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년 전 매일 같이 이메일을 주고 받았던 친구가 있었다. 물론, 그 친구를 한번도 만나본 적이 있다거나 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1년이란 시간동안 이메일을 주고 받는 동안 말이다. 누구인지 알지 못할때, 그 친구와 주고 받는 이메일이 주는 느낌이란, 설렘 그 자체였던 것같다. 남자 여자로서의 호감보다는 뭐랄까 일상의 탈출 같은 그런 거 말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긴 힘들었지만, 이 책의 주인공 에미와 레오가 느꼈던 감정을 어쩌면 나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아니 정말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의 이메일의 끝은 그 친구를 한번 만나고 난뒤, 그 뒤로도 문자나 메신저, 메일을 통해서 가끔씩 연락을 주고 받다가 서로가 바빠지면서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지만 말이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도, 주인공 에미와 레오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이걸로 끝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더 이야기가 이어질것만 같은 여운이 남았다. 새벽 세시, 모두가 잠든 시간에 이메일로 사랑을 속삭이는 에미와 레오. 두 사람의 묘한 심리상태를 단지, 두사람이 주고 받는 이메일을 통해서 시종일관 글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이메일, 그래서 더 거부감이 없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서 더 공감할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어느 날, 아니 사랑하는 여인의 편지를 기다리던 남자에게, 누군가 단체 메일로 크리스마스를 잘보내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라고 왔다면 그뒤엔 어떻게 될까? 물론, 이들 앞에는 그전에도 메일이 한두차례 오갔었다.'라이크'라는 잡지 정기구독을 그만두겠다는 에미의 이메일이 레오의 메일함으로 흘러들어갔던 것이다. 에미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뗄레야 뗄수 없는 메일 친구로써,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었음에도 서로가 부정하는 그런 사이가 되고 만것이다.

 

처음부터 어쩌면 그 둘의 사이의 끝은 확정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남편과, 아들 딸을 가진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가정을 가진 에미와 여자친구에게 실연을 당한 레오에게 두 사람의 사랑은 처음부터 금단의 사랑이었는지도 모르기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서로의 얼굴을 보기로 시도 하기도했고, 또 에미는 자신의 친구를 레오에게 소개 시켜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 에미의 남편 베른하르트의 개입으로 그들의 사이는 급격히 나빠지게 되고, 결국은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한날, 에미는 자신의 남편이 레오와 자신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만나러 가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그 순간 에미는 자신이 레오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에게 메일을 보내지만 레오는 더이상 수신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메일 속에서 때론 짜증이 나기도 했고, 때론 기쁘기도 했고, 때론 나도 이럴때 이런 느낌이었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서로에게 관심이 있으면서도 무언가를 어떻게 하지 못하는 두 사람. 그리고 그 두사람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는데, 결국은 그 둘에게 이메일은 하나의 가상속의 또 다른 세상이었고, 현실의 자신을  버릴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는지도 모른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기에 더욱 애뜻한지도 모르겠다. 레오와 에미가 속삭인 이메일의 사랑. 그 사랑은 내게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왔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질투라는 것에 대해서, 남자들 혹은 여자들의 심리를 알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 듯한 그런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나름 반항아 ! 도완득~  성장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어서, 책 표지에 완득이가 권투를 하고 있는 것이 너무 뻔해 보여서 선뜻 읽고 싶지 않았던 책. 완득이~ 하지만 첫장을 넘기면서 나의 생각은 기우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펼쳐들자 마자 누가 억지로 웃어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혼자 실없이 키득키득 웃을 수밖에 없는 책. 그책이 바로 완득이었다. 일부러 만들어내는 거짓 웃음이 아니라, 소설 속 인물들 하나하나에 내스스로가 빠져들어서 헤어날올수 없는 그런 소설이었다. 성장소설 하면 떠오르는 데미안이나, 호밀밭의 파수꾼과는 전혀 다른 느낌. 그것은 분명, 한국 사회가 겪어 있는 현실을 잘 반영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국인 정서에 맞는 한국 청소년들의 평범한 학교생활과 완득이라는 좀 독특한 소년의 환경을 통해서 우리는 함께 공감할수 있고, 또 함께 완득이의 성장을 지켜볼수 있었는 건지도 모르겠다.

 

완득이. 이름만 들어봐도 내 주변에 살고 있을 것만같은 그런 친근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다. 춤을 좋아하는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 출신에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갔으면서도 정을 잊지 못하는 어머니, 그리고 말을 더듬는 삼촌 남민구, 완득이를 봉으로 아는 선생님 똥주~ 첫 키스의 주인공 윤하, 부잣집 아들 똘아이 혁주,  누군가의 염탐꾼 노릇을 하던 핫산까지.  소설 완득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어느 하나 평범한 사람이 없다.

 

완득이라는 한 소년을 통해서 그의 눈으로 바로보는 세상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사회의 불신과 불의에 맞서려는 선생 똥주를 통해서 우리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어려움을 무겁지 않게 맞딱뜨릴수 있었다.

 

서울 어딘가 자리 잡고 있을 듯한 교회와 옥탑방, 그리고 완득이와 똥주. 

 

너무나도 평범해서 특별할것같지도 않은 옥탑방의 풍경. 하지만 그 옥탑방에 살고 있는 똥주나, 완득이, 그리고 아버지, 삼촌은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어두운 부분들, 아니 감추고 하는 부분들의 일부이기에 우리는 더욱더 그들의 삶에 공감 할수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특히나, 외국인 근로자들의 수가 끊임없이 늘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역시 많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결코 따뜻한 시선만을 보내고 있지 않다. 한편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한편으로 정말 대견하다 싶은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제3세계 국민이니깐, 우리랑 피부색이 다르니깐 무시해도 괜찮아 하는 잘못된 의식이 박혀있는지도 모른다.

 

도완득, 과연 내가 저 나이에, 저 처지에 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가출하려고 해도 갈곳이 집뿐인 소년. 반항하려고 해도 그 반항을 받아 줄 사람이 없는 가엾은 소년이 바로 완득이이다. 그런 완득이의 인생에 최악의 만남을 꼽으라면 옆집에 사는 담임 선생 똥주가 아닐까 싶다.

 

완득의 아버지는 난쟁이로 카바레에서 춤을 추는 춤꾼을 했었다. 그러다 완득이를 공부시켜보겠다고 서울로 이사하게되고, 똥주의 집을 마주보고 살게 된것이다.


똥주는 자신의 아버지가 외국인 근로자를 함부로 부려먹고, 다쳐도 치료를 해주지 않는 것을 보며 컸고, 결국 외국인 근로자들을 돕게 된다. 어찌 보면 잘 사는 부모를 둔 자식의 객기 어린 반항이라 볼수 있을지도 모르는 똥주의 행동은 우리에게 외국인 근로자들의 실상아닌 실상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다 완득은 핫산을 만나 권투를 배우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감을 회복해 나가게 된다.  그의 첫키스 상대 모범생 윤하에게서 가슴 두근 거림을 느끼기도 한다.  똥주의 도움으로 기억도 안나는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결국 그들은 각자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완득이의 이야기.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한번 쯤 주목을 해야할 그런 이야기를 완득이라는 한 소년의 삶과 그 주변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조금은 우리 주변의 완득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외국인 어머니와 아버지, 가난, 외국인 근로자들의 삶,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평소에 간과하고 넘어가던 이야기들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소설 완득이> 속에서는 중심이 되고 있고, 그 중심에 있는 완득이가 결코 자신의 처지에 좌절하지 않고 권투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만날 수 있다.  또한 가난이란 것을 부끄럽게 여길수도 있는 청소년이라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완득이에게, 가난이 창피한것이 아니라 말하며, 완득이의 햇반을 뺏어 먹을 수 있는 똥주같은 선생이 있기에 우리는 책장을 넘기며 웃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의 모든 완득이들에게 희망을 줄수 있는 책. 우리들에게 앞만보고 달리지말고 우리 주변을 조금 돌아보라고 권하는 책 완득이.  시종일관 유쾌함을 뿜어내고 있는 소설이지만, 그 유쾌함은 가슴 한 구석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단지 재미있었구나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완득이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변해야할지를 깨닫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오랫만에 유쾌한 소설 완득이를 통해서 마음껏 웃을 수 있었던 것같다. 한국적 정서에 맞는 한국형. 성장소설. 완득이. 완득이를 통해서 오늘 키가 한뼘은 더 자란것 같다.

 

유쾌하면서도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적극추천한다. 소설 완득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를 사뭇히게 사랑하게 되면 어떨까? 아니, 사랑했는 그 누군가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고, 결국 자신을 배신했다면? 여기 가슴 속까지 뼈저리게 원한을 가진 한 여인이 있다. 30대 초반 임에도 나이 70이 넘은 노파 흉내를 태연하게 하고 있는 기리유 에로코.

 

그녀는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된것일까? 에리코는 여성적 매력은 제로라 할 만큼 외모면에서 컴플렉스를 느꼈고 결국 자신이 할 일은 연애보다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기계발에 힘쓰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사장인 이치가하랄의 비사고 된다. 이치가하라로부터 지금까지 숨겨졌었던 자신의 아들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를 찾아나섰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끝일까? 당연히 아니다. 평생 연애라는 것을 모르고 지내다 누군가로 부터 사랑을 받는 다는것은 그에게 또다른 삶을 안겨주게 된다. 물론 거짓된 사랑일지라도 말이다. 그 사랑으로 인해 가슴 설랬던 에리코, 어쩌면 내가 같은 여자이기에 에리코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지도 모르겠다. 사랑, 설렘. 이런 단어들이 자신의 인생에 등장 할줄 몰랐기에 자신을 두근 거림으로 이끌었던 그 거짓된 사랑에 더 집착하게 됐고, 복수를 꿈꿨는지도 모른다.

 

히가시노 게이고,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은 붉은 손가락을 통해서 였다. 강한 흡입력있는 문체로 마지막 까지 여측 불허의 반전,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표면으로 들어내는 주제 의식까지, 추리소설로서 갖추어야 할 거의 모 든 것을 갖춘 소설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이다.

 

회랑정 살인 사간은 여기 한가지를 더 추가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믿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전제는 믿음이고, 그 믿음이 깨졌을 때, 내가 봐왔떤 모든 것이 거짓이란 것을 알았을때 오는 배신감,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진정한 아픔을 느끼긴 힘들것이다. 치밀하게 자신을 우롱했던 인간들을 몸소 직접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울때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여자라서 더 가슴 아픈 이야기, 여자라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세상에 사랑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에리코. 그녀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나를 에리코에게 투영 시킬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야망을 위해 자신의 친할아버지, 친구까지 무참히 살해해버리고 목을 조르고 싶을 충동을 느끼는 여자에게 거짓 사랑을 속삭이는 아사지와 히로미, 그를 통해 우리 사회의 거짓된 진실의 모습을, 인간 내면의 돈에 대한 욕심을 마음 깊숙한 밑바닥에서 끓어 오는 추악한 인간의 본질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이는지도 모르겠다.

 

그 거짓 놀음에 희생된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냥, 자신의 모든것을 사랑에 걸었던 순수한 에리코의 마음 일뿐이 아닐까? 분명 그것은 아닐 것이다. 흥미진지하면서 끝을 예측 할수 없는 이야기, 그 이야기가 여기 펼쳐지고 있다. 거짓 사랑에 놀아난 여자의 복수의 최후를 만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것같다. 단, 너무 기대를 하고 읽지는 마시길^^ 모든 것이 그렇듯, 너무 기대를 하게 되면 실망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 - 고전시가로 만나는 조선의 풍경
김용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학교다닐때 제일 싫어했던 시간이 음악시간이었다. 언젠가부터 노래를 듣는것도, 부르는것도 즐겨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곤욕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누가 어느 날, 내게 넌 노래를 부르는거니 책을 읽는거니? 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내스스로 음치라는 것을 인정해버렸고, 음악이라는 것 자체를 내 인생에서 지워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듣는 음악이라고는 유키구라모토나 이루마의 피아노곡정도, 그리고 자우림의 노래 몇곡, 토이의  노래 몇 곡들 뿐이다. 이런 내게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이라는 책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우리가 중고교 시절 학교에서 무작정 외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조선의 시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기에 무시할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학습에 의한 결과라고 할까? 지금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조선의 시가를 몇편 정도는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그런 투지(?)를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이다.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이라... 그럴듯한 제목이었다. 아니 나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만했다. 무작정 외우기만 하고 이 부분은 이런 뜻을 갖고 있어라며 학습에 의해 단정지어졌던 어구를 이해하며, 한번도 그 내용을 곱씹어 볼수 없었던 시들에 대해서 왜 이 시조들이, 이 시가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어떤의미로 이런 노래가 불리어지게 되었는지까지 상세히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같다.

 

20가지의 테마로 나뉜 시가 속에서 우리 조선의 사람들이 느꼈던 기쁨, 슬픔, 환희, 유유자적한 삶, 언어유희, 현실도피 등 다양한 삶의 형태를 만날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의 세태를 도입 부분에 말하며 유기적으로 시가들의 내용을 이어가고 있어서 그런지 현재와 동떨어진 조선의 노래라는 느낌보다는 과거와 현재가 어울어진 조화 속에서 사람들의 감정을 몰래 몰래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의 감정을 엿본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것같다. 중고교시절 문학 시간에 배웠던 시들은 다분히 지루하고, 어렵고, 왜 이런걸 배워야하는지, 왜 무작정 외워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말끔히 사라진다고나 할까? 

 

정말이지 조선의 시라고 해서 현재와는 전혀 다른, 현재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니라, 지금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게 더욱 신기했다. 물론, 과거 조선이라는 나라를 거쳐 우리의 민족문화가 형성되었고 현재에도 이어져오고 있으니 이런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새삼 새로운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것이 새롭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니, 누가 제대로 조선의 시를 이해해보기나 했을까? 이 책에서는 저자가 얼마나 시가에 대한 애착과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들어난다. 그뿐만아니라 그것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현 시대에 대두되고 있는 사회현상이나 문제들을 도입부분에 펼쳐나가고 있어 각각의 테마마다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어떤식으로 시를 해석해 나가야할지 방향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나, 조선의 위정자들이나 서민들의 시가 모두를 다루고 있어 그들의 역사와 우리 민중들의 삶 자체를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시라는 그 자체에 드러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읽어내릴수 있었던 것 같다. 조선의 시는 무조건 어렵고, 조선의 시는 위정자들만이 유유자적 누릴수 있는 하나의 놀이였다는 것에 대한 나의 편견을 단숨에 지울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문학, 시가 자체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수 있는 좋은 계기였던 것같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하라고 한다면, 나는 중고등학생들이 꼭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학교 수업시간에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이 시 자체를 이해할수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 그리고 그 시가 조선의 사람들의 어떤 감정을 노래하고 있는지 우리들에겐 어떤 식으로 다가오는지 알게 된다면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조선의 시가에 대해 알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역시 이책을 완전히 이해한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조선의 시가를 제대로 훑어본듯한 느낌이다. 시간이 날때마다 곁에 두고 책을 펼쳐 읽다보면 조선의 시가에 대해선 정말 어느정도 전문적인 식견을 갖출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경영은 시작된다!
찰스 핸디 지음, 강혜정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세상을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가끔 내가 이 인생을 잘 살고 있는것이 맞기는 한가? 하는 의문을 가질때가 많다. 인생이라는 것이 대체 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이 세상에 인생을 단 한마디로 정의 할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단지, 오늘보다는 내일을 조금더 열심히 조금더 알차게 보낼려고 노력하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 아닐까?

 

지금 내가 하는 물음에 조금 가까운 답을 제시한 사람이 바로 찰스 핸디가 아닐런지. 사실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찰스 핸디가 누군지, 그리고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며, 왜 수많은 사람들이 찰스 핸디에 열광하며, 그의 삶을 배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완벽히 이해한것은 아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은 어렴 풋이 알것같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경영할 줄아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매니저먼트 사상가, 세계를 움직이는 50인의 사상가중 한사람. 이것이 찰스 핸디를 수식하는 말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경영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말로는 굉장히 쉬운일이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지 않나 하는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지금도 나는 내 삶은 주체적으로 살고싶지만, 주변 여건, 그리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처음 마음먹은대로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어쩌면 주변을 의식해서 나의 선택을 바꾼다는 것 그것 자체가 잘못된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핑계일지도 모르지, 찰스핸디는 누구의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믿었고, 그리고 그길이 잘못되었다하면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찰스 핸디의 인생의 여정을 고백조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삶에 대한 성찰과 가치 판단,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그가 젊어서부터 취직을 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상황들을 통해서 우리가 직업이라는 것을 선택할때, 가치 판단이라는 것을 하면서 어떻게 실수를 하지않고, 아니 실수를 했다해도 그 실수를 어떻게 만회할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것이다.

 

어찌보면 간단할수도 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다. 포트폴리오인생. 앞으로는 정말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나만의 꿈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에는 굉장히 읽기도 힘들었지만, 물론 다읽고 난 지금도 충분히 그의 말을 완벽히 이해했다할수는 없지만, 그의 삶 자체가 내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하나의 지향점을 찾을수있었던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