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심득
위단 지음, 임동석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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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논어 완역본이라면서 엄청 두꺼운 책을 펼쳐들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몇 페이지 넘기지 않고 닫아 버렸지만 말이다. 처음 논어 심득 이랬을때 '논어'라는 말에 이책 어려운 거 아냐? 내 수준에서 읽을 수 있을까 햇는데, 이 책은 글자만 읽을 수 있고, 그냥 신문 혹은 뉴스를 접하고 이해할수 있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논어 완역본이 아니라, 논어의 기본 내용을 부분 부분 발췌해서 설명하고, 거기다 이해하기 쉽게 우리 주변 혹은 과거 있었던 일들을 끌어다 설명하고 있다.








솔직히 처음 읽으면서 그래 공자야 모두가 아는 성인이 아니겠냐, 당연히 이런 좋은 말들을 했을거야 하고 넘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책 얘기 하나하나에 내 자신이 투영되고 있음을 느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아 내가 이래서 소인이구나 싶은 게, 성인은 꿈도 안 꾼다만 그래도 살아가는데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겠구나, 내가 고쳐야 할 것들이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어려운 말이 아니라, 쉽게 공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쉽게 내 가슴에 와 닿는 것을 느꼈다. 가족, 친구들을 만나면서 위단의 논어 심득을 추천하고 있는데,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더욱 그 값어치가 커지는 책 같다. 두껍지 않은 책 한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부자가 되는 그런 느낌이다. 이 책은 현실의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더 좋은 밑 걸음이 될 것이다. 책 한권으로 사람 마음이 완전히 달라지기야 하겠냐만은 정말로 오랜만에 읽은 양서였다.




이 책은 7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장마다 논어의 구절이 나오고, 그것과 함께 짤막짤막한 일상의 얘기들이 나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감명 받은 부분은 제2장 마음의 길과 제 5장 교우의 길이다.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잘 실천하지 못한다. 여기 마음의 길에는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열린 마음을 갖게 되면 마음의 중심을 잡게 되어, 자신감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힘든 일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앞으로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제 5장 교우의 길에는 우리가 사겨야 할 교우상이 나온다. 이런 교우상은 솔직히 많이들 들어봐서 가슴에 아 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깐, 내가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 대목은 친구가 말을 하는데 끼어드는 것과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 하지 않는 것,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가려서 해야한다는 부분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셋 중에 하나에는 해당되지 않을까? 물론 논어에 제시된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의 기준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각자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삶을 살아가면서 피곤이 지치고, 세속에 찌들려 힘들 때 마음의 안정을 찾고, 스스로의 위안을 찾고 싶다면 한번쯤은 꼭 읽어보길 권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혹은 지금까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고전과 현대물이 어우러져 우리에게 더 쉽게 공자의 말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쉽게 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약간 양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공자의 말씀이 쏙쏙 귀에 잘 들어오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논어라는 것에 대해서 더 깊게 더 많이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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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6
알레산드라 프레골렌트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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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말해서 미술에 문외한이다. 미술이라고는 접한 게, 초중고등학교때 미술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미술전시회를 자주 보러 다닌다거나 따로 미술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미술서적에 관심이 가서 조금씩 보고 있기는 하다. 사실, 나랑 절친한 친구가 미대에 다니고 있어서 그 친구 그림은 자주 보게 되는데, 그래도 미술은 내가 어렵게만 느끼지는 장르다.

 

이번에 마로니에북스의 세계 미술관 기행 시리즈로 만나게 된 루브르 박물관은 정말 내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미술가라고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폴 세잔, 마네, 반고흐, 라파엘로 정도가 전부였다. 사실 명화도 이름만 들어봤지, 몇 편 본 것이 전부다. 프랑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에펠탑이고, 그 뒤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루브르 박물관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들어왔다. 아무래도 우리들에게 가장 친숙한 모나리자를 소장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누구나 알다시피, 루브르 박물관은 세계적으로도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들의 가치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루브르 박물관이다. 언젠가 나도 유럽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루브르 박물관이다. 정말 요즘 들어서 생각하는 것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미술 작품 하나를 보면서도 그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전문적으로 내가 미술품을 수집하고 그럴 것도 아니지만, 명화는 보면 볼수록 더 알고 싶어지고, 더 보고 싶고 그러는 것 같다. 정말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작품들은 내 기억속에 오랫동안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할 때까지 말이다. 

 

이 책은 루브르 박물관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소장하고 있는 몇몇 작품들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작품 별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기에 순서대로 읽지 않고 읽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조금 아쉬운 것이라면 좀 더 미술학적인 관점에서 설명을 자세히 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 책은 초보자들을 상대로 하는 책이라 그런지 작품들을 어떻게 제작하게 되었는지, 주로 어떤 화법을 사용했는지 뭐 어떤 느낌이 나니 이런 말을 하긴 하는데,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고 해야하나? 뭔가 약간 부족한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물론, 어쩌면 그림에 처음으로 접근하는 나 같은 사람이 읽기에는 이런 책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너무 자세하고 전문적인 설명이였다면 자칫 읽는 내내 지루하게 느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엔 적당한 책 같다.  

 

오랜만에 괜찮은 책을 만났던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잠재되어 있는 미술적 욕구를 마구마구 자극 시킨 책 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미술작품들을 접하고, 좀 더 많은 미술관련 서적을 탐독해야겠다. 좋은 명화는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다. 그리고 정말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꼭 한번 방문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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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은 사막을 지난다
손상렬 지음 / 푸르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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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은 사막을 지난다. 제목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비단길 하면 떠오르는 것이 과거 중국에서 서역으로 가는 무역상의 길인 실크로드가 먼저 떠오른다. 이 책 에서 담고 있는 것은 정말 아름답지만, 힘든 사막을 걸어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아니, 꼭 힘든 사막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긴 하지만, 제목을 유추해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네 주변 사람들이 겪고, 앞으로 우리가 어쩌면 한번쯤은 생각해봤고, 겪게 될 일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문장 하나하나가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책장도 너무 잘 넘어 갔던 것 같다.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 남의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인 듯 글 속에 내 자신이 투영됨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들이었기에,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또 한편으론 우리 삶을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삶에 지친 내 자신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삶이란 게 어떤 걸까? 꼭 물질적 풍유만이 좋은 삶일까? 그건 아니다.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듯, 우리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삶이야말로 진정한 삶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여덟 가지의 커다란 테마가 등장한다. 만남, 사랑, 우정, 행복, 이별, 주변사람들,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 이렇게 말이다. 이 여덟 가지는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그런 것들이다.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무심코 넘어가는 우리들에게 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우쳐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잔잔한 감동이 몰려오고, 잠시 힘들고 아픈 일들을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글 하나하나가 내 가슴에 와 닿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믿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행복하여라, 서로를 믿는 사람들이란 부제가 붙은 글이다. 개인적으로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평소에 많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글이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믿고,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다는 거. 그것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항상 나는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일까? 나는 누군가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결국에 내 자신으로 모든 것이 돌아오는 것 같다. 요즘 같이 사기꾼들이 판치는 세상에 무턱 대고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르지만, 처음부터 누군가를 의심하고 믿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줄때 비로소 상대방도 내게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짧은 글마다 부제가 붙어 있기 때문에 골라서 읽기도 쉽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읽어도 괜찮은 책 같다. 별로 부담도 없고, 읽고 나면 확실히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책인 것 같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비단길에도 수많은 사막들이 있을 것이고, 또 수많은 오아시스와 마을이 존재하지 않을까 한다. 사막을 지나며 힘이 든다고 고통스럽다고 멈춰설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만날 오아시스를 위해서 한발 더 내밀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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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쿠호오 이야기 - 규슈 지쿠호오 탄광을 중심으로 한 격동의 민중사, 평화교육시리즈 03
오오노 세츠코 지음, 김병진 옮김 / 커뮤니티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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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쿠호오라는 지명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 일본이라고 해봐야 내가 아는 곳은 규슈, 도쿄 이게 전부이다. 정말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게 없다. 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본식민지, 위안부할머니들이다. 우리의 아픔의 역사, 일본 식민지시대에 겪었던 우리 동포들의 고통을 누가 제대로 알기나 할까,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나 역시 제대로 모르는데 말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을 보고 생각한 것이, 아니 일본 탄광촌 얘기를 왜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펴낸거야? 이거 또 일본 찬양 이런 책 아냐? 이런 생각이 였다. 하지만, 지쿠호오이야기는 일본의 탄광촌 이야기를 하며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아니, 지쿠호오 탄광촌에 살고 있는 일본 사람들과 재일 동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지쿠호오이야기와 제2장 야마에 살았던 사람들은 지쿠호오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제3장 한일 병합과 지쿠호오, 제 4장 연락선에 실려 온 사람들은 한일합방이후 지쿠호오의 변화와 관련하여, 우리 재일 동포와 일본이 치룬 전쟁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지쿠호오는 과거부터 탄광촌으로 일본이 경제 발전을 하면서 석탄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되어 사람들이 몰려들어 만들어진 곳이다. 지쿠호오 사람들은 매번 탄광에서 일어나는 폭발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음에도 저임금으로 중노동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다가 한일 합방을 하게 되자 우리 나라에서 조선인들을 데려다가 탄광일을 시키게 되었다. 일본의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 참여 속에서 죽어나는 것은 우리 조선인들과 탄광촌에 일하는 일본인들이였다.

 

항상 나는 일제식민지 시대에 우리 민족만이 고통받았고, 우리 민족만이 사할린이나 만주로 강제 이주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일본에서도 이런 탄광촌 근로자나 농민들처럼 힘없도 돈없는 사람들 역시 일본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새삼 놀랬다(일본인들도 정책적 추진으로 중국으로 이주를 했고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석탄 산업이 일본 산업 발달에 크게 공헌 했음에도 값싼 석유의 유입 이후, 일자리가 없어져가고, 탄광촌이 패쇄되는 일을 겪는 걸 보면서 과거 우리의 탄광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약간의 동질감을 느꼈다.(이건 정말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동질감을 느낀 몇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약간의 동질감 보다는 조선인들이 일본인들에게 당한 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조선인들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꼬드겨서 데려와 중노동을 시키고, 동물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하고, 갱이 무너져 폭발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어 갱을 패쇄했을 때도 죽은 사람들 중 우리 조선인이 가장 많다고, 이틀 뒤에 갱을 열어 봤더니 생손톱이 없고 다 벗겨져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피가 거꾸로 솟고 저것도 인간인가 싶었다.

 

그 뿐만 아니라, 간토오 대지진 때도 “ 조선인이 독을 넣었다.”, “방화했다”,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 등의 유언비어로 인해 자경단에게 목숨을 빼앗긴 조선인이 6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재일동포들은 일본 사람들의 차별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후 진행된 황국신민화의 과정으로 현재 재일 동포들은 이제 더 이상 진정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그 중간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런 일본의 만행도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이런 일본의 만행이 왜 제대로 사죄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 것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쿠호오라는 탄광촌의 이야기를 하며 일본의 역사와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삽화와 간단간단히 나열하고 있는 역사를 통해서 흐름을 파악하기가 굉장히 좋았던 것같다. 그리고 구체적인 수치가 자주 나오는데, 그것 역시 좋았다.

 

지쿠호오를 보면서 우리의 탄광촌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솔직히 동정(?)아니 연민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이 느껴졌다. 정말 어디를 가도,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이런 힘든 삶을 살아야만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특히나, 과거 우리나라에서나 집이 너무 가난해서 돈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일본 정신대로 끌려간 할머니, 중학교 겨우 졸업하고 방직공장에 일해야 했던 50~60년대 우리네 이야기가 지쿠호오에서도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랬다. 1930년대 도호쿠재해라 해서  공황에 시달리는 농가에서는 "딸 매매계약서“라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딸에게 매춘을 시킬 것을 인정하는 계약서라고 한다. 정말 이런 일이 일본에서도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지쿠호오 사람들의 민중사에서 우리 민족과의 공통점도 찾을 수 있었고, 또 일본에 대해서도, 우리 나라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수 있었다. 특히나, 활자가 별로 많지 않으면서도 전달해야할 사항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일본이라 하면 무조건 비판 받아야하고, 일본이라 함은 우리 민족에서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백만번 사죄해도 모자란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의 지쿠호오란 지역을 통해서, 일본 내에서도 차별받고, 일본 내에서도 우리 민족이 당한 치욕의 역사 아니 우리 민족이 과거 일본 정부에 의해 짓밟히고 아파했던 슬픔의 역사를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민중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고, 내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 같다. 더불어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 시대에 겪어야 했던 아픔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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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 스토리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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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에서야 일본 소설을 몇 권 접하게 되었다. 세상 끝에 머물다, 종신검시관, 체인메일. 이 세권이 내가 읽은 일본 소설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읽었던 상실의 시대나 해변의 카프카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피쉬스토리라... 처음 작가 소개를 할때 사신치바의 이사카 코타로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사신치바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소설은 어떤 소설일까 상당히 궁금했다.

 

첫 표지부터 다른 책과는 다르게 엄청 독특한 것이 색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피쉬스토리는 사실 처음 받았을때 무슨 물고기 얘기를 하나 했는데, 제목과 달리 물고기는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이사카 코타로가 데뷔초부터 썼던 중단편 소설 4개를 엮어 놓은 책이다. 알지 못하는 작가가 주는 그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의 전작이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면 더 할 나위 없이 그 기대감은 두 배로 된다. 4편의 소설 자체가 그의 데뷔때부터 현재까지의 소설적 경향을 극명히 보여주는 것 같다. 첫 작품 동물원의 엔진을 읽을 때와 마지막 작품 포테이토칩을 읽을 때의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사실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는 좀 힘들지만 말이다.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물원의 엔진이다. 심야의 동물원에 놀러가서 만나는 남자와 동물원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딱히 말해서 동물을 사랑하자 이런 의미보다는 그 사람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일 밤을 동물원바닥에 엎드려 자고 있는 남자를 어떤 식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추리를 하는 사람부터 아파서 아파트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년까지  읽는 내내 뭔가 허전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여운이 참 많이 남는 소설같았다.

 

두 번째 이야기 새크리파이스는 약간은 추리소설같은 느낌이였다. 구로사와는 본업이 빈집털이범이고 부업이 탐정인데, 행방불명된 남자를 찾아 고구레 마을로 가고 거기서 고마리사마라는 옛 의식을 목격하고, 그것이 사람들을 숨겨주는 것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구로사와가 찾던 사람은 발견하지 못하고 고구레 마을을 떠나오지만 얼마 뒤 발견된 시체가 구로사와가 찾던 사람이 아닌가 추측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이 소설집의 제목 피쉬 스토리다. 10년전, 30년전, 10년후를 넘나드는 소설이다. 사실은 다 읽고 난 지금도 이 소설 자체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고 읽어야 할 것 같다. 망해가는 밴드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밴드의 음악으로 인해서 한 사내가 정의감 있는 사람으로 키워지고, 그 사내가 비행기 납치 사건의 범인을 제압한다. 그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여자는 컴퓨터 네트워크 쪽 일을 하는데, 그녀가 없었더라면 2000년 버그처럼 세계가 발칵 뒤집혔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 얘길 듣자 그녀는 자신에게 고마워할게 아니라, 10년전 그 사내의 아버지에게 고마워해야한다는 말을 하고 끝을 맺는다.

 

네 번째 이야기는 포테이토칩이란 제목의 글인데, 참 어디 이런 빈집털이범이 있나 싶다. 보면서 정말 이런 빈집털이 범이 있다면 삶이 좀 더 유쾌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빈집을 털로 가놓고서 그 집에 전화를 걸려와 자살하겠다는 소녀를 구하고, 누가 자신을 쫓아온다는 소녀에게로 달려가고 우리가 생각 할수 없는 인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소설에게 긍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 야구 선수 오자키와 이마무라의 관계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너무 확대 해석했을 수도 있고 말이다.

 

읽는 내내 정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네 편의 단편 소설들이라 지루하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이야기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는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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