난걸까?



부모는 자식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p098


히다 부부 본인들도 자식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나이지만, 아흔 살이 넘어 치매가 진행중인 장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런데 출가했던 큰 딸 이쓰코는 남편의 사업자금으로 빌려간 돈까지 말아먹고 세 가족이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둘째딸 마저 이혼하고 집에 들어오게 된다.  더군다나 둘째딸은 전남편의 아이가 아닌 열네살 연하 개그맨 지망생의 아이까지 품고 왔다.   그렇게 자식들에게 하나씩 방을 내어주고 그들 사이의 북적거림이 시작된다.



"이 집안 남자들은 모두가 다 그렇다고, 의자라는 것이 말할 수도 없을 만큼 약해.  두 갈래로 나누어진 길이 있는데 하나는 쉬운 길이고 또 하나는 어려운 길이라면 저들은 틀림없이 쉬운 길을 선택할 거야.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버리는 거지." /p107

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요인보다 그에게 더욱 절실했던 것은 상처받기 쉬운 마음을 겹겹이 쌓인 지방으로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었다..... 중략..... 상처만 받지 않으면 편안해질 수 있는데도 제멋대로 상처받고마는 자신을, 그는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상처를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으나 문득 누군가를 원망하려 하는 자신을, 가쓰로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숨기고 싶었다......중략..... 아픔이 작아지는 만큼 체중이 늘어나면서 움직일 기력도 함께 잃고 말았다.  그의 첫 등교 거부는 체중이 늘어나기 시작한 중학교2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p148


큰 딸 이쓰코는 사춘기 아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것이 내심 마음에 걸리고, 남편은 재기를 위해서 무엇을 하는 건지 바쁘다.  그러는 중에도 부모의 집에 얹혀사는게 내심 신경쓰여 고분군투하지만 마음과 달리 자꾸만 움츠러드는 아들을 보는게 괴롭다.  저러다 자칫 남동생처럼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림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지 않았을까?  둘째 도모에는 전남편과 결혼생활 중에도 생기지 않았던 아이가 잠깐 외도 했던 순간, 그리고 남편과 헤어지고 나서야 임신이 된 것에 당황하지만 이내 받아들이게 된다.  원하던 임신이라 그랬을까?  어쩌면 열 네살 연하의 개그맨인 아이 아빠와는 어떻게 될까?



세상에는 궁극의 불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런데 하루코는 투병 생활의 고통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고, 사위가 파산했다고는 하나 그 일로 이쓰코네가 동반 자실을 한 것도 아니고, 가쓰로가 가정 내 폭력이나 인터넷 범죄 같은 것을 저지른 것도 아니었다.  도모에의 이혼과 예상치 못한 임신 때문에 골치가 아프긴 했지만, 태어날 생명에게는 죄가 없는 데다가 도모에보다 더 나쁘게 헤어진 부부도 얼마든지 많았다.  히다가의 사정은 다른 집의 사정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하루코의 불만은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는 그다지 상관없는 곳에서 터져 나왔다.  더 사소한 일, 사소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일, 부아가 치미는 일, 참을 수 없는 일, 그런 일들이 쌓이고 또 쌓여갔다.  /p222-223

물론 사소한 일이었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일상은 그런 사소한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간 떨어져 살아온 사람들이 한데 지내려다 보니 여기저기서 일상의 균형이 깨지고 만 것이다. /p224-225


그 와중에도 히키코모리였던 아들 가쓰로는 할머니를 봐주러 오가던 가야노와 연애를 하고 부모님께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아이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생의 해결책을 찾고,  세상 어디에도 내가 발붙일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가족만이 나를 받아주는 유일한 안식처가 아닐까?  자식을 키우고 공부시키고, 결혼시킴으로 끝나는게 아닌것 같다.  2015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놀랍게도 3대 가족이 모여사는 가구가 늘었다고 한다.  자녀들의 독립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히다 가족처럼 나가고 들어오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란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평소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려면 힘이 드는 법이다.  /p277


형제가 많은 집에서 자랐기에 어릴땐 빨리커서 결혼을 해서 집을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었는데, (결혼전 독립은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집안 분위기였기에 결혼,을 탈출구로 생각하며 커왔던 것 같다.)  결혼이라는 울타리가 내가 자라온 가정으로부터 온전하게 독립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은 왜 우리집만 이렇게 복잡한걸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평온해보이는 그네들의 가정에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한 둘씩은 있지 않을까?  그 당시엔 탈출구도 없어보이는 답답했던일이 그 시간을 함께 해주었던 가족들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또한 추억이라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을테니,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 가족속에서 보았을법한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가족이라도 곁에 있어 따뜻하다는 가족의 이야기.  가족의 의미를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된다.



모든 멀쩡해 보이는 집안도 제각기 나름의 불행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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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 심리학으로 읽는 가족의 속마음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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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는 태어나 처음 만나는 타인 이라는 소제목에 눈길이 갔다.   형제가 많은 집에서 크다보니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지금도 가끔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며 박장대소하기도 하는데, 딸 셋 아들 하나.  아버지께서 특히나 아들은 꼭 있어야 한다는 옛날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남동생 없었으면 너넨 동생 더 봤을테니 잘해라." 라는 소리를 농담처럼 들으며 컸지만 한켠 못내 섭섭한 마음이 들때가 많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말이 과연 맞을까?



형제자매는 같은 환경에서 함께 자라났기에 서로 가장 잘 의지 할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영원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어 크고 작은 문제로 반목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복수극을 벌이기도 한다.  그래서 '형제는 타인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들어가는 말


형제자매 중 누군가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 서로 간의 관계는 변화하게 되어 있다.  이전까지의 관계가 좋았는지 나빴는지와는 별 관계가 없다.  아무리 사이가 좋았더라도 이제는 배우자나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형제는 타인의 시작'이라 말하는 것은 결혼을 하고 나면 각각 별개의 가정을 꾸려가기 때문이다.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던 때와 달리 이야기 나누며 공감 할 수 있는 부분도 점점 없어진다. / p52 결혼은 가정을 변하게 한다. 

 

2년 터울의 동생들과 자라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던 것도 아마 조금더 사랑받고 싶고 주목받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치열하게 노력했던 20대, 다행이도 노력에 운까지 따라줘서 공부도 취업도 수월하게 했던 시절이었다.  앞만보고 달리다보니 동생들과 조금씩 소원해진건 각자의 삶이 있으니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묶여있으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해왔다.  여동생 둘이 결혼하고 남동생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지금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동생들과는 달리 홀로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다.




 성숙한 부모는 아이의 자기애를 채워주려 노력한다.  그러나 자기애가 미숙한 부모는 거꾸로 아이가 자신의 자기애를 충족하도록 만든다.  그런 부모에게는 자신의 만족감을 채워주는 아이만이 착한 아이이고 사랑할 가치가 있는 아이다.  반대로 자신의 자기애에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는 아이는 나쁜 아이로 낙인찍는다.

부모가 편애를 하는 이유는 자기애가 지나쳐서다.  /p60  너는 나의 분신


단지 '좋다' '나쁘다'는 기준만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것은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작 아이를 나쁘게 만드는 것은 자신임에도 그것을 아이만의 문제인 양 비난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터무니없는 일이다.

/p089  그들이 바라보는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


가족이 위태로운 시대다.  부모 자식뿐 아니라 형제자매 사이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중략.................이 책이 마음속에 남아 있을지 모를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극복하며 가족과의 관계를 더욱 굳게 다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p242 나가는 말


부모도 아이도 완벽한 관계일 수는 없다.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이내 수용하고 받아들이게 되는게 아닐까?  가족의 심리학, 으로 분류되지만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요즘은 외동이 더 많은 시대라 아마도 형제간의 북적거림을 모르는 아이들이 더 많을 테지만, 형제자매간의 관계로만 끝나지 않고 사회에 나와서 그대로 영향을 받기에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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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밥 먹자 - 따끈따끈 집밥레시피 221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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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관한 책을, 참 많이도 구입했던 때가 있었더랬는데... 이 책을 앞에놓고 참 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사실 일상적으로 먹는 밥 반찬보단 뭔가 특별해 보이는 요리들을 선호하는 편이었고 제빵에도 관심이 많아서 한동안 파일을 만들어가며 빵을 만들기도 했었다.  결과물보다 재료비가 더 많이 들었던건 안비밀!!!   가끔 TV채널을 돌리다 보면 참으로 많은 요리프로그램들을 만난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 만으로 요리를 만들어내고 평범한 재료들로 뭔가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낸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먹는 즐거움!  그래서인지 세월이 흘러도 요리책의 인기는 시들지 않는듯하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가지 과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 이 그녀의 요리철학이다.

사실 요리책을 들추다보면 필요한 것들이 너무도 많다.  계량컵, 계량스푼, 저울등은 기본, 그 외에도 요리하는데 무슨 도구들이 그리도 많이 필요한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자재 말고도 아주 소량으로 필요한 식재료들도 있다.  그냥 무시하고 하자니 뭔가 부족 할 듯하고 구입하자니 한 번 만들어 먹으면 더는 만들어지지 않을것 같아서 망설여지게 되는 재료들.  시중의 요리책들을 보면 참 많은 타이틀을 달고 나와있다.  주로 신혼부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책들이 대부분이고, 요즘은 혼자 밥먹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1인분 양의 요리를 조리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책들도 있다.   책의 두께가 두껍지 않아서 뭐, 대충 몇가지 요리 정도가 있겠구나 했는데, 왠걸~

이 하루에 한가지씩만 만들어도 1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것 같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면 충분히 시작 할 수 있다.

 

계량스푼이 없어도 밥숫가락 계량으로 충분히 요리를 시작할 수 있고 책에 등장하는 해산물, 제철과일, 고기등을 손질하고 보관하는 방법등이 자세히 설명 되어있다.  거기다 제철에 나는 채소과일들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식재료를 활용하면 참 좋을것 같다.  요리하다보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념장들도 소개하고 있으니 만들어두고 사용하면 시간절약도 되겠지?  


 



채소요리 65 / 생선과 해물요리 53 / 육류와 알 요리 30 / 곡류와 콩 요리 31 / 김치. 장아찌. 피클 19 / 간식 23


집에서 매일 같이 먹는 찬의 종류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조리 방법도 간결하게 사진과 함께 한 페이지 분량으로 수록되어 있어 간결해보인다.  사실 집에서 반찬 만들일이 거의 없는지라 먹어는 봤지만 만들어보지 않았던 찬들이 대부분... 지금 당장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뒤적여보고 뭔가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날이 더워지면서 입맛이 없다는 핑계로 군것질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는데, 따끈따끈 집밥레시피를 뒤적이다보니 금방 지은 따뜻한 밥에 밥을 먹고싶어지는 책이었다.  이런 요리책 한 권 구비해놓으면 유용하게 활용 할 수 있을것 같아 자주 찾아보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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