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야지

 

독서실에 산 적이 있다. 집에서 직장까지 편도로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만약 일터가 평생직장이라면 이사도 고려해봤겠지만. 결국 그 곳에서는 정확하게 1년을 일했다. 고시원에 살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힘든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햇빛을 잘 보지 못한다는 건 가장 치명적이다. 겨우 손바닥만한 창문이 있는 공간을 구했지만 어쩐 일인지 햇살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사방으로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늘 축축한 기분으로 비몽사몽 눈을 뜨곤 했다.

 

영어 표현에 Rise and Shine이 있다. 일어나야지라는 뜻이다. 물론 Get Up이라는 말도 있지만 훨씬 더 자주 쓰인다. 이유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억지로가 아니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을 만끽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반지하나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낡은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당장은 아침에 햇살에 눈이 부셔 눈이 떠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아 아침이구나 햇빛을 보러 나가자라는 마음으로 일어난다면 조금은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만약 그럴 상상이 도저히 일어나지 않는다면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기분을 가볍게 하면 어떨까? 그리고 가까운 공원에라도 가서 소리를 냅따 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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