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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을 가다 - 천년의 숲길 위에 피어난 찬란한 역사의 현장, 오대산, 개정판
자현 스님 지음, 하지권 사진, 정념 스님 감수 / 조계종출판사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너무 흔해서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산이 그렇다.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한국은 0퍼센트 이상이 산지이기에 어느 곳을 둘러봐도 산봉우리를 볼 수 있다. 역설적으로 드넓은 대평원은 상상에서나 가능하다. 가뜩이나 좁은 땅에 산까지 많으니 사람 살 곳이 적다며 투덜대던 역사가 오천년이 넘었는데 먹고살만해지자 산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숲을 이룬 산이아말로 천혜보고라는 식으로.
산을 오르고 내린지는 오래되었다. 아주 어렸을 아버지를 따라 도봉산을 오르다 지금은 매주 한차례 관악산에 간다. 지리산이나 설악산같은 험산도 가끔 다니곤 했는데 지금은 오로지 관악산만 간다. 그 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라는게 간사해서 요즘은 자꾸 오대산이 땡긴다. 동계올림픽 영향도 있지만 월정사를 안고 있는 오대산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오대산을 가다>는 나같은 산 애호가에게는 딱인 책이다. 단지 산세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까지 되짚어봄으로써 반드시 가야하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냥 가도 좋은 산이지만 이 책을 읽고 간다면 훨씬 더 감동이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