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무신왕기 1 - 부여왕 대소를 제거하라
김상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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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달전 국민 드라마 주몽을 다들 기억 할 것이다. 사실 나는 원래 티비를 잘 안 봐서 몇 번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요즘 들어 고구려사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을 알 것이다. 중국에서 동북공정이다 뭐다 해서 우리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 시키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닐까 싶다. 과연 역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역사를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뿌리를 찾는 것이고, 과거 역사 기록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 진실 된 역사보다 더 진실 된 듯 한 느낌이 드는 소설, 대무신왕기가 있다. 개인적으로 역사 소설을 즐기지는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이 내용이 진짜 역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역사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책을 읽고 나면 그 여운이 몇 년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김진명씨의 소설들이 내게는 그랬다. 현대사를 조명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진 모르지만 말이다.

 

정약용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김상현 작가의 신작!  대무신왕기.
처음 받아 들었을 때는 대무신왕이 누구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중고등학교 국사시간에도 배운 적 없는 인물이였기 때문에 사전 정보가 없었다. 대무신왕은 유리왕의 아들로 고구려 3대 왕이다. 이 책은 대무신왕의 전성기와 그의 아들 호동왕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실 내가 더 관심이 간 것은 호동왕자의 이야기 이지만 말이다. 특히나, 이 소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대무신왕의 드넓은 중원으로 영토 확장이 아니라, 호동왕자와 낙랑국 공주의 이야기, 그리고 고구려의 정치적 실권 장악에 관한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중심 내용이다.

 

대무신왕은 유리왕의 셋째아들로서 고구려 초기 기반을 잡은 왕이다. 대무신왕에게 충직한 신하 을두지가 있었기에 부여의 대소를 죽이고, 한나라의 백만 대군을 물리치기 까지 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대무신왕이 아니라 을두지가 아닌가 싶다. 을두지를 주축으로 대무신왕과 그의 아들 호동이 연결된다. 을두지의 개략으로 호동왕자가 왕위를 지키기 위해 낙랑국으로 향하게 되고, 그 낙랑국에서 결국은 국내성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국내성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우리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등장했던 호동왕자의 여자 소군, 대무신왕의 첫째부인과 선우까지,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권력의 암투극과 개인의 복수심을 엿볼 수 있다. 거기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자명고의 전설은 여기서 새롭게 탄생한다. 우리가 생각하던 자명고와는 전혀 다르다. 새로운 착안이 몇 군데 보이기에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김상현의 소설은 대중소설을 표방하고 있기에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편히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거기다가 적절한 역사적 사실의 배치를 통해 사람들이 더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역사서로서, 사람들이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그런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역사 픽션을 본 것 같아 더 없이 즐겁다. 고구려의 대무신왕과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로맨스가 궁금하다면 꼭 읽어 봐야한다. 끝부분에 펼쳐지는 반전을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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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했다 - 우리 시대 고승 18인의 출가기
유응오 엮음 / 샘터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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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생은 망했다! 책 제목부터 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생이라... 다음 생도 있다는 것이겠지? 사실은 이 책이 불교 관련 서적이라는 것을 알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불교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책장이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조금 더 길었으면, 조금 더 내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 책은 18분의 고승들의 출가기를 말하고 있다. 출가기라, 속세의 인간으로 있다가 절에 귀의하는 순간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겉으로 출가라는 것은 집에서 머리를 길게 하고 살다가 절로 머리 깎고 들어가는 것 정도로 보여 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출가란 현재의 자신을 버리고 부처님께 귀의하는 내면적 변화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내가 이런 말 하기는 참 부끄럽다. 불교에 관심은 많으면서도 제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출가라는 말을 서슴없이 꺼내니 말이다. 어릴 때 아니,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 집은 불교를 믿고 있었고 나도 자연스레 절이라는 것을, 부처님이라는 분을 접할 수 있었다. 언제나 내가 힘들 때, 내가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것 같다. 이런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지 이 책의 스님들의 글 하나하나는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오랜만에 사색에 잠길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불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네 시대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18분들의 고승들의 출가기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한번 쯤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단명하겠다는 역술가의 말을 듣고 여섯 살에 출가하게 된 만봉스님, 부모님을 잃고 불교에 귀의하게 된 지종스님, 공비소탕 작전을 하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생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출가한 월서 스님, 급진주의자 사회 혁명가 박헌영의 아들 원경스님, 어렸을때 춘원 이광수의 글을 읽고 산사를 동경하던 청화스님, 문학을 하고 싶어 출가한 원담스님, 가족이 함께 출가하신 본각 스님, 어머니를 따라 출가한 탁연스님.... 18분의 스님들에게는 하나같이 기구한 사연들이 있다.

불교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노력했고, 지금은 자신의 내면적 성숙을 어느 정도 완성한 분들이기에 처음 불가에 발을 들여놓을 때의 계기들 역시 우리네 속인들에게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불교에 마음이 있었던 분들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에 귀의한 분들도 계셨고, 그 사연들 역시 내 눈 시울을 적시는 것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탁연스님의 출가기다. 어머니와 함께 머리를 깎으셨다는데... 그 어린 나이에 엄마를 우리 스님으로 불러야 했고, 떨어져 살아야 했던 탁연스님. 그 분께 불교란 정말 어떤 의미일까? 어릴 때야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를 따라 머리를 깎으셨다만, 중간에 다시 속세로 돌아가셨다가 고등학교 졸업후 불교에 귀의하셨는데, 그때는 정말 자신의 의지로 불교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탁연스님을 또 다시 귀의하게 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접하게 되는 철학적 문제로부터 고뇌하고,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無라는 것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그 해답을 찾고자 했던 스님들로부터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같다. 불교란것이 종교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기에, 불교를 믿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한번 읽어 봤으면 한다. 어쩌면 우리가 당연시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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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제135회 나오키 상 수상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들녘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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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역 다다심부름집. 책 표지가 우선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장난스러운듯하면서 뭔가 경쾌한 느낌! 사실 나는 일본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읽은 일본소설들이 다들 음침하고, 우울하고 어둡고 그래서 그런진 모르지만, 왜 요즘 다들 일본소설, 일본소설 그러나 싶었는데, 마호로역 다다심부름집을 읽고 나서! 왜 일본 소설 찾는지 알겠다고 해야하나? 사실 난 몰랐는데, 이 책이 선인쇄 최고 값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일본 소설이 유행이라서 예전엔 원고료도 편당 1000만원혹은 몇백만원이면 됐는데, 무슨 상 수상작 이러면 1억을 호가한다고 들었다.
 
그만큼 우리 문학계에 불고 있는 일본 소설의 힘이 장난이 아니라는 거겠지?  솔직히 한편으로는 좀 씁쓸하지 않은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 일본 문학도 장점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지금까지 몇권의 일본 소설들을 읽지는 않았지만, 매번 이런 책들이 왜 인기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곤 했는데, 마호로역 다다심부름집은 내가 읽은 일본 소설중에가 가장 유쾌하고, 가장 즐거웠던 책이다. 읽으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오면서, 웃을 수 있는책. 바로 그런 책이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이다. 
 
제목 그대로 마호로역에서 심부름집을 하고 있는 다다와 어느 날 불쑥 나타난 그의 고교동창생 쿄텐의 1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심부름집이라~ 심부름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어떤 걸까? 사실, 나는 심부름집 이러면 마음이 순수하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남의 뒤를 추적하고, 불륜관련 사진을 찍고 뭐 이런 게 먼저 생각난다. 왜 이러나 몰라~ 아무래도 티비에서 그런 이미지로 많이 소개가 되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다다 심부름집은 전혀~ 그런 곳과는 차이가 있다는 말씀!
 
언뜻 보면 다다나 교텐이 참 이기적인 사람일도 모른다. 처음에는 다들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하고, 정말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면서도 결국엔 사람들의 심부름을 다해주고, 마음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바로 다다와 교텐이다. 두 사람의 1년간의 동거는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친하지 않은 고교때 친구를 집에 들이고, 심부름을 함께 하러 다니고, 나중에는 그 친구가 사라지니 찾게 되고.... 요즘 우리 사회에서 잘 볼수 없는 그런 모습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이지 이 책은 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이중적인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착한 마음과 나쁜(?)마음 말이다. 결국에는 착한 마음의 승리로 끝나지만 말이다. 물론, 이해 타산적인것을 나쁜 마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마음과 대비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책의 첫 장은, 다다가 소네다 할머니를 아들의 심부름으로 병문안을 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 일거리는 오카네 집에서 버스가 제 시간에 오나 안 오나 체크하는 것이 였다. 그것도 하루 종일 말이다. 그날 저녁 오카네 집 심부름을 마치고 오는 길에 한 겨울에 여름 샌들을 신고 있는 고교동창생 교텐을 만나게 되고, 그가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해 재워 주게 되는데, 결국은 그게 1년을 함께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둘이서 함께 애완견의 주인 찾아주기, 버스시간 재기, 문병가기, 예전 애인 떨쳐내기, 아이 학원에서 데려오기, 개천 돌 닦고, 풀 뽑기, 창고청소하기, 여고생 숨겨주기~ 등의 정말 잡다한 심부름을 많이 해준다. 그러다가 복잡한 일에도 다 얽히게 되고 말이다. 정말 이런 심부름센터가 있다면 정말 잘 될 것 같은데~ 실제론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 같다.
 
심부름이 단지 돈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다다나 교텐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다. 교텐은 히야시를 스토커 처럼 따라다니는 남자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도 하는데, 정말 이런 일이 일어 날수 있을까?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말이다. 참 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실제로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우습다. 아니 씁쓸한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직 우리 사회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이런 따뜻한 손길은 돈을 준다고 해도 사실 거의 모두 거부할 거라는 걸 알기에 더욱 그런것 같다.
 
다다와 교텐은 모두 한번 결혼한 경력이 있는 이혼남이다. 그들에게 가족과 아이들이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 사실, 교텐의 경우 첫 등장부터 고교시절, 그리고 심부름집에서 일하면서 아니, 다다가 알지 못하는 그의 결혼까지 일반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임은 틀림이 없다. 은근히 언질을 주고 있는데, 난 사실 맨 끝에 교텐이 왜 그런 사람이 됐는지의 직접적인 언급이 나올 거라고 기대했는데, 약간은 아쉬웠다. 간접적인 언질을 통해서 독자가 상상을 할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기회와 함께 가족, 특히나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라는 것 같았다. 다다의 이혼 역시 가슴이 아프고, 아이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속을 내가 다 헤아릴 순 없었지만, 언젠가 다다가 그 일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등장하는 이말.... 정말 잊지 못할 것같다.  
 
행복은 재생된다고.
행복은 모양을 바꾸어 가며 다양한 모습으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살그머니 찾아온다고.
 
행복하지 않은 두 사람, 세상사에 상처 받은 슬픈 영혼, 다다와 교텐이 서로 함께 함으로써 서로의 영혼을 위로하고 행복을 재생시켜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한번 뒤돌아 보게 된다. 그 외의 많은 등장인물들 역시, 상처받고 아파하는 인물들임에 틀림이 없지만, 작가는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행복을 재생하는 방법을 무언으로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러 도쿄변두리라는 배경을 설정해 우리네 인간사에서 정상적이지 못한(?) 혹은 약간 궤도를 벗어난 듯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 만큼 상처받고, 불행한 사람들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줄수있는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그 이야기가 마호역의 다다심부름집이다.
 
정말 마호로역의 다다심부름집 이 책은 내게 너무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준 것 같다. 읽으면서도 너무 유쾌했고, 정말 따뜻함이 묻어나는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같다. 물론, 읽고 난뒤 그 즐거움 만으로 책을 덮을 수도 있지만, 좀더 진지하게 세상사를 생각해보고, 행복이라는 것에도 한번 생각 해본다면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권의 책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한 권의 책이 주는 깨달음이 함께 하고있다.
다다와 교텐의 즐겁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모두들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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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에게 중국을 답하다 - 유광종 기자, '회색'이란 색감으로 중국 문명의 속내를 그리다
유광종 지음 / 크레듀(credu)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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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민 드라마 주몽과 함께 티비에서 많이 떠들어 대던 것이 중국의 동북공정이였다.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 시키려고 한다는 것이였다. 사실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 때 굉장히 붕괴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책을 읽고 나니 중국인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자신들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는 민족들. 남의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은 정말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 중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몇 번 언급된 중국과 요즘 신문에 나오고 있는 중국이 내가 아는 전부 이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 엄청난 부자들이 살고 있다는 중국, 엄청난 인구와 엄청난 땅덩이의 중국,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이 실제의 중국이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중국인들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우리나라 국민들 만의 독특한 국민성이 있듯이 중국에도 중국민만의 독특한 국민성이 존재 할텐데 말이다.

이 책은 중국인만의 독특한 정서를 말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중국인들의 독특한 정서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에 읽으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중국.... 정말 거대한 땅 덩어리에 거대한 인구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담을 상당히 좋아한다. 누군가가 나를 보는 것도 싫어하고, 자신 역시 남의 것을 보거나 참견하는 것조차 싫어한다. 또 거대한 땅 덩어리이기에 지역주의가 발전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호남의 지역감정과는 정말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심하다. 외국을 경계하기 보다는 다른 성을 경계한다니 우리로써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넓은 땅덩어리로 다양한 문화와 지역주의가 존재해 왔기에 거기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유교와 도교가 함께 공존하는 중국, 겉으로 보기엔 질서의식은 원칙을 중요시하고, 정책 집행에서 철저한 구획성과 견고함을 내비치는 네모꼴의 문화지만, 내면적으로는 질서는 현실에 입각해 변화를 중시하고 원칙보다는 변통을 거리낌 없이 내세우는 동그라미 문화다. 이뿐만 아니라, 남과의 대화에서도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려한다. 이런 문화들이 지금의 중국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같다. 중국인들을 실제로 접하고 생활해 온 필자가 서술하고 있기에 더욱 현실적이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책 같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인들, 실제로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책이 많이 읽기 쉽고, 챕터별로 나뉘어져 있어 필요부분만 발췌해서 읽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문체 역시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인것 같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 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중국을 상대로 경쟁을 하고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중국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 중국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들의 그런 욕구를 충분히 만족 시켜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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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는 우유 배달부!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
비투스 B.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 이마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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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 처음 제목을 보고서는 솔직히 이거 무슨 동물 우화냐 했었다. 동물은 우리 인간과 가장 근접하게 살아가고 있는 친구 혹은 가족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애완동물의 경우 말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누구나 동물원 한번쯤은 가봤을 것이고, 동물을 만져 본적은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시골에 살아서 어릴 때 여러 동물을 키워봤다. 물론 지금도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고,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어린 동생 때문에 거북이, 자라, 금붕어, 병아리, 햄스터 등 별걸 다 키워봤다. 그래서 동물의 이야기가 내게는 더 가깝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나 고양이에 관한 책이라기보다는 거의 모든 동물을 망라하고 있다.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이런 동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정말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동물, 모성애 지극하고, 동료애가 강한 동물들을 보면서 현재의 우리 인간들의 세태가 부끄럽기 까지 했다.

 

동물들도 그들만의 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난 이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예전에 한번 들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체계적이고 우리인간 못지않은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랬다. 그들의 우리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듯 우리 역시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실로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짝짓기, 동물 사회의 암컷의 지위까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일들이 동물들의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펭귄 아빠의 희생정신이였다. 알이 부화하기를 기다린다고 3개월을 굶주리면서도 자신의 알을 지키고 부화시키는데 정말 인간이라도 저렇게는 못하겠다 싶은게, 부성애가 가득 느껴졌다. 이것 말고도 자신들의 아이를 위해서, 부부들 자신을 위해서 노력하는 동물들을 보면서 요즘처럼 이혼과 재혼이 밥 먹듯이 일어나고, 아이를 키울 수 없어 고아원에 버리는 우리 인간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정말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동물의 생활백서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평소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과나코, 흰돌고래, 붉은부리갈매기, 스컹크, 앨버트로스 등 갖가지의 동물들의 생존 법칙(?)이 등장하는데, 정말 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면 알지 못할 것같은 것들이 많이 등장해서 너무 즐거웠던 것같다. 하찮게 생각했던 동물들도 우리 인간들처럼 감정을 가지고 있고 똑같이 느끼고 행동하는 것, 그것 자체를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남는 책이다. 동물에 대해서 정말 알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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