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깊은 소중한 시간

 

영어를 공부하다보면 우리 말로 잘 옮겨지지 않는 단어나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Quality Time도 그렇다. 직역하면 질적인 시간인데. 이건 참 난감한 번역인데. 양과 대비되는 뭔가 근사한 말이 없을까? 고민끝에 고른 단어는 뜻깊은 시간이다.

 

그러나 영어의 Quality Time의 의미를 완벽하게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잠들기 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주말에 가족과 모여 저녁식사를 함께 하거나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과 우르르 노래방에 몰려가 목청을 돋우는 행동 모두를 영어에서는 Quality Time이라고 부른다. 양적인 시간과 대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체가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시간을 그렇게 부를까? 그중에는 자발적이 아닌 의무감에 억지로 참석한 경험도 있지는 않을까? 내일 모레가 설이다. 모두가 반갑지만은 않다. 올해도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오고가는 길에 싸우고 시댁에 가네 처가에 오네 하며 신경전을 벌일까? 방송과 언론에서는 화목을 마치 지상과제인양 강조해대지만 현실은 그다지 밝지많은 않다. 오래만에 가족과 친척이 만나는 명절이야말로 뜻깊은 소중한 시간이 되어야 마땅한데도. 집단이나 단체에 속해 푸근함을 느끼는 건 전근대적인 유물이다. 개인이 기쁘지 않은 모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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