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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과학 - 청각은 어떻게 마음을 만드는가?
세스 S. 호로비츠 지음, 노태복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드니 눈이 침침하다. 멀리 있는게 안 보이는건 그러려니 하지만 가까이 있는 글자로 가물가물하니 기가 막히다. 장점도 있다. 보기 싫은 사람이나 사물이 잘 안보이니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찌 된게 귀는 여전히 생생하다. 딱히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매일같이 지하철에, 자동차 소음에, 사무실 불협화음에 시달리지 않은 덕이다. 문제는 너무 잘 들려 조금만 소리가 크거나 이상해도 거슬린다는 거다. 실제로 나는 고주파 난청이다. 곧 지나치게 소리가 높으면 먹먹해진다. 게다가 왼쪽 귀는 이명이 심하다. 당연히 소리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소리의 과학>은 청각을 마음에 빗대어 쓴 탁월한 책이다. 소리란 단지 들리는게 전부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인다는 논리다. 음악은 대표적인 예이다. 일상대화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떤 톤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
소리의 과학적 측면부터 진화를 거쳐 미래의 소음까지 이 책은 소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보물같은 책이다.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매리 리치의 찬사가 괜한 소리는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