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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오리진 - 전2권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댄 브라운은 영리한 작가다. 영상이 문자를 밀어낸 지금 소설이 살아남을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캐릭터들이 느닷없이 등장한다. 장황한 배경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된다. 동시에 서술보다는 묘사에 치중한다. 곧 인물이 살아움직이는 장면을 마치 카메라로 찍듯이 글로 써낸다. 게다가 문장이 짧다. 두페이지 정도를 읽으면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마치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프레젠테이션이다.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하는 강연은 실제로 내가 객석에 앉아 그의 말을 듣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다. 일부 독자는, 물론 평론가도 포함하여, 브라운 표 글쓰기는 뻔하다고 한다. 종교라는 금기를 미술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서서히 침투해 가다가 마지막에는 별 거 아닌 식으로 끝을 낸다고. 글쎄? 소설은 논문이 아니다. 무조건 재미다. 진리를 알기 위해 보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박진감이 넘친다. 나이가 들어도 경쾌해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겪어본 사람들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