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나의작은무법자 #도서협찬
#독파 #크리스휘타커
"나 나쁜 짓 했어, 엄마."
"누구나 나쁜 짓을 해."
"근데 바로 잡을 수가 없을 것 같아."
(중략) "내가 널 지켜줄게. 그게 엄마들이 하는 거니까."
더치스는 우는 법이 없었지만 그때는 거의 울 뻔했다. _130p.
_
워크는 그날 밤 발생한 피해가 얼마나 되나 때때로 따져보았다. 헤아릴 수 없는, 거미줄처럼 얽힌 상처가 숱한 인생에 그림자를 드리워 새로운 것을 낡은 것으로, 생생한 것을 부패한 것으로 바꿔 버렸다. 그는 그 흔적을 스타에게서도 보고 스타의 아버지에게서도 보았지만, 그 흔적을 누구보다 많이 보인 것은 태어나 한참 전부터 그걸 짊어지고 다닌 더치스였다. _43p.
작은 소녀의 죽음으로 시작한 소설은, 함께 했던 시절의 친구가 범죄자가 되고 30년의 세월이 흘러, 케이프 헤이븐의 무법자 더치스와 그 마을을 지키는 서장 워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엄마, 그런 엄마로부터 동생 로빈을 보살피는 더치스는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무법자'로 살아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가정이 해체되고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인 스티븐 킹이 30년의 복역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스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자신도 아이였지만, 어린 동생을 보살펴야 했기에 어디에도 의지하지 못하고 무법자여야 했던 더치스, 읽는 내내 애잔하고 안타깝고... 후반부에선 거의 오열... 사건이 벌어지고 등장인물들과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과 연결된 또 다른 이야기들이 촘촘하면서도 우아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진다, 조금은 충격적인 반전까지... 디즈니 플러스에서 영상 제작이 확정된 만큼 어떤 배우들이 어떻게 표현해 줄지 기대되는 작품. 아이가 겪기엔 너무 큰 일들의 연속이라 감정 소모가 큰 소설이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하고 추천하고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소설. (과연 당신은 어떤 인물에게 가장 마음이 쓰였을까?)
"30년이야, 워크."
그 안에서 일어난 싸움만 아니었더라면 10년, 최대한으로 잡아도 10년이었을 터였다. 워크는 온전한 보고서를 결국 받아보지 못했고, 그저 그의 어린 시절 친구가 두 사람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만 알았다. 10년은 30년이 됐고, 과실치사는 살인이 됐으며, 소년은 남자가 되었다. _35p.
"어떤 일들은 그저 일어나는 거야. 이유야 항상 있지만, 말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_96p.
"죄는 일을 저지르기 한참 전에 이미 정해지는 거야. 사람들이 깨닫지 못할 뿐이지. 사람들은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나간 일을 되돌아보면서 다르게 해보고, 이런저런 문을 열고 닫아보지. 하지만 사실 선택 같은 건 없었던 거야." _184p.
"희망은 세속적인 거요. 삶은 쉽게 깨지는 거고. 그리고 우리는 이따금 너무 꽉 매달리지, 부서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_220p.
더치스는 빈센트 킹과 디키 다크를 덜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소녀 인생의 가장 어두운 챕터에 등장하는 사람들이었다. 소녀는 그들이 다시 나타나리라는 것을, 자기 인생 이야기의 반전이자 날카로운 침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소녀는 피곤했다. 일 때문도 잠 때문도 아니었고, 그저 내면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지독한 증오 때문이었다. _225~226p.
"끝은 또 다른 시작이에요." _351p.
"진짜 사랑이라는 게 한 번뿐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걸 발견하면 행운이라고요. 거기에 못 미치는 건 전부 아무것도 아닌 거나 마찬가지라고."
워크는 스타를 떠올렸다. 스타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지 못했다. 그는 매일 밤 그 아이들만이라도 그렇게 되기를 기도했다. _415p.
돌리가 손을 뻗어 소녀의 두 손에 자기 손을 얹었다.
"우리는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될지 고를 수 없는 건지도 몰라. 어쩌면 그건 미리 정해진 건지도 몰라. 어떤 사람은 우리처럼 무법자야. 어쩌면 그런 사람들은 서로를 찾아내는 건지도 몰라."
"아니면 다 아무것도 아닐지도 몰라요. 다스리는 존재 같은 건 없고, 그저 나가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만 있는 건지도." _488p.
#위즈덤하우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도서추천 #추천도서 #소설 #문장발췌 #디즈니플러스 #원작소설 #독서노트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