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과학자의 인문학 필사 노트 - 인문학을 시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80 작품 속 최고의 문장들
이명현 지음 / 땡스B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책방과학자의인문학필사노트 #이명헌

나에게 이 책은 과거의 독서 경험과 기억이 재구성되면서 현재의 나에게 녹아드는 고백록처럼 다가온다. 하나하나의 연결성이 없는 독립된 문장들인데도 불구하고 인용문끼리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예기치 못한 맥락을 만들어 준다. 독자들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 그들의 아주 사적인 경험이 이 책을 만나면서 창발 현상을 일으키리라. 이 책이 독자의 수만큼 새로운 창발이 일어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독자들이 인용문을 읽으면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길지 않은 단상을 붙였다. (중략) 누군가의 풍성한 책 읽기에 마중물이 된다면 내가 붙인 단상의 역할을 다하는 것일 테다. 인용된 글이든 내가 붙인 단상이든 필사해 보는 것도 좋겠다. 또는 자신만의 단상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독서의 완성은 글쓰기니까. _서문

인문학을 사랑하는 천문학자이자 '과학 책방 갈다'의 대표 이명현은 과학커뮤니케이터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tvN<유퀴즈 온 더 블럭>,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등 여러 매체에 출연해 과학과 책 읽기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일에 열심히다. 그가 엄선한 인문학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80여 작품 속 문장들을 담은 『책방 과학자의 인문학 필사 노트』는 내가 관심 갖지 않았던 분야에 담긴 미지의 문장이 궁금해 펼쳐보고 필사해 보게 된다.

PART 01 나만의 철학을 갖기 위한 인문서

PART 02 알고 보면 재미있는 과학서

PART 03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문학서

PART 04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에세이

저자가 발췌한 문장과 읽고, 필사할 이들을 위한 페이지, 그리고 뒤 페이지에 ▣ 책방 과학자의 생각 발췌 문장과 저자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책을 읽고 필사할 이들을 위한 이 책을 선택해 문장을 발췌한 안내를 해주고 있어 궁금했거나 알고 싶었던 책, 또는 새로운 책에 대한 길잡이를 해주고 있다. 그동안 문학, 에세이 분야에 관한 필사 책들은 꽤 많이 만나봤지만 과학 분야의 저자가 200여 권에 가까운 책들을 다시 읽고 길어온 문장들은 그래서 더 깊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새로운 분야의, 색다른 문장과 필사를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

#땡스B #인문학 #필사 #필사북 #필사노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도서추천 #필사책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둑을 잡아라 밤이랑 달이랑 9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둑을잡아라 #도서협찬

#노인경 그림책

달이가 외출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선 순간, 모든 물건이 흐트러지고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걸 보고 놀랍기만 하다. 동생 밤이에게 물어보니 모르겠다고만 하는데... 그럼 '도둑이 그랬구나?'라는 달이의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하는 밤이.

그렇다면!

저는 지금부터 탐정이 되겠습니다.

바이올린을 시작으로 조사 문서를 작성해가며 하나씩 추리해가는 달이, 그런데 옆에서 달이의 질문에 대답하는 천진난만한 밤이 때문에 웃음이 피식피식 나네.. 바이올린 줄로 낚시를 하려고 했는데 물고기가 너무 커서 하나도 잡지 못했다고 대답하네.

v 도둑은 낚시를 좋아한다. 는 단서를 하나 포착! 비행기가 잘라진 걸 보고 조각을 따라가다 보니 가위 두 개와 상자가 나타나고 혹시 범인이 둘이 아닐까?라는 질문에 빠르게 자르고 싶어 가위를 두 개 사용했다고 한다.

v 도둑은 생각이 짧다. 다리 말고 생각! 등등 어수선한 방에 흩어진 흔적들을 구역을 나누어 탐정처럼 탐문해가며 진짜 범인을 추리하고 옆에서 그 조사 과정을 함께 따라가는 조수처럼 착실하게 따라다니는 밤이..

v 도둑은 많이 바쁩니다. 놀아야 합니다.

결정적인 단서로 달이 탐정은 도둑잡기에 성공한다. 그런데 범인... 너 너무 귀엽잖아!!! 5살 꼬마 조카도 그림을 책표지를 보고 궁금하다며 읽어달라고 하더니 혼자서 몇 번이고 넘겨보고 이야기 만들기에 빠졌던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 9번째 이야기 <도둑을 잡아라>는 '2024년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 대상'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초한 한정 '특대형 독후활동지'를 통해 미로 통과해 도둑 잡기, 밤이와 달이의 작업실 인테리어 컬러링, 점을 이어 범인 몽타주 그리기등 책을 읽은 후 즐거운 독후활동도 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마지막 페이지의 '범이가 한 거짓말은 어떤 거짓말?' 귀여운 위트까지! 그림과 스토리 너무 좋았던 그림책.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인 만큼 아이와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어른이 읽어도 좋을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잠깐!

밤이가 한 거짓말은

어떤 거짓말일까요?

1. 새빨간 거짓말

2. 달콤한 거짓말

3. 완벽한 거짓말

4. 뻔뻔한 거짓말

5. 꼬리가 잡힐 게 분명한 거짓말

6. 코가 길어지는 거짓말

7. 땀 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뭉끄4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그림책 #그림책추천 #밤이랑달이랑 #밤이랑달이랑시리즈 #2024한국에서가장즐거운책대상 #가장즐거운책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소란을 다스리는 철학의 문장들 - 2,500년 변치 않는 지혜를 새기기 위한 필사노트
제갈건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붓글씨 쓰기를 주된 일로 삼았던 동양의 서예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글씨를 베끼는 것에는 다음의 3단계가 있다. 첫째는 글씨의 꼴을 베껴 써보는 것이다. 둘째는 글씨의 뜻을 베껴 써보는 것이다. 셋째는 등을 돌리고 써보는 것이다." 앞선 누군가의 글을 그대로 베껴 쓰다 보면 그 글에 담긴 의미까지 베낄 수 있게 된다 의미를 베끼는 일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구태여 다른 누군가의 글을 보지 않고도 나의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_7p.

눈으로 읽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직접 읽은 문장을 옮겨 적는 필사의 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휘력, 고전, 시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른 필사에 관련한 책들이 출간되어 있고 지금도 계속 출간 중이다. 개인적으로도 몇 권의 필사에 관련한 책을 소장하고 있지만 요일별로 골라서 필사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소란을 다스리는 철학의 문장들>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기 전, 휘리릭 페이지를 넘기다 마음이 가는 문장을 필사하기도 하고, 때론 해당 요일의 문장을 뒤적여 필사해 보기도 했다.

월.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용의 문장들 <논어>

화. 마음의 공허를 채워주는 배움의 문장들 <맹자>

수. 소진된 마음을 회복하는 균형의 문장들 <중용><대학>

목. 삶의 내공을 기르는 처세의 문장들 <한비자>

금.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랑의 문장들 <묵자>

토. 마음의 소란을 다스리는 지혜의 문장들 <장자>

일. 괜찮은 내일을 향한 변화의 문장들 <주역 계사전>

이 책의 저자는 필사가 비단 오늘만의 트렌드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과거로부터 동양의 선비들이 사경 ('경전을 베껴 쓰다')을 즐겼다고 하는데,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지는 내용을 직접 손으로 쓰며 나름의 삶을 꾸리고 문명을 이룩해온것이라 한다. 지금, 우리는 왜 필사에 열광하는 것일까? 도파민에 중독되어가는 이들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읽고 쓰고 기록하는데 빠져들고 있다. 고요한 가운데 오롯하게 집중해 마음의 평온함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과 경험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부모님, 친구, 연인, 자녀들과 함께 하는 필사해 보는 것도 추천!)

#마음의소란을다스리는철학의문장들 #소란단 #제갈건 #클랩북스 #필사책 #필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 - 한 권으로 배우는 드로잉 준비부터 완성까지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시작하는어반스케치 #도서협찬

#리모김현길

Urban Sketchers Manifesto

1. 우리는 실내외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다

2. 우리의 드로잉은 여행지나 살고 있는 장소,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다

3. 우리의 드로잉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다

4. 우리가 본 장면을 진실하게 그린다

5. 우리는 어떤 재료라도 사용하며 각자의 개성을 소중히 여긴다

6. 우리는 서로 격려하며 함께 그린다

7. 우리는 온라인에서 그림을 공유한다

8. 우리는 하나씩 그리며 세상을 보여준다

위에 기술된 어반 스케쳐스 선언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반 스케치는 현장성을 중요시한다. 여기서 여행 드로잉과 어반 스케치의 작은 차이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여행 드로잉은 현장에서 그린 그림과 스튜디오에서 돌아와 그린 그림 모두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라면, 어반 스케치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 그림만을 가리킨다.

순간의 기록은 사진으로 남길 수 있지만, 시간을 들여 그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는 건 또 다른 감상과 추억이 되지 않을까? 늘 어반 스케치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관련한 유튜브도 종종 시청하는 편이다.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많이 그려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눈으로 보는 것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어반 스케치에 대한 모든 것.

그림을 취미로 그려왔던 저자가 본격적으로 드로잉을 하게 되면서 어쩌면 초보자들이 궁금해하고, 시작할 때 도움이 될만한 팁, 펜, 스케치북, 수채물감, 채색법, 선 긋기와 구도 등등 약간은 알고 있던 팁들도 이 책을 읽으며 선 긋기나 구도 잡기부터 다시 시작해 보게 되었다. 구도 잡기나 인물 스케치에서 막혀 그림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는데 차근차근 저자의 설명과 포인트 등을 천천히 읽어가며 평생 갈 취미 하나를 다시 시작해 본다. 우선 펜과 연필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취미이니 훌륭하지 않은가! 그림 그리기, 수채화, 어반 스케치 등 드로잉 준비부터 완성까지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일독해 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많이 그려야 한다. 너무 비싸거나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버거운 무거운 도구들은 권하지 않는다. 그림이 습관이 될 수 있는 좋은 창작의 도구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_28p.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된 후, 공항에서 우연히 주어지는 느슨한 시간들이 좋아졌다. 항공편 지연 또는 환승으로 인해 무작정 기다려야 했던 무료한 시간들이 이제는 이 공간을 여유롭게 기록할 수 있는 소중한 창작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카메라가 아닌 손끝으로 남긴 작고 촘촘한 기록들로 인해 여행의 추억이 더욱 풍부해지는 경험을 해보자. 남들과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그 누구보다 밀도 높은 여행을 위해. _58p.

투시도법은 빠르면서도 체계적인 드로잉을 위한 기본기로 익혀두면 좋다. 간혹 이 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다가 그에 따른 압박으로 그림에 흥미를 잃는 이들을 보곤 한다. 우리는 건축설계사가 아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림 속 공간을 적절히 정리하는 정도로 투시도법을 사용하자. _101p.

가벼운 그림을 그리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생략'을 이야기하고 싶다. 주요 대상은 세부 묘사에 힘쓰되 그 외는 단순하게 표현하여 밀도감의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_150p.

#김현길 #리모 #상상출판 #어반스케치 #urban_sketch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추천 #book #상상팸 #시간을멈추는드로잉 #네가다시제주였으면좋겠어 #혼자천천히북유럽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가시노게이고의무한도전

#도서협찬

스노보드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니, 이미 시작해버렸다.

돌이켜보면 이 출발선에 서기까지의 여정이 참으로 길었다.

_

리프트에서 내려 드디어 본격적인 보드 타기 연습이 시작되었다. 그 내용을 일일이 적어봤자 아마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간단히 줄이자면 타기, 돌기, 멈춰 서기의 연습이었다. 나도 S 편집장도 수없이 넘어졌다. 타고 내려가려다 넘어지고, 커브를 돌다가 넘어지고, 멈춰 서려다가 넘어지고, 넘어지기도 전에 미리 넘어지는 판이었다. 하지만 이게 아주 재미가 있었다. 44세와 43세 아저씨 둘이 눈 범벅이 되어 콰당콰당 넘어지고 있으니 재미있지 않을 리가 없다.... (중략)... "엇, 엇, 엇, 탄다, 탄다, 엇, 엇, 돌았다, 돌았다, 엇, 엇, 또 돌았다, 돌았다, 잘 타네, 잘 타네, 보드가 쭉쭉 나가네, 쭉쭉 나가네, 아저씨가 스노보드 쭈욱쭉 잘 타네." 설마 그런 식으로 입 박에 내서 말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의 부르짖음은 대략 그런 느낌이었다. _14~16p. (2002년 3월)

이 글은 2002년~2004년 실업지일본사(実業之日本社)의 《월간 제이노블》, 그리고 《SPORTS Yeah!》에서 연재된 글을 엮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은 불혹의 나이에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를 시작으로 자타 공인 스노보드의 마니아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의 영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스노보드를 타며 취미생활로 에세이도 쓰고, 소설 출간까지... 글 쓰는 게 업인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다.

2002년 이후부터 국내에도 스노보더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던 때라 슬로프에 올라서면 스키어들과 보더들의 묘한 신경전도 꽤 있었는데... 어떤 종목이든 그렇겠지만, 혼자 연습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강사의 지도가 필요하고, 또 새로운 걸 찾게 된다. 시즌이 아닌 비시즌엔 인라인스케이트, 수상 스케이트를 타며 시즌을 기다리는 게 아마도 겨울 스포츠인 스키, 스노보드를 즐기는 이들의 비슷한 패턴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5~6년 정도? 겨울을 미친 듯이 즐겼던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스노보드에 빠져드는 과정은 과거, 나의 어느 한 시절을 보는 것 같아 두근거리는 마음에 책장을 넘기는 손에 즐거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그의 글을 읽으며 어느 한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꽤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이렇게나 겨울스포츠를 즐기면서도 작품도 꾸준히 집필했다니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 할만한 단편 소설 3편이 수록되어 있어, 그가 푹 빠진 스노보드와 설산의 여운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거의 23년 전의 글이라 시간차는 꽤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눈 깜짝할 사이에 푹 빠져버린 '아저씨 스노보더'의 글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하얀 설산 앞으로 슬금슬금 데려다 놓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엉덩이가 들썩들썩... 겨울 스포츠 다시 시작해 볼까?라는 마음이 들지도~ 어쩌면 당신을 하얀 설산 앞으로 데려다 놓을 에세이!

본격적으로 스노보드를 즐기는 인물을 맨 처음 본 것은 스크린에서였다. <007 뷰 투 어 킬>이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앞부분에 저 유명한 제임스 본드가 스노모빌을 타고 적의 추격을 따돌리며 도주하는 장면이 있다. 중간에 공격을 받아 스노모빌이 파괴되자 제임스 본드는 바닥에 떨어진 모빌 한쪽을 썰매에 얹고 눈 위를 마치 서핑이라도 하듯이 휘익휘익 타면서 도망치는 것이다. 배경음악으로는 더 비치 보이스의 커버 곡이 흘렀다. 그때의 스턴트맨은 말할 것도 없이 프로 스노보더였을 것이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세상에 저런 대단한 일을 해내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_7p. (2002년 3월)

"네, 잘 봤습니다. 잘못된 습관도 없고, 아주 좋아요. 다만 몸이 좀 앞으로 숙여지는군요. 턴의 후반에는 중심을 뒤쪽으로 옮기도록 해보세요." 스피드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앞쪽에 둔 것인데 계속 그 자세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인 모양이다. 혼자 연습해서는 결코 알지 못할 결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레슨을 받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밖에도 잘못된 부분을 이것저것 지적해 주었다. 거기에 새로운 테크닉도 배웠다.

"네, 좋아요,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잘 타시네요."

마쓰무라 씨의 말에 마음이 턱 놓였다. 책이나 비디오로 배워서는 내가 과연 제대로 타는지 어떤지 알 수 없다. 독자들 중에 만일 스노보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분이 있다면 꼭 정식으로 강사에게 배울 것을 추천한다. _103p. (2003년 2월)

"뭐야,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중년 아저씨 여러분, 맞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_241p. (2004년 2월)

#소미미디어 #솜독자3기 #히가시노게이고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