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 일본 TV드라마
이와이 슌지 감독, 오키나 메구미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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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에서 이와이 순지가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러브레터>다. 당시만 해도 일본문화 수입은 자유롭지 않아 대학가를 중심으로 복사판을 보곤 했다. 그중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바로 <러브레터>다. 세련되고 감상적인 대사전달과 설경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나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다. 하도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금기가 깨져버린 덕을 본 것이다.

 

이후 <러브레터>만큼은 아니지만 그의 영화는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빠짐없이 개봉되는 것을 보면. 누군가는 사춘기 감성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전달하는 능력은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정서의 출발은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이다.

 

티브이 드라마로 제작된 이 작품은 단 하루에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마을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날. 다들 들떠있는데 나즈나만은 우울하다. 이혼을 하게 된 엄마가 동네를 떠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짝사랑하는 친구가 등장하고 난데없이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면 둥근지 납작한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다. 나즈나는 마음에도 없이 수영시합에서 이긴 동급생에게 자기의 운을  맡기기로 하는데 노리미치는 훨씬 앞섰음에도 턴하면서 당한 부상으로 지고 만다. 이런 제길.

 

그러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느닷없이 인생극장으로 변한다. 수영내기를 하는 대신 집으로 찾아오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고 노리미치는 나즈나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 함께 가출을 하고 다시 돌아오고 수영장에서 같이 헤엄치며 꿀바른 사탕같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친구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아쉬움을 달랜다. 그제서야  이 영화는 한여름밤의 꿈처럼 마침표를 찍는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아름다운 소녀와의 풋사랑을 아쉬워하며.

 

덧붙이는 글

 

올해초 이 영화의 에니메이션판이 개봉되었다.  아직 보지 않아 판단을 내리기 곤란하지만 아무래도 원작의 아우라가 더 세지 않을까 싶다. 혹시 만화판을 보시고 실망하셨다면 영화를 꼭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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