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로

 

한글은 소리 글자다. 뜻이 없다. 그래서 배우기 쉽다. 다만 의미를 담기 어렵다. 한자는 그 대용이다. 그러나 한자를 배우는 건 또 다른 고난이다. 영어는 소리문자임과 동시에 뜻글자다. 어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단어를 보고 뜻을 유추하기가 용이하다. 

 

Understand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 말로 하면 이해하다이다. 그렇다면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해는 한자말이니 하나하나 따져 보아야 한다.  다스릴 이에 풀 해. 뜻은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또는 깨달아 앎이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뭔가 알쏭달쏭하다. 그냥 안다고 하면 안되나? 한자가 왜 지배층의 언어인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어떻게 해서든 어렵게 표현해야 권위가 선다.

 

그렇다면 같은 의미의 영어는 어떤가? Understand는 Under와 Stand의 결합어다. 직역하면 낮은 자세다. 울림이 있지 않은가? 곧 남의 말이나 행동을 제대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한단계 낮추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단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진짜 뜻은 권위적이기만 한 이해보다 얼마나 쉬우면서 확실한 표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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