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의 교과서라는 평이 아깝지 않은 다큐멘터리

 

영화, 현대음악의 구세주

 

예술 앞에 현대가 붙은 분야는 난해하다는 선입견에 시달린다. 혹은 전위적이거나. 미술이 대표적이다. 대형상어를 반으로 잘라 수족관에 넣어 유명세를 탄 대미언 허스트를 보라. 현대미술은 상업성과 결합되어 스타 작가를 계속 배출하고 있다. 반면 현대음악은 지리멸렬하다. 백남준에 버금가는 작곡가가 있는가? 곧 미술이 설치로 방향을 틀어 성공을 거둔 반면 음악은 멜로디와 가락을 잃으며 점점 설자리를 잃어갔다. 이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영화다.

 

현대음악과 영화는 초창기때부터 동반자관계였다. 기술적 한계로 무성영화밖에 만들 수 없을 때 영사기 돌아가는 소음을 없애기 위해 음악을 덧붙인 것이 출발이었다. 유성시대로 넘어가면서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영화의 주요 테마로 자리잡으며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오늘날 영화음악은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대규모 연주로 변모했다. 곧 영화음악만을 전문으로 작곡하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만약 스타워즈가 메인 음악이 없다고 상상해보라. 죠스에서 상어떼들이 사람들을 공격할 때 등장하는 긴박한 사운드가 빠졌다고 생각해보라. 완전히 팥없는 단판빵이다.

 

<스코어>는 영화음악의 시작부터 최근까지의 역사를 짧고 강하게 보여준다. 존 윌리암스. 한스 짐머, 엔리오 모니꼬레 등 그 이름만을로도 불멸이 된 작곡가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만약 영화가 없었다면 현대음악은 완전히 박제된 전통소리를 변질되었을 것이다. 마치 국가에서 장인으로 인정하여 생계를 책임지며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는 천연기념물로 전락하고 말았겠지.

 

덧붙이는 말

 

개인적으로는 필립 글래스가 빠진게 무척 아쉬웠다. 사실 대부분의 영화음악 작곡가들은 계보가 복잡하다. 정통 클래시컬 음악을 배운 사람들도 있지만 밴드 출신도 있다. 물론 좋은 음악을 만드는데 출신이 무슨 상관이겠냐만 그래도 영화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현대음악을 작곡하는 인물을 배제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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