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길은 사막을 지난다. 제목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비단길 하면 떠오르는 것이 과거 중국에서 서역으로 가는 무역상의 길인 실크로드가 먼저 떠오른다. 이 책 에서 담고 있는 것은 정말 아름답지만, 힘든 사막을 걸어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아니, 꼭 힘든 사막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긴 하지만, 제목을 유추해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네 주변 사람들이 겪고, 앞으로 우리가 어쩌면 한번쯤은 생각해봤고, 겪게 될 일을 이야기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문장 하나하나가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책장도 너무 잘 넘어 갔던 것 같다.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 남의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인 듯 글 속에 내 자신이 투영됨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들이었기에,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또 한편으론 우리 삶을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삶에 지친 내 자신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삶이란 게 어떤 걸까? 꼭 물질적 풍유만이 좋은 삶일까? 그건 아니다.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듯, 우리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삶이야말로 진정한 삶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여덟 가지의 커다란 테마가 등장한다. 만남, 사랑, 우정, 행복, 이별, 주변사람들,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 이렇게 말이다. 이 여덟 가지는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그런 것들이다.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무심코 넘어가는 우리들에게 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우쳐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잔잔한 감동이 몰려오고, 잠시 힘들고 아픈 일들을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글 하나하나가 내 가슴에 와 닿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믿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행복하여라, 서로를 믿는 사람들이란 부제가 붙은 글이다. 개인적으로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평소에 많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글이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믿고,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다는 거. 그것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항상 나는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일까? 나는 누군가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결국에 내 자신으로 모든 것이 돌아오는 것 같다. 요즘 같이 사기꾼들이 판치는 세상에 무턱 대고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르지만, 처음부터 누군가를 의심하고 믿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줄때 비로소 상대방도 내게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짧은 글마다 부제가 붙어 있기 때문에 골라서 읽기도 쉽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읽어도 괜찮은 책 같다. 별로 부담도 없고, 읽고 나면 확실히 콕 집어 말하긴 그렇지만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책인 것 같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비단길에도 수많은 사막들이 있을 것이고, 또 수많은 오아시스와 마을이 존재하지 않을까 한다. 사막을 지나며 힘이 든다고 고통스럽다고 멈춰설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만날 오아시스를 위해서 한발 더 내밀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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