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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2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11월
평점 :
댄 브라운의 오리진은 편의상 두권으로 번역되었다. 왠지 장사속같아 씁쓸하지만 분명한 건 1권보다 2권이 압도적으로 훌륭하다. 1권은 조각난 이야기들이 중구난방으로 연결되는 느낌이지만 2권은 혼란을 뒤로 하고 하나의 결론으로 몰아가는 추진력이 빼어나다. 특히 주인공이 죽고나서 세계에 중계된 그의 연설은 장엄한 서사시를 방불케 한다. 이 책을 끌고나가는 두가지 근본적인 의문, 곧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말해 그 내용은 익히 알고 있던 상식적인 이야기였지만 여하튼 생명의 기원에 대한 실험은 흥미진진했다. 기독교 국가에서는 신에 대한 모독으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세속사회인 동양은 하나의 과학적 현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신은 없으면 생명은 진화의 결과뮬이며 지구의 역사를 돌아볼 때 인간이 지배한 시기는 지극히 짧았다.
언제가 지구도 멸망하겠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사람이 군림하는 시대는 기껏해야 2025년까지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공룡처럼 일시에 사라지는가?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인공지능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인간과 공존하는 세계를 열어간다. 휴 그나마 천만 다행이다. 그렇다면 신은 어떻게 되지? 에이어이가 또다른 초월신이 된다는 건가? 아니면 또 다른 신을 만들어낼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