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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 - 바오 가족과 함께한 기적 같은 나날들
강철원(에버랜드 동물원) 지음, 류정훈(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 사진 / 시공사 / 2024년 2월
평점 :
코로나 때 집에 머무르면서 유튜브를 많이 시청했었는데, 그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이 바로 에버랜드의 용인 푸씨,우리의 사랑둥이 푸바오에 관한 영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증을 느끼고, 뭔가 허전함을 느끼고 있을 때 찾아온 선물 같은 존재가 바로 푸바오다.
이제 그런 푸바오가 성년이 되었고, 자기의 짝을 찾아 4월에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푸바오의 사랑스러운 동생들 후이바오와 루이바오가 있긴 하지만, 푸바오에 대한 온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나부터가 집에 푸바오 캐릭터 인형부터 시작해서 책까지 몇 가지 소품들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히 푸바오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인데, 이 책은 그런 푸바오의 할아부지 강철원 사육사님이 우리나라에 처음 왔었던 판다 리리와 밍밍에서부터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맞이하게 되고, 손녀인 푸바오와 쌍둥바오를 키우면서 기록한 생활일기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푸바오의 책들이 많이 나왔었지만, 이 책은 정말 좀 더 심도 깊이 있게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판다 가족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에버랜드에서 37년간을 사육사로 일하고 있는 강철원 사육사님의 치열했던 삶의 기록과 푸바오의 출생에서 지금까지 성장에 관한 이보다 더 자세할 수는 없는 가이드북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쓰기까지, 강철원 사육사님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푸바오가 태어난 날짜, 시각까지 세세한 모든 걸 기록하셨다는 것만 봐도 평소에도 어떤 성격이실지 짐작이 간다.
동물원에 입사한 지 2년 후에 군대를 다녀와서 복귀한 곳은 바로 사파리 월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중수교 2년을 맞아 1994년 4월 우리나라에 오게 된 판다 리리와 밍밍을 담당하게 되셨다고. 그들이 IFM 때문에 떠나게 된 1999년 2월까지 5년을 돌보셨다고 한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2016년 3월 3일 우리나라에 판다 두 마리가 다시 오게 되었을 때 판다 월드를 맡게 되셨다고 한다. 사실 유튜브를 통해서 만난 강철원 사육사님은 정말 부지런하시고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았는데, 정말 37년이라는 긴 시간을 동물들과 함께 하며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노력해왔다는 사실에 다시금 정말 대단한 분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몽키밸리와 로스트밸리를 거치면서 차이나인사이트라는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서 중국에서 5개월을 머무르고, 네덜란드에 가서 소형 수륙양용차 제작과 운전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고 동물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 야간대학에서 동물학과를 다녔고, 조경학과로 편입, 동물번식학 박사과정까지 취득하셨다고 한다. 현재 강사로 1700시간 이상의 교육봉사도 하고 있다고 하신다.
이런 할아부지를 두고 있는 푸바오는 얼마나 좋을까, 중국 쓰촨성 두장옌판다기지에서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만나게 되고, 그들과 친해져 한국에 오기까지도 쉽지 않았다. 아이바오는 의외로 내성적이었는데, 처음에 같이 올 때는 그걸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성격이 더 좋은 점도 많다고 한다. 제일 예쁜 판다를 데리고 오셨다고 하는데 아마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그중에서 제일 예쁜 판다가 아니었을까.
사육사라는 직업이 동물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얼마나 필요한 직업인지 또 깨닫게 된다.
판다는 대나무를 먹고사는 만큼 대나무도 신중하게 골랐는데 처음에는 경남 하동과 계약을 체결해서 솜죽이었는데 그것은 리리와 밍밍이 먹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걸 잘 먹지 않아서 고르고 고른 것이 설죽이라고 한다. 8년째 판다들의 주식이 되고 있다고 한다.
판다가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것은 죽순이라고 하는데, 죽순은 봄 한철만 나오기 때문에 그걸 급속 냉동해서 찬물에서 녹이는 것도 강철원 사육사님이 처음으로 시도해 본 것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판다에게 더 좋은 걸 먹이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
판다는 평균적으로 25년 정도를 산다고 한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아이바오는 두 살 반, 러바오는 세 살 반 이었다고 한다. 암컷은 4~5세, 수컷은 5세 정도가 번식하기에 적당한 나이라고 한다. 가임기 역시 1년에 2~3일 정도로 정말 짧고, 그 기간에 임신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강철원 사육사님은 자신의 꿈은 판다 할부지가 되는 것이라고 티비 방송에서 말하고 다녔는데, 정말 판다 할부지가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임신에 성공했으나, 어떻게 푸바오를 낳고 그 상세한 기록들을 이 책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시간대별로 꼼꼼하게 기록되어있어서 놀랐는데 아무래도 이건 매일 일기를 적으시는 강철원 사육사님의 습관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덕에 판다들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게 된 느낌이다.
2020년 7월 20일 21시 49분 197g, 16.5cm의 푸바오가 태어났다. 어미는 아기 판다를 생후 한 달이 될 때까지 절대 바닥에 놓지를 않는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양육하기까지, 아이바오와 강철원 사육사님의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기 때문에 그렇겠지.
동물들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사육사의 목소리, 음성의 높낮이, 억양, 사육사의 움직임, 옷, 냄새 이런 걸로 구별한다고 한다.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강철원 사육사님이 자기를 너무나도 아낀다는 걸 아이바오는 알고 있었겠지.
육아에 지친 아이바오를 위해서 죽순을 하나하나 대나무 잎으로 싸서 먹여주고, 어디 이런 아부지가 있을까! 아이바오도 엄마가 처음이었을 테고, 강철원 사육사님도 판다의 자연번식은 처음이었을 텐데 그 둘은 너무나도 잘 해냈다.
보통 아기 판다는 생후 40일 만에 뜬다고 하는데 푸바오는 세계에서 눈을 가장 빨리 뜬 아기 판다라고 한다. 왼쪽 눈은 생후 15일 만에, 오른쪽 눈은 18일 만에 떴다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빨리 눈을 뜨면 시력을 잃게 될까 봐 걱정해야 된다고 한다. 그래도 푸바오는 무탈하게 잘 자라났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했고, 엄마로부터 독립을 했다. 25개월 만에 육아를 마친 아이바오는 자유부인이 되었고, 푸바오는 820일 만에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보통 야생에서는 18개월 만에 육아를 끝낸다고 하니 좀 늦은 감이 없잖아있지만 아이바오는 엄마로서 육아를 너무나도 잘 수행했고, 푸바오는 잘 자랐다.
강철원 사육사는 말한다. 푸바오, 넌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라고 말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지만, 임신에서 육아, 그리고 성인이 된 푸바오를 마주하는 강철원사육사의 마음은 어떨까. 그래도 잘 자라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더 잘 살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 않을까.
그리고 얼마 전 태어난 쌍둥바오의 이야기도 이 책에는 한가득이다. 푸바오와 쌍둥바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앞서 나온 푸바오의 책들보다 이 책은 활자가 정말 많다. 그래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강철원 사육사님과 판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푸바오는 121일 만에, 쌍둥바오는 137일 만에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2023년 7월 7일 새벽 4시 52분 루이바오가 태어났고, 새벽 6시 38분 후이바오가 태어났다.
판다가 쌍둥이를 낳는 것은 43%의 확률로 상당히 높다고 한다. 하지만 야생에서는 하나밖에 키울 수 없어서 한 마리를 포기하는 경향이 큰다고 한다. 쌍둥바오의 탄생은 강철원 사육사님을 더 바쁘게 했다. 쌍둥이인 만큼 한 마리는 사육사가 전담 육아를 해야 했기 때문인데, 아이바오도 두 번째 육아라고 예전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해내고 있었고, 강철원 사육사님도 두 번째 육아인 만큼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게 좀 낫지 않았을까 싶다.
바오 패밀리는 에버랜드 유튜브와 말하는동물원뿌빠TV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것도 너무 좋았다. 평소에 강철원 사육사님의 철학이라든가 현실 육아를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판다의 습성과 판다의 탄생, 판다의 삶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된 것 같다.
그것뿐만 아니라, 스페셜 토크로 사육사에 대한 칼럼도 실려있는데 실제로 사육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사육사도 하나의 직업이고, 자신의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강철원 사육사님을 보니 나도 좀 더 나의 일에 자긍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모습은 정말 본보기가 될만했다. 에버랜드의 판다 가족이 강철원 사육사님과 같은 분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동물과 넘칠만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푸바오는 한국을 떠나 중국에 자리를 잡겠지만, 강철원 사육사님의 영원한 아기 판다이자 우리 국민 모두의 영원한 아기 판다가 아닐까. 푸바오 덕분에 코로나 시절 많은 사람들이 힘을 내고, 웃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이제 푸바오의 자리를 쌍둥바오가 대신할 것이다. 우리는 또 에버랜드 바오 패밀리 덕분에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바오패밀리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위로, 안정감,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힘들 때 느끼는 작은 도움의 손길이, 작은 무언가 그 사람을 바꿀 수도 있는 큰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오 패밀리는 내게도 큰 힘이 되는 존재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다.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
바오 패밀리와 강철원 사육사님의 만남에서부터 출산, 육아, 삶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바오 패밀리를 무척이나 애정 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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