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기타제작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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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클래시컬 음악 가운데에서도 매우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바흐 음악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는 화성과 멜로디를 수학적으로 전개시키는 장기를 가지고 있었다. 곧 기본 악상에 점층법을 더해 시간이 지날수록 듣는 이의 감정을 고조시킨다. 골드 베르크는 이러한 특징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흔히 자장가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사실 이 음악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리듬을 놓쳐 헤매게 된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평론가는 이 음악을 들을 때는 손과 발을 깨끗이 닦고 홀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다고 하다. 


굳이 그렇게까지 라고 하시는 분들은 속는 마음으로 한번 시도해보시라. 분명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런 분들께 추천하는 음반이 바로 튜렉이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이 곡을 유명하게 만든 글렌 굴드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있는 사람도 튜렉은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굴드가 자신의 목소리를 마치 허밍삼아 재즈처럼 연주한다면 튜렉은 자신은 배제한 체 오로지 관객들만이 들을 수 있는 엄격한 소리를 전달한다. 취향은 다를 수 있겠지만 골드베르크를 듣고 싶으시다면 튜렉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참고로 이 음반은 하프시코드다. 피아노 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악기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음역도 좁지만 계속 듣다보면 진정한 골드베르크의 진수를 만끽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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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11 - 조선과 일본의 7년전쟁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11
이이화 지음 / 한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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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통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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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11 - 조선과 일본의 7년전쟁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11
이이화 지음 / 한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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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부고 소식을 접하는 마음은 착잡하다. 빨강머리 앤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신지식 선생에 이어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이 오늘 84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대구에서 열일곱 살 먹은 학생이 바이러스로 사망한 뉴스까지 들어 더욱 울적하다. 


이이화 선생은 예전에 강연에서 뵌 적이 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이 생생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그가 꽤 유머스러우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하셨다는 거다. 오늘날로 치면 설민석 같았다고나 할까?


그는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웠다. 우리 역사기록의 대부분이 한자이니 아무래도 유리한 처지였다. 그러나 한문 좀 안다고 유세떠는 학자들이 꼴 보기 싫어 혼자만의 길을 걸었다. 이른바 민중역사다. 사실 글을 쓰고 읽을 줄 아는 이들의 기록은 매우 제한적인 자신들의 이야기일게 뻔하다. 백성은 들러리 정도다. 실제로 민중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글로는 확인인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글을 토대로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고 그 가운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과감하게 추론해야 한다. 이른바 역사는 끊임없는 대화라는 사실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


이이화 선생의 업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가 최고가 아닌가 싶다. 학자가 아닌 대중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통사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 특히 임진왜란을 기술한 부분은 역사서로도 충실하지만 이야깃감으로도 박진감이 넘쳐 서너 번 넘게 읽은 기억이 있다. 


아무쪼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수상한 시절에 생을 마쳐 그를 기리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지만 언제고 그의 작업은 다시 빛을 발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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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변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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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뇌란 무궁무진한 영역이라. 끔찍하지만 매혹적인 상상속의 세계를 하가시노 게이고는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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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변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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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말했다. 왜 마구 쓰지 않는 거지? <양들의 침묵>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토마스 해리슨을 빗댄 표현이다. 그는 정말 몇 작품밖에 쓰지 않았다. 물론 해리슨에게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난 완벽주의자거든. 글쎄? 배우인지 씨에프 주인공인지 이젠 구분조차 어려워진 원빈을 보는 느낌이랄까? 다행히 히가시노는 킹 파였다. 데뷔한 이후 꾸준히 여러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그 덕에 초창기 작품까지 볼 행운이 생기고 있다. 역시 뜨고 봐야해. 


<사소한 변화>는 1991년 탄생했다. 지금 보면 낯선 상황전개가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다 해결되는데, 억울하게 총까지 맞고 이런저런 오해를 받게 되고. 그럼에도 역시 게이고는 게이고다. 초기 시절부터 인간, 구체적으로 뇌에 관심이 있었음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뇌란 무궁무진한 영역이라 아주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뇌이식이라면. 


어렸을 때 읽은 공상과학소설이 떠오른다. 뇌를 통째로 바꾸어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 끔찍하지만 매혹적인 상상속의 세계를 하가시노 게이고는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비록 어설픈 표현이나 어색한 대화가 자주 보이지만 그래도 창의력은 별빛처럼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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