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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평점 :
#스파이코스트 #도서협찬
#테스게리첸
나는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는 가족 같은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흰머리가 된, 흰머리가 되어가는, 또는 벤처럼 완전히 사라진 머리카락을 찬찬히 바라본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100년 이상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지만 시간은 흘러가게 마련이다. 젊은 요원들이 들어오고 우리는 점점 소모품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_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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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를 쓸모없고 무의미한 존재로 여기는 세상에서 우리의 위치, 새로운 세대는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미래만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_453p.
몰타, 시라노 작전. 전직 CIA요원인 매기는 비극으로 끝난 과거를 뒤로하고 메인주의 작은 마을에 정착해 자신의 농장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를 찾아온 의문의 요원, 그 요원이 그녀의 집 앞에 시체로 놓이게 되고 그녀 주변을 압박해오고 있다. '몰타' '시라노 작전' 은퇴 직전의 작전 파일이 누군가에 의해 해킹되었고 그 작전에 연관된 이들을 추격해오고 있는 이들... 매기는 그녀를 죽이려는 세력에 맞서기 위해 마을에서 함께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는 전직 요원들과 함께 '마티니 클럽'을 결성하게 되고 마을의 경찰 서장 대행 조 티보듀는 이 모임의 노인들의 과거를 의심하게 된다.
과거의 유령은 돌아왔고 현재의 삶을 위해 맞서 싸우거나, 그들에게 맞서길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옛 동료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사건은 진실에 조금씩 다가서는 것 같은데.... 16년 전 과거의 사건을 들춰낸 이는 누구이며 이들을 쫓는 이는 누구인가? 사실 매기의 남편까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주한 마을 이웃인 노인까지도 의심하게 되는 조용하고도 집요한 흐름은 마지막 장에 이르러 그 배후에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기도 했다.
등장인물들이 은퇴한 전직 요원들이기에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나 스릴은 없지만, 세월이 주는 노련함? 우아함?이 돋보였던 이야기는 이들이 다음 사건, 또는 그다음 사건 이야기를 이어가며 매기의 러브라인도 기대해 보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된 '테스 게리첸'이라는 작가를 기억하게 되었던 작품은 아마존 MGM에서 TV 시리즈로도 제작 확정된 작품이니만큼 은발의 전직 요원들의 활약을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게 되는 작품이다. 올 한 해를 마감하며 단 한 권의 스릴러, 추리소설을 읽게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
노년이란 익명성을 부여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변장이 되곤 한다. _24p.
"그녀가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중략) "그녀는 저를 배신자로 만들었어요." 내가 말했다.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지만 거울의 세계에 살게 되면 진실은 항상 왜곡되기 마련이다. 너무 자주 우리는, 우리의 관점을 곱씹게 하는 양심을 찌르는 사실과 모든 불편한 작은 조각들은 무시하는 반면,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만을 선택한다. 우리는 명확한 것을 열망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_127p.
서로를 배신할 수 없도록 분리해 두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 단절된 상태로 각자 혼자 알아서 일해야 한다. 분명 합당한 말이지만 일을 하면서 항상 고립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_237p.
나는 오늘 밤 회의가 소집되는 줄 몰랐지만, 데클란이 시그널을 보냈고 우리 다섯은 여기 이렇게 모이게 되었다. 다섯 인생의 경험이 여기 노련한 다섯 스파이와 함께한다. 은퇴가 곧 쓸모 없어진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비법을 가지고 있었다. _296p.
가족 관계, 자녀, 남편이나 애인이 없다는 것의 장점은 쉽게 상처받지 않고 공격에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나의 갑옷에서 가장 약한 부위가 되곤 한다. 우리가 누구도 신경 쓸 사람이 없다면 세상이 날 파괴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를 거의 파괴할 뻔했던 삶의 방식. 그게 대니의 사건으로부터 배운 교훈이었고, 수년 동안 나는 애착관계를 피해 왔고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삶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나도 모르는 새 서서히 다가오는 법이다. _4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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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