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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이야기 - 소년한길 어린이문학 5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오덕님이 오랜만에 책을 펴냈다는 소식을 신문을 보고 알게 되었다. 한번 구해 읽어볼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오덕님의 책에 대한 왈가왈부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오덕님의 평소 글쓰는 스타일을 알고 있었기에 그러려니 생각은 했는데, 반발 정도가 좀 심한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 이 책부터 구해 읽기 시작했다. 분석대상으로 삼은 작품들 중 읽은 책이 대부분이어서 아무래도 읽기가 수월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머리말부터 시작해 책을 읽어나가는데, 이오덕님은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찮으신 뒤로 좀 나긋(?)해지지 않으셨을까 생각했는데, 꼬장꼬장한 것은 여전했다. 덕분에 작가들이 좀 험한 소리를 들었다. 우리말을 제대로 못써서, 아이들에게 허황되고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거나 사실성이 없는 글을 읽혀주게 되었다고 해서. 근데, 반발이 심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린이문학계의 원로로서 야단치는 정도가 좀 심했던 것이다. 책을 읽고 있는 나마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실 모든 작가의 작품이 다 잘된 결과물이 될 수는 없다. 잘된 작품이 나올 수도 있고, 실망스런 작품이 나올 수도 있고, 그건 읽는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인 것이다. 나는 잘 읽었는데, 다른 사람은 실망스럽게 읽을 수도 있는게 문학이니까. 단지 이오덕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글을 읽혀주고 싶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좀 심한 질책을 한 것 같다. 어린이문학을 담당하는 출판사와 작가들의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어때야 된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싶어서.
잘못 쓰여진 우리말을 지적한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은연중에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이 얼마나 많은가를 깨닫게 되었다. 말이나 글이나 정말 쉽게 사용해선 안되겠구나 하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고.어린이문학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비평의 중요성은 그래서 더 부각되어야 한다.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어린이책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는 이상 시장은 끊임없이 커져갈 터이고, 그럴수록 비평이 중심을 잡고 좋은 책과 좋지 않은 책을 구분할 눈을 독자들에게 키워줘야 하니까. 작가들에게도 읽는 독자들에게도 쓴 소리이긴 하지만 이오덕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양분을 얻어야 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