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선수의 평창 올림픽 오백미터 스케이팅 경기는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3연패라는 부담감속에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결과적으로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획득한 은메달이라 더욱 값어치가 있다.

 

그러나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은 이야기가 묘하게 뒤틀리고 있다. 경기 당일 빙상연맹의 고위간부가 아침 일찍 현장을 방문하여 선수들을 죄다 깨운 것이다. 저녁 8시쯤 경기가 있어 다들 새벽 2, 3시쯤 잠이 들어 컨디션을 조절한다고 하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따로 없다. 그런 지시를 한 인간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깨우라고 다 소집시킨 사람도 머저리다. 게다가 모아놓고 한 짓거리가 일장연설 훈계질이라니. 정말 욕이 목까지 차오르는걸 참는다. 선수의 처지를 아주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다.

 

평소 가장 증오하는 인간들이 남에게 일을 시키며 마친 큰 책임을 가진 듯 거들먹거리는 놈들인데 딱 그 케이스다. 물론 사건(?)의 진실이 아직 다 밝혀진 건 아니지만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주인공은 선수이며 임원이 아니다. 어쩌면 아무도 모르게 묻힐 뻔한 일을 밝힌 스포츠 평론가에게 감사드린다. 어쩌면 당연하게 여겼을지도 모를 그들의 버르장머리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고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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