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터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있다. 얼핏 보면 신나게 노래하는 아저씨와 아이 같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마냥 즐겁게 웃을 수만은 없다.
잊혀지는 것만큼 괴로운 건 없어
인간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보는 처지에 따라 제각각이겠지만 기억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 사람이 돌물과 다른 점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류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생명체도 사라져버린 선조를 떠올리지 않는다. <코코>는 기억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디즈니 애니메이의 세계화는 놀랍다. 노르웨이 설화를 끄집어내 <겨울왕국>을 만들더니 남태평양으로 무대를 옮겨 <모아나>를 창작했다. 이번에는 멕시코다.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정통 명절을 모티브로 산자와 죽은자들이 어우러진다. 연결고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어린이다.
미구엘은 신발장인 집안의 손자다. 출발은 증조할머니다. 기타를 치던 증조할아버지는 아내와 딸을 버리고 음악가의 길로 떠난후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생계수단으로 시작한 신발만들기는 어느새 거업이 되고 미구엘도 언젠가는 이어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소중한 것은 음악. 전설적인 가수 델라 크루즈를 흠모하던 어느날 마을축제에서 그의 묘에 모셔더있던 기타를 훔치면서 사후세계로 건너가게 된다. 미구엘은 온갖 모험을 겪은 끝에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동시에 음악의 소중함도 잃지 않는다. 중간 내용을 생략한 것은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다. 직접 보시기 바란다.
보는 내내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간 세계 곳곳의 민담을 끄집어내 각색하여 디즈니표 만화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지라는.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니 단지 꿈많은 아닐 것이다.
덧붙이는 글
<코코>는 창작물이기는 하지만 오리지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읽은 분이라면 매우 유사한 설정임을 알 수 있다. 저승세계로 가서도 용감하게 살아가는 내용이 비슷하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더 비슷한 애니가 있으니 바로 <마날로와 마법의 책>이다. 사후와 음악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거의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