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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전신이 마비되어가는 '루게릭'병에 걸린 노교수가 한 제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정리한 책이다. 모리 슈워츠 교수는 브랜다이즈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모리 슈워츠에게 불치의 병이 찾아온다.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노교수 또한 죽음에 대한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곧 그 충격을 떨쳐버린 그는 오히려 자기의 죽음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된다. 세상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면 차라리 그 죽음을 가치있는 일로 승화시키자고. 스스로 연구대상이 될 터이니 '생명이 사그라드는 나를 연구하시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시오. 나와 더불어 죽음을 배우시오'라고.
대학을 졸업하고 한동안 돈을 버는 일에만 정신을 빼앗겼던 모리 슈워츠의 제자 미치 앨봄은 어느날 TV에서 그의 스승을 발견하게 된다. 죽음을 목전에 둔 스승. 하지만 죽기 전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지니고 있고 죽음에 직면해서 더 투명해진 생각들을 주위의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스승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스승을 찾아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미치 앨봄이 매주 화요일, 삶과 죽음, 그 사이에 있는 다리를 천천히 걸어가는 모리에게 들었던 열 네 번의 인생 강의록을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모리에게 물어보고 듣고 싶었던 것들, 죽음, 두려움, 나이가 든다는 것, 탐욕, 결혼, 가족, 사회, 용서, 의미있는 삶 등의 주제를 앞에 놓고 모리가 풀어놓는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내 지난 삶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나서도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고 한다면 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내 삶의 목표들은 과연 내 인생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지. 책을 덮은 후에도 모리 교수의 말이 여전히 머리 속을 맴돈다.
'의미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반은 자고 있는 것 같다구.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 때문이지. 자기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데 헌신해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