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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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화제를 만들었던 펠릭스 호세(42)가 롯데에서 지난 5월 11일자로 웨이버 공시되면서 정들었던 한국 프로야구를 떠나게 됐습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지난 1999년 한국 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딛은 호세는 첫 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99년 기록-타율 0.327 151안타 36홈런 122타점 12도루 84사사구 장타율 0.636).
그 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호세는 롯데 팬의 뇌리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뒤진 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2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투수는 당시 최고의 마무리로 활약하던 임창용이었습니다. 여기서 호세는 임창용을 극적인 끝내기 역전 3점 홈런 한 방으로 무너뜨립니다. 이어 사직 야구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습니다. 마치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듯했으니까요.
롯데는 여세를 몰아 6차전도 이겨 승부를 7차전으로 몰고갔습니다. 대구에서 열린 7차전 초반은 삼성의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호세의 쫓아 가는 솔로 홈런이 나왔을 때 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삼성 팬이 던진 삶은 달걀이 홈을 밟고 덕아웃으로 향하던 호세의 급소에 맞고 맙니다. 흥분한 호세는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지고 당시 주장이던 박정태는 더이상 경기를 못하겠다며 선수들에게 짐을 싸 철수하자고 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호세를 퇴장 시키고 경기는 속개됐고 롯데는 분을 풀어 주듯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가 김민재의 결승타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합니다. 롯데 팬들로서는 아직도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였습니다.
2001년 빈볼 시비로 인한 삼성 배영수 폭행, 2006 SK 신승현과의 빈볼 사건도 기억하실 겁니다. 이렇듯 롯데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호세가 나이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 결국은 ‘검은 갈매기’라는 애칭을 남겨놓고 한국 프로야구를 떠났습니다.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 팬들이 경기장 곳곳에 그를 추억하는 글과 현수막을 걸어 놓고 그와의 추억을 기리고 있습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1999년 한국 무대에 첫 선을 보인 호세가 함께 뛰게 된 다른 선수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뒤에 한화의 로마이어, 데이비스, 삼성의 스미스 등 낯익은 얼굴들이 보입니다. 경기 중 '라이언 킹' 이승엽과 '검은 갈매기' 호세가 나란히 서 있네요. 둘 다 지금보다 많이 젊어 보입니다.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임창용을 상대로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친 호세를 양상문 당시 투수코치와 박정태 공필성 등이 나와 환영해 주네요.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 호세가 솔로 홈런을 치고 펄쩍 뜁니다. 이 홈런에 기분이 상한 삼성 팬들이 홈을 밟고 덕아웃으로 향하는 호세의 급소에 삶은 달걀을 던져 야구장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흥분한 호세가 야구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지는 등 난리를 치자 프런트들이 말리고 있습니다.
험상 궂은 얼굴이지만 구단 직원들과 동료들은 심성이 착하다고 얘기합니다. 호세가 팔에 가족들의 얼굴을 문신, 뜨거운 가족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하리수 사랑해'라는 문신도 새겨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호세의 뉴 패션? 팔이 굵어 유니폼이 거북하자 소매를 터서 입고 타격하고 있습니다. 활짝 웃는 호세의 얼굴에서 다정함이 묻어 나오네요.
전성기 때 호세는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죠. LG와의 경기서 포주 조인성이 2루에 주자가 있자 당시 LG 외국인 투수 해리거에게 고의사구 사인을 내고 있습니다.
호세가 퇴출되자 롯데 팬들이 지난 13일 LG와 원정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에 호세의 홈런 세리머니 사진과 함께 'Te Amo, Gracias!, Saludos~ Y besos'(사랑해요 고마워요! 안녕, 키스)라고 스페인어로 적어 놓고 한국무대를 떠난 호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호세는 “ 영원히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을 기억할 것‘이라며 한국을 떠났습니다. 호세가 어딜 가든 한국에서 추억을 간직하며 좋은 선수로 또 좋은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