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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김보통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평점 :
아침 7시 기상. 대충 씻고 빵과 커피로 아침을 대신하고 집 출발. 9시 10분전 회사앞 도착. 최대한 밍기적거리다 딱 2분 남겨두고 돌진. 의자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어젯밤 보다 만 연예 뉴스를 10분쯤 보다가 상사의 눈치를 보며 그때부터 업무돌입. 11시 30분까지 잡다한 일을 처리하고 하염없이 점심시간을 기다림. 식사. 오후에는 외근 핑계대고 좀 나돌다가 왜 빨리 안 오느냐는 호출받고 복귀. 역시 야근이 기다림. 이런 제길. 수당도 없는데. 중국집에서 시켜먹고 지겨운 일을 또 계속. 어서 빨리 집에 가서 샤워하고 맥주 한잔하며 티브이 볼 생각밖에 없음.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탈출.
누군가는 지겨운 일상이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부러운 하루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건 다닐 회사가 있다고 해서 마냥 행복한 건 아니다. 물론 안심은 되겠지만. 단지 돈을 받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속감이 생겨서다.
김보통은 직장생활을 한 프리랜서다. 길가에 돌아다니는 아스팔트 부스러기만큼 흔한 인생이지만 그의 글과 그림에는 페이소스가 묻어있다. 곧 슬픔 속의 작은 위안이라고 할까? 인생은 행복을 찾아 떠나는 긴 여행이 아니라 불행을 피하기 위해 도망다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