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그만둔다고 2주전에 이야기를 하고 후임자가 나타날 때까지는 있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물론 나또한 그사이에 다른 직장을 구했고 10월초부터  들어가겠다고 계약을 해놓은 상태고...

그런데, 이 눔의 직장은 후임자를 구해 놓은 거 같기는 한데 전혀 소개를 해주려 하지도 않고 인수 인계를 해주게 한번 불러달라고 해도 자기들이 알아서 한단다. -_-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으니 9월말까지 계속 넘어오는 검진판독은 내가 해야 했고 덕분에 매일 밤샘의 나날이었다. 은근 슬쩍 후임자 교육을 빌미로 미루기 신공을 펼치려고 했건만....(아흐흑~T_T)

그래도 7일이상 계속 밤샘 작업을 하고 주말에 일요일까지 일을 집에 들고가서 했던 덕분에 이번주는 조금씩 일이 줄어들더니 오늘은 넘어오는 일들을 오전에 다 처리할 수 있었다. 만쉐이~  간만에 여유다. 마음의 여유는 기분 좋긴 한데 무리해서 사용한 오른쪽 어깨가 드디어 비명을 지르는 것이 느껴진다. (짜쉭~ 어쨌거나 정신없이 바쁠 때는 잘 참아주었다. )오늘 저녁에는 파스를 공양 삼아서 시린 어깨를 달래주어야 할 듯..

이 눔의 직장 때려치우는 일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앞으로 3일..

잘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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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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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난 후, 알라딘 서재들을 돌아다니다가 '고백은 단지 자기 짐을 덜기 위한 행위일 뿐이다.'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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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하루하루가 계속 되고 있다. 판독해야 하는 종이 쪼가리들을 한아름 집에 들고와서 새벽까지 설쳐대는 것도 하루이틀이 아니건만 이 넘의 일더미는 왜!!!! 줄어들지 않는 것이냣~ -_-

그나마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것은 내일이면 가까스로 얻게되는 휴가...

홍콩 가서 맛난 거 많이 묵고 많이 구경하고 와야 하는데 준비할 시간이 없네그려...

덩그러니 놓여있는 항공권과 여행책자를 번갈아 보면서 종이쪼가리들과의 비장한 승부는 새벽까지 계속될 거 같다. 일은 끝내고 놀아야겠지? 그런데 넘 졸리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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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8-3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건강히 잘 다녀오셈^^
 

오늘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올리는 이유는 이것으로 매뉴얼 연재를 마치기 위함이다. 더 쓸말이 많긴 하지만 이쯤에서 그쳐야하겠다. 첫째, 비전을 자꾸 공개했더니 대내외의 압력이 거세다. -_-;; 유림에서 자객이라도 파견할까봐 걱정이다. 둘째. 자백이 놀렸다. 자기 홈페이지에는 작품 세계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내 홈페이지에는 씰데없는 낙서에 대한 이야기만 오간다고. 무릇 작가의 홈페이지란 작품 세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오가는...... 어쩌고 하면서 내 염장을 질렀다. 분하다. 나도 알고 보면 무협작가다. -___-;;; 유머 작가가 아니란 말이닷. 세째 원고 마감이 닥쳐오고 있다. -_-;;

민란 제압의 원칙이 전회의 핵심 내용이었다. 전회의 첫머리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진정한 마님은 그의 마님됨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아야만 한다. 나도 태어날 때부터 마님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는 내가 현모양처가 될 수 있을거라는 가당찮은 꿈을 꾸기도 했다. 쳇... -_-;;

여기서, 내가 마님이 된 과정을 간략히 서술해 보기로 하겠다. 결혼 초, 민란이 번번히 실패하자 삼돌이는 화가 났다. 그래서 종종 가출을 했다. 뛰어봤자 어디로 가겠는가? 집 근처에 마련된 작가들 공동 작업실인 늘보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투덜투덜거리며 내 뒷다마를 깠다. 한두번이 아니었나보다. 다른 늘보들도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입바른 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이재일씨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했다.

"재훈이형. 웬만하면 그냥 맞다고 하지, 한 두번 겪은 것도 아니면서 뭘 그때마다 덤벼.. ;;"

자백은 그날 크게 도를 깨우쳤다. 그 뒤로는 어지간하면 참고 사는 인내심을 체득했다. 그러나 분함은 여전히 남았던지 시시때때로 쌓이는 울분을 풀 길을 모색한 모양이다. 그 길이라는 것이 동네방네 다니면서 '우리 마님이 오늘도 날 팼어요' 따위의 유언비어를 살포하는 것이었다.

공언하건대 나는 절대로 누굴 패는 사람이 아니다. -_-;; 앞서도 말했다시피 삼돌이가 팰데가 어디 있다고 패는가? 그때만 해도 나는 내가 마님이라는 계급의식이 없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마님이 또 삼돌이를 패서 전치 4주를 만드셨다면서요?'하고 물어올 때마다 나는 당혹스러웠다.

처음 한동안은 30년 이상 주입된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와 내적인 전투를 벌여야 했다. 실질적으로는 마님이라도 대외적으로는 현모양처인척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폭력을 휘둘렀다는 따위의 유언비어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나를 마님이라고 부를 때 나는 슬퍼했다. 마치 근거없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같은 고통이 온몸을 엄습하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주변의 사람들은 '마님, 마님'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성에 대한 꿈이 있다. 남과 여라는 관계는 이성적 관계 맺음이 가능함으로 인해 항상 긴장이 내포된 관계다. 아줌마라는 제 3의 성은 그 긴장을 다소 제거했으나 덕분에 존경심 역시 거세된 성이다. 사람들은 꿈꾼다. 연약하고 감성적인 여성도 아니고, 우악스러운 아줌마도 아닌, 그것을 뛰어넘은 또 하나의 성을. 남자든 여자든 그 새로운 성에 기대어 포근하게 (-_-;;) 쉬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자기랑 별 관계가 없어도 '마님, 마님' 부르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마치 저울과 칼을 든 정의의 여신과 같은 압도적인 존재를 우리는 꿈꾼다. 그게 바로 마님이다. -_-;;

마님이 항상 옳아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땡깡 잘 부리고 심부름 잘 시킨다고 마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만인의 어머니스러운 압도적인 지위와, 언제나 올바른 탁월한 이성(과 뻔뻔함),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식구들을 지킬 수 있는 만땅 HP!

나는 본래 마님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만인을 위해 그 호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웃... 이 숭고한 희생정신) 사람들은 흔히 마님이 얼마나 편할까만을 생각하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얼마나 뻔뻔하면 마님 노릇을 하며 살까하고 질시하기도 한다. 속 모르는 소리다. 마님에게도 남모르는 고통과 번거로움이 있다.  무슨 고통과 번거로움이 있느냐고? 어...... 하여간 있다. 따지지 말라! (버럭)

에, 마님의 고통을 차포 다 떼고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늘 공정함과 옳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옳지 않으면 마님이 못된다. 뻔뻔함으로 밀고 나가면 되지 않느냐고? 집단최면이라는 것은 단순한 뻔뻔함만으로는 유지가 안된다. 게다가 이 뻔뻔함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데... ;; 이 나조차도 가끔은 내가 너무 뻔뻔하지 않을까 하고 반성해 보게 된단 말이닷. 어지간한 염통의 털가지고는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본질적으로 옳지 않고서는 마님의 파워를 유지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주의할 점이 있다. 살다보면 마님의 지위를 아직 인정하지 않는 외계세력과 부딪혀야할 때가 있다. 이때마다 살얼음을 걷는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솔직히 내집 삼돌이 하나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나라 땅까지 침범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자꾸 딴 나라를 먹어야만 한다. -_-;; 내가 원하지 않아도 백성이 눈을 초롱초롱 뜨고 '저 나라도 먹어주세요' 하고 요구할 때가 있다. 이때가 참으로 난감하다. 난 먹고 싶지 않단 말이다 T_T (거기 여러분! 마님이라고 부르지 말란 말이에욧!) 하지만 삼돌이 증후군은 흡혈귀와 같아서 자기만 물리면 분한가 보다. 일단 마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백성들은 다른 백성들까지도 전염시키고야 만다. 무서운 일이다. 마치 다단계 판매방식과 비슷하여 내가 애쓰지 않아도 어느 사이엔가 너도 나도 마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사실 집에 와서 장작도 안 패주고 물도 안 길어주는 말로만 삼돌이들이 백이 있고 천이 있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러나 이 확장의 매카니즘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저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마님의 영향력이라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서 세상만인을 통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끔은 개기는 자들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쳇, 지가 무슨 마님이라구... 그저 남편이 좀 아껴주니까 기고만장해서' 라든가 '쯧쯧.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이라는, 마님과 삼돌이 관계의 심오함을 깨닫지 못한 불우한 무리들과의 조우도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나도 삼돌이나무' 라고 자칭하면서도 은근히 응석을 부리며 머리꼭대기에 타고 앉으려는 불순한 세력도 있다. 이럴 때 어찌할 것인가?

대처방법은 단순하다. 놀아주지 말아라. 자기 집 울안의 오리지날 삼돌이가 아닌 유사 삼돌이 군단에게 마님이 베풀 수 있는 최상의 시혜는 '같이 놀아주는' 것이다. -_-;; 마님의 올바름과 마님의 덕성을 가까이에서 맛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유사 삼돌이들의 유일한 낙이다. 때문에 불순분자에게는 안놀아주는 것이 최고의 형벌이다. 안놀아줄거야! (훗, 무섭죠..? -_-;; 안 무서우면 말고..)

안놀아주는 것만으로는 웬지 보복이 시원치 않은 것 같다고? 반드시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고? -_-; 아서라. 무리하면 원래의 기반마저 무너진다. 물론 경우에 따라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걸 본인이 하려고 애쓰지 말아라. 하늘의 도가 항상 올바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애쓰지 않아도 징벌은 자연히 찾아가기 마련이다. 웃고 노는데 같이 끼지 못하는 자는 그 외로움 때문에 이미 벌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___^ (어딜 봐도 완벽한 이론이군. 음하하)

또한 항상 잊지 말아야할 사항이 있다. 마님의 영역을 같은 여자들에게까지 확장시키려고 하지 말라. 여자는 마님의 통치대상이 아니다. 세상 모든 여자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미 마님인 자와 잠재적 마님인 자. 다른 마님, 혹은 마님 후보들의 영역을 인정하고 그들의 통치권을 넘보지 말라.

솔직히 말해 유사 삼돌이 백이든 천이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집 울안의 오리지날 삼돌이다. 세상 모든 것을 잃어도 오리지날 삼돌이만 있으면 마님은 마님일 수 있으며 권토중래를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오리지날 삼돌이를 잃으면 백성 없는 왕, 신도 없는 신이 되어 하염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죽더라도 종곡을 베고 죽는 농사꾼의 마음으로 오리지날 삼돌이를 늘 아끼고 사랑하라. (아끼라 함은 그가 끓여오는 커피를 황홀하게 마셔줄 줄 알라는 것이고, 사랑하라 함은 설령 그의 김치찌개에 두부가 허옇게 덮여 있어도 참고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물론 이건 좀 어려운 일이지만.. ;;)

이상으로 마님이 되는 법의 비전 공개를 마치겠다. 끝으로 한 가지만 말하자. 자꾸 여기저기 방명록에 우리집 삼돌이보고 '삼돌이 안되는 법' 같은 것을 강의해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어리석은 일이다. 그 방법을 알았으면 어찌 삼돌이가 되었겠는가? 5공의 전**가 "민주화로 가는 길" 같은 책을 낸다든가 대*그룹의 김*중씨가 '망하지 않는 탱크그룹 유지하는 법' 같은 책을 내면 여러분은 사보겠는가? (사볼지도.. ) 모든 비전은 경험에서 나온다. 나는 마님이 되었다.(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고로 마님이 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때문에 우리집 삼돌이에게 여러분이 배울 수 있는 최상의 노하우는 '사랑받는 삼돌이가 되는 법'이라든가 '마님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야식 100선 레시피' 같은 것이리라.

그동안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이 글에 나온 인명과 지명은 사실과 대단히 관련이 많음을 밝힌다.

외롭게 주종의 도를 실천하는 마님 쓰시다 -_-;; (쳇.. 이것도 자기 최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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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일은 저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저는 단지 바가지 긁는 여자일 뿐 마님 소리는 못 듣는 것일까요?" 당연하다. 마님과 마님 아닌 사람의 경계선에는 그것이 외화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다.

첫 회에 나는 내가 어느 날 부터 마님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정말이다. 마님 소리는 내가 먼저 한 것이 아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였더라? -_-a

아무튼, 경험상 마님의 지위는 이 지배관계가 가정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을 때부터 본격화된다. 삼돌이란 불쌍한 존재다. 자기는 결혼 전의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면 피지배계급이 되어 있다. 삼돌이도 인간인데 스트레스가 쌓인다. 깽판도 간혹 부린다. (주) 삼돌이가 깽판을 부리는 이 상황을 망이 모드, 혹은 민란 상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님의 지위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우선 이 민란을 성공적으로 제압해야 한다. 우리집 예쁜 삼돌이라고 민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 작업실 방문에는 삼돌이가 최근 망이가 되었던 때의 흔적 - 발로 문을 꽝 차서 문짝이 우그러진 상태 그대로가 남아 있다.

어떻게 하면 민란을 제압할 수 있는가?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제 3국의 개입을 요청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시어머니나 시아버지, 혹은 시누이, 혹은 믿을만한 가까운 친구가 부부싸움에 중재자로 나서는 경우들이 있다. 먼 옛날 명성황후는 동학혁명을 제압하기 위해 청나라에 지원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제 3국 개입 요청은 때로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 내 견해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면 내 나라 내 땅에서 타국이 전쟁을 벌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 가정이 식민지화되는 것은 눈깜짝할 사이의 일이다.
둘째, 전투에서 결코 패배해서는 안된다. 마님의 지위는 불패의 신화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옳아야 한다. 당신이 틀린 소리를 하면 이미 마님이 아니다. 마님의 말씀은 항상 옳은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당신은 늘 스스로를 훈련시켜야 한다. 늘 옳게 생각하고, 옳게 행동하기 위해 노력할 일이다.
셋째, 실패한 전투는 역사에서 지워야 한다. 마님도 사람이기 때문에 간혹, 특히 미숙한 마님 시절에는 실수하는 전투가 생기기 마련이다. 마님의 사서에 패배한 역사가 기록됨은 수치다. 사관을 협박하고 기억을 조작하여 패배한 전투는 그 존재 자체를 시간 속에서 말소시켜야만 한다.

쉽게 말해서.. 싸우면 이겨야 하고, 혹시 지면 그 싸움이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다. -_-;;  딱 감이 오지 않는가? 마님은 뻔뻔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뻔뻔함의 갑옷이란 의외로 약해서 쉽게 부식된다. 고로 나는 여러분이 뻔뻔함 이전에 옳음을 먼저 습득하기를 권한다. 정당한 논리로 중심을 잡고 그 위에 뻔뻔함의 갑옷을 두르면 이것이야말로 무적 치트키다. 그러나 중심이 없는 상태에서 뻔뻔하기만 하면 대내외의 비난으로 일찌감치 몰락한다.

자고로 인자무적이라 했다. 삼돌이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까를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삼돌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를 생각하라. 나는 주로 삼돌이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다. 마님이라고 맨날 누워서 뒹굴거리는 줄 아는가? -_-;; 천만의 말씀. 로마에도 빵과 서커스가 필요했다. 삼돌이의 즐거움을 위해 나는 때때로 온갖 여흥을 준비하고 연구한다. 마감에 시달리는 삼돌이를 위해 남들한테는 절대 안 보여주는 춤도 춰주고 노래도 불러준다. 그 밖에 또 뭘 해주느냐고? -_-;;  그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래! (버럭)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무튼 늘 덕으로 다스렸음에도 불구하고 (... 덕이 어디 있었지?) 민란은 때때로 발생한다. 민란을 제압할 때의 태도란 어때야 하는가? 우선,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1. 싸울 때 목소리 큰 쪽이 진다.
목소리 크면 장땡일 것 같지만 의외로 안 그렇다. 평소에는 기차화통이 되더라도 이때는 냉정해야 한다.

2. 그렇다고 숨죽여 질질 짜면 진다.
상대가 버럭버럭 화내는데 말대꾸도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서 잉잉 울면 진다. 울지 마라. 울더라도 뜨거운 눈물이 아닌 차가운 눈물을 흘려야 한다.

3. 항상 냉정해야 한다.
전투에 입각해 냉정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끗발이라도 냉정한쪽이 이긴다. 상대가 열기를 다 내뿜을 때까지 기다려라. 뜨거운 기운은 쉽게 폭발하고 쉽게 흩어진다. 삼돌이가 평소 쌓아두었던 원한을 다 내뿜을때까지 기다려라. 그조차 못하게 하면 울화병이 생겨서 고장난 삼돌이가 된다. 삼돌이가 원한을 내뿜는 동안 머리 속으로 조용히 생각하라. 이 사태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가? 물론 대부분의 경우 마님에게 잘못이 있다. ^_^;; 백성의 소요는 본시 통치자의 부덕함에서 오는 것이다. 반성은 속으로 하라. 그리고 당신의 부덕함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삼돌이의 잘못을 증거할 요소가 있는지를 따져보라. 있다면 열기가 가라앉은 뒤 차분하게 제기하라. 아무리 따져보아도 삼돌이가 잘못한 것이 없는가? 그럼 재빨리 빌어라. -_-;;;

비는 것이 마님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통치자도 세불리할 때는 토낄 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억누르려고 하다가는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가 되는 수가 있다. (*주* 러시아의 마지막 짜르 부부)

억누를 때는 태산처럼 억누르되 빌 때는 열라 불쌍하게 빌어야 한다. T_T. 삼돌이로 하여금 '헉 좀 과한 사과인걸' 싶을 정도로 빌어도 괜찮다. 문제는 빈 다음이다. 빌고 나서 재빨리 뭔가 이벤트를 만들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패배한 싸움은 잊혀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맛있는걸 해주든, 삼돌이가 평소에 갖고 싶어하던 걸 사주든, 아무튼 삼돌이로 하여금 좀 전에 뭔가 싸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3일 이내로 삼돌이가 실수할 수 있는 상황을 유도하라. -_-;; 준비된 싸움에서는 패배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싸움의 기억을 며칠 전의 패배한 싸움 위에 엎어 씌워라. 덮어서 저장한 파일은 죽어도 되살리지 못한다.

오버 세이브 까지 성공했다고 거기서 그치면 당신은 2급 마님이다. 진정한 마님은 민란 제압 후에 홀로 수루에 앉아 큰 칼 옆에차고 반성을 해야 한다. 도대체 얼마나 부덕했길래 삼돌이가 민란을 다 일으키는가? 반성 또 반성하여 다시는 같은 이유로 민란이 발생하지 않게끔 스스로를 가다듬어야 한다.

나 또한 깨진 문짝을 수리하지 않고 냅두고 있다. 그리고 그걸 볼때마다 반성하고 있다. 조만간 철문으로 해달아야 다시는 성질 부릴 때 방문을 걷어차지 못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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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뉴얼의 코어판을 출판해보라는 각계의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기쁘다. 그러나 정작 출판사에서는 전화가 안온다. 슬프다. 정녕 선지자는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인가? (... 내 고향이 출판사였던가? -_-)

아무튼, 진도를 나가자. 사람들은 흔히 마님과 삼돌이의 관계를 악처와 공처가의 관계로 오인하곤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 두 관계의 결정적인 차이가 무엇인가? 악처 밑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나와도 마님 밑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사람들은 마님과 삼돌이의 관계가 폭력으로 성립한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마님은 주먹을 (혹은 발을) 써서 삼돌이를 지배하는가? 아니다. 솔직히 귀여운 삼돌이 때릴 데가 어디 있다구 주먹을 대겠는가? -_-;; 잘못 때렸다가 다리몽둥이라도 분질러지면 장작은 누가 패고 물은 누가 길어오는가? 매를 아껴야 한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폭력이 강위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을 삼돌이가 깨닫게 해서는 안된다. 왜냐?  원래 아랫것들이 주먹이 쫌 세다. -_-;; 맞장 뜨면 불리하다. 폭력으로 대화하는 법을 잊게 만들어야 한다. 폭력이 대화의 한 방식, 그것도 매우 강위력한 방식임을 우리의 삼돌이들이 깨닫게 되면 형국은 마님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간다. 그러니 우리들은 마님 계급이 사실은 맷집이 좋다는 비밀을 삼돌이 계급에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잘못 맞으면 사망이라는 유언비어를 끊임없이 사회에 유포시켜야 한다. 시시때때로 팔다리 허리가 아파야 하며, 무거운 걸 들면 낯빛이 창백해져야 한다.

깨달았는가? 연약한 척 하는 것은 연애할 때 써먹을 일이 아니다 -_-++ 연약한 척은 아줌마 되고 나서 써먹어야 한다. 물론, 1vs1 에서 삼돌이를 십초 이내에 제압할 무력이 당신에게 있다면 구태여 연약한 척 할 필요 없다. 단지 그것 뿐인가? 아니다! 때로 마님은 호랑이처럼 사납고 표범처럼 날쌜 수 있다는 사실도 주지시켜야 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 시골로 이사온 첫무렵, 만삭의 배를 안고 강아지 세 마리와 함께 시골길에 산보를 나갔다. 시골에서는 송아지만한 개들을 풀어놓고 키운다. 개들은 영역 다툼에 민감하다. 괴상하게 생긴 이계의 개들(요크셔 테리어, 슈나우저 등등)이 자기 영역에 침범한 것을 깨달은 한 똥개가 우리 강아지를 향해 돌진했다. 그 커다란 앞발로 요크셔 테리어를 쓰러뜨린 뒤 짓밟고 목을 물려는 순간 (이때 우리 요크셔는 싸움이라고는 해본적이 없어서 그냥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삼돌이는 저 뒤에서 담배를 물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_-;; 남산 만한 배를 안고 개와 격투를 벌였다 (...) 물론 내가 이겼다 -_- V 그 뒤 나를 바라보는 삼돌이의 시선에 존경과 경외감이 깃들이게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 아니라고 하지 말라구 -_-++)

만약 당신의 행동 패턴이 삼돌이에게 예측가능한 어떤 것으로 파악이 되어버린다면 당신은 실패한 것이다. 도무지 마님이 어떤 인간인지 짐작도 할 수 없어야 당신은 성공할 수 있다. '설마 그렇게까지 뻔뻔하기야 하겠어?'라고 할 때 그렇게까지 뻔뻔해야 하며, '이건 마님이 절대로 용서해주지 않을거야'라고 할 때 용서해 줄 줄 알아야 한다. 게임과 마찬가지다. 게임의 규칙이나 보이지 않는 수치가 다 파악이 되어버리면 이미 그 게임은 재미없는 물건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계속해서 파악되지 않는 랜덤 수치가 흘러나와준다면 아직 파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된다. 여러분은 영원히 파악되지 않는 게임으로 남아야 한다.

또한, 삼돌이의 취미생활을 격려 고무 시켜줘라. 통치는 무력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은 장난감을 좋아한다. 참 쓸데없어 보이는 물건에 유달리 집착하기도 하고 그걸 신주단지 모시듯 하기도 한다. 물론 돈 아깝다. 그러나 그 돈 몇푼으로 가정에 평화가 온다면 이 아니 기쁠소냐? 만화나 게임에도 YWCA 권장종목이 있듯이 이 취미에도 권장할 만한 것이 있다.

요리 취미는 적극적으로 살려줘야 한다. 가능하면 없던 요리취미라도 생기게 해주는 쪽이 좋다. 사실 남자들이 여자보다 요리 잘한다. 중국에서는 '냄비 돌리려면 손목 힘이 강해야' 하기 때문에 남자가 요리장이 많다고 하고, 일본에서는 '회 뜨려먼 손이 따뜻하면 안되는데 여자들이 체온이 높아서'라는 이유로 남자 요리장이 많다고 하는 믿을 수 없는 설이 있다. 아무튼 뭐 그런데서 남녀평등 따지지 말자. 남녀는 원래 평등한 존재가 아니다. 달과 6펜스 사이에 평등 따져서 뭣하랴? -_-;; (어느 쪽이 달이냐고는 묻지 마시고..)

사회적으로는 평등을 따지는 것이 유리하지만 개인관계에서는 명분보다 실리다. 전문 요리사에 남자가 많다는 것을 늘 화제에 올려라. 라면도 제대로 못끓이는 우리 삼돌이가 알고 보면 놀라운 요리 재능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라. 그리고 만화책을 사다줘라!

나는 원래 만화 사는 취미가 없던 사람이다. 그러나 남편은 만화 사는 취미가 있다. 처음에는 깽깽거렸다. 그러나 이제는 그냥 놔둔다. 서가에 만화책이 수천권 꽂혔다. 집구석이 대여점화 되어간다. 그래도 참는다. 다 그게 남는 거다. 요리만화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물론 필독서는 <아빠는 요리사>다. (.. 전권 다 있다)
자백은 (.. 우리집에서의 별명이다) 처음에는 정말 요리 못했다. 김치찌개라고 끓여오는데 왜 이렇게 맛이 없는지 (우우우욱) 아니, 어떻게 설탕을 넣지도 않는데 찌개가 달착지근할 수가 있을까!
그러나, 당신이 요리기능이 첨가된 삼돌이를 얻고 싶다면 삼돌이가 해오는 첫번째 요리가 아무리 맛이 없어도 절대로 그 티를 내서는 안된다. 나는 눈물과 함께 첫 찌개를 먹었다. 그리고 찬사를 보냈다. 칭찬해주면 정말 잘하는 줄 알고 자꾸 한다. 물론 한동안 괴롭다. 밤마다 고통당하는 위장을 안고 울며 지새운 밤이 여러 날이다. 출판사에서 뽀려온 요리책 부록을 책상 옆에 슬그머니 놔두기도 하고, 여러 종의 요리 만화책도 사다 줬다. 그 성과로, 오늘 날은 그럭저럭 인간이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어낼 줄 알게 되었다. (..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도 내가 한 음식보다는 자백이 한 쪽이 맛있단다... )

칭찬도 매일 똑같이 하면 곤란하다. 여기 그 단계별 노하우를 공개한다.

1단계: 아빠는 요리사 급 -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눈을 크게 뜨며 외친다. "오오, 이거 맛있는걸? 아무리 배가 불러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겠어!" -> 요리 취미 초급 단계에서 쓸만하다.

2단계: 맛의 달인 급 - 음식을 입에 넣고 잠시 침묵해야 한다. 재빨리 머리 속에서 미리 준비한 대사를 확인한 다음 내뱉는다. "우웃, 이 된장찌개의 맛은, 마치 추운 겨울의 얼음을 뚫고 막 돋아나기 시작한 풋풋한 새싹의..." 물론, 그 뒤에는 재료에 대한 언급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호박은 **마트의 떨이상품으로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한 그것...! 당신 정말 짱이야.' 잘만 하면 삼돌이는 요리 뿐 아니라 장보기에까지 프로 정신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3단계: 중화요리급 - 요리의 각 분야에서 프로정신을 발휘하게 된 삼돌이는 어느날 좀 더 높은 경지에 이르고 싶은 충동에 시달릴 것이다. 그때쯤 이 중화요리급 칭찬이 나와줘야 한다. 요령은 다음과 같다. 요리를 입에 넣는 순간 허공에 <好> 자를 크게 그린다. 눈알을 3cm쯤 앞으로 돌출시키고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며 감탄한다. 당신의 삼돌이는 자신의 요리 실력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깨닫고 기뻐할 것이다.

물론, 사실은 맛없는데 맛있는 척 하고 먹으려니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것, 이해한다. 가끔은 비판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비판도 '맛없어!' 정도로는 곤란하다. 센키에비치의 명작 쿠오바디스를 참고하라. 다음과 같은 대사가 좋을 것이다. 요리를 입에 넣고 잠시 침묵한 뒤에 삼돌이가 "왜? 맛이 없어?"라고 그럴리 없다는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물으면.

"물론 맛있어. 하지만 당신이 끓였다고는 믿을 수가 없어. 만약 이 요리가 그저 평범한 신라호텔 요리장이나 힐튼호텔 쉐프의 솜씨라면 나는 그들을 칭찬할거야. 그러나 당신 정도의 천재가 이 정도 맛 밖에 못낸다는 것은 재능의 낭비야. 당신 요리가 요즘은 어째 매너리즘에 빠진 것만 같군."

생각 있는 삼돌이라면 진지하게 반성하며 다음번에는 그나마 먹을 만한 것을 만들어내올 것이다.

어쨌거나 요리 옵션이 부착된 삼돌이와 함께 살려면 입맛에 대해서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스스로를 실험작 맛보기 마루타로 삼아야만 하는 것이다. 다행히 나는 원래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 참고 산다. -_-;;

* 그러나 이런 나도 괴로운 것이 있다! *

자백의 외호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두부마왕'이다. 자백의 인체는 10퍼센트가 물, 50퍼센트가 술, 나머지 40퍼센트가 두부로 이루어져 있다. 두부를 너무 좋아한다. 이 인간은 세상 모든 요리에 두부가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자백을 유괴하려면 두부로 유괴하면 될 지도 모른다.

어쩌다가 (어쩌다가임이 중요하다) 내가 찌개라도 좀 끓여줄려고 한다고 치자. 간까지 다 맞추고 마지막으로 좀 더 끓이기 위해 뚜껑을 덮어놓고 밥을 푸러 잠깐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뚜껑을 열어보면, 거짓말처럼 찌개 위에 하얗게 두부가 덮여 있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 두부 들어가는 것 정도는 참을 수가 있다. 천만번 양보해서 부대찌개까지도 참을 수 있다. 삼계턍을 끓여도, 갈비탕을 끓여도 고개 잠깐 돌렸다가 돌아와보면 두부가 우히히 웃고 있다. 무섭다. 나도 원래는 두부를 싫어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두부가 무섭다. -_-;;

지난 번 무림향 엠티에서도 이 두부마왕의 솜씨는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애초에 두부를 사가지 않았으니 엠티의 찌개에서는 두부가 안 들어갈 줄로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자백이 슬금슬금 민박집 바깥으로 나갔다가 5분 후 득의한 웃음을 지으며 돌아왔다. 손에는 두부 봉지가 들려 있었다. 정말 무서웠다. 그 깡촌에서까지 두부를 찾아내는 본능적인 감이라니. -_-;;

게으른 우리집 부부를 위해 식료품 조달을 해주시는 어머니는 장모 사랑은 사위랍시고 두부를 샀다 하면 한 판씩 사둔다. 그거 다 처리하려면 미칠 노릇이다. 며칠째 두부를 먹어야 했던 불쌍한 아버지...... 그래도 양심은 (쪼금) 있었는지 둘만 있을 때 자백이 물었다.
"장인 어른. 두부만 드시려니 괴로우시죠?"
본래 말이 없는 우리 아버지. 딱 한 마디만 주저주저 꺼내셨다.
"... 나도 원래는 두부 안 싫어했어."

인생이란 괴로운 것이다. 요리 옵션 추가된 삼돌이를 고용하려면 이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미식가 여성이라면 포기해야할 노릇이다. 다행히 나는 미식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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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6-08-21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맛있어. 하지만 당신이 끓였다고는 믿을 수가 없어. 만약 이 요리가 그저 평범한 신라호텔 요리장이나 힐튼호텔 쉐프의 솜씨라면 나는 그들을 칭찬할거야. 그러나 당신 정도의 천재가 이 정도 맛 밖에 못낸다는 것은 재능의 낭비야. 당신 요리가 요즘은 어째 매너리즘에 빠진 것만 같군."

으하하하 이거, 쿼바디스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으로 기억하고 있거든. 페트로니우스가 네로 황제를 데리고 노는 장면.

두부 얘기도 넘 웃기다

클레어 2006-08-2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남자고 그 남자를 움직이는 것은 여자다.'라는 말이 있지요. 살살 꼬드기는 저런 기술 습득이 진실로 필요한데 잘 되지가
않습니;;;;-_-

허연 두부가 밥상에서 우히히 웃는 상황이 매일매일 펼쳐진다면 공포스러울 거 같기도 해요.

딸기 2006-08-22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실은 우리집 식구들도 거의 두부중독 수준이거든. 냉장고에 두부가 꼭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ㅋㅋ 요샌 두부가 고급화되어서 얼마나 맛있는데! (비싸기도 하지만;;)

에오스, 그나저나 '살살 꼬드기는 기술 습득'은 잘 안 되고 있는거니. 우짜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