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특별시민>의 주무대인 서울시청사. 누군가에는 그냥 그런 관공서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보다 큰 자리로 가기 위한 정치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정치판에서 똥물을 묻히지 않으려면,

그냥 손으로 푸면 된다    

 

 

옳고 그름과 선악은 헷갈리게 마련이다. 대부분은 옳음이 곧 선함이며 악은 그릇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옳고도 악할 수 있으며 그르고도 선할 수 있다. 이 원칙이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는 정부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어보자. 투기를 잡겠다며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강화하는 정책은 근본적으로 선한 것이지만 결과는 도리어 강남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집값을 더욱 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이른바 규제의 역설이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암투를 다룬 정치영화다. 3선을 노리는 변정우, 그를 보좌하는 선대 본부장 심혁수, 광고기획사에서 일하다 스카우트 된 박경이 주요 라인업이다.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하는 적자생존의 격전장에서 과연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결과부터 말하면 한 명은 당선이 되고 또다른 이는 죽고 나머지 한 사람은 정치판을 떠난다. 과연 이 과정에 어떤 일이 있었을지 자못 궁금증이 커져만 가는데.

 

그러나 여러 이유로 금기시되던 정치를 가장 리얼하게묘사한 이 영화는 의외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선거를 앞두고 개봉하여 인기를 끌줄 알았는데 도리어 역풍을 맞은 셈이다. 아무리 영화에서 음모와 암투, 배신을 박진감있게 묘사해도 현실 정치는 그보다 더 막장을 보여주니 그쪽으로 눈이 돌아갈 수밖에. 실제로 현역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치소에 갇히는 신세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럼에도 이 영화는 재미있다. 끝까지 박진감을 유지하며 뻔한 결말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있다. 물론 기자역의 심은경이 제 몫을 다 한것인지는 의문이지만. 평소의 그답지 않은 원톤의 연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덧붙이는 말

 

이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하는 이유에는 개인적인 경험도 한몫했다. 특히 선거를 앞둔 캠프 묘사는 전율이 일어날만큼 흡사해서 깜짝 놀랐다. 칼같은 냉정함과 과도한 애정이 넘치는 그곳에서는 항상 스릴을 즐기는 자만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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