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파트 1 (미제 유괴 살인사건)
제제 타카히사 감독, 사토 코이치 외 출연 / 인포(INFO)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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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일본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물론 식민지 경험 탓에 분노가 컸지만 그 속에는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초조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 우리는 더이상 일본을 부러워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물론 여전히 격차는 존재하지만 과거처럼은 아니다. 어느 정도 대등한 관계가 된 것이다. 특히 영화와 관련해서는 살짝 아래로 내려다보는 미음이 생긴다. 스토리나 구성, 특수효과나 배우 등 모든 면에서 일본은 지리멸렬하고 있다. 특유의 관료주의가 뼈속깊이 박혀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유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육사>도 그렇다. 1989년 발생한 유괴사건. 영원히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지만 불과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다시 분발하여 재수사에 착수한다. 그 과정에서 경찰내 은폐의혹이 드러나면서 시건은 점점 꼬여가는데. 결론은 허무하게 끝이 난다. 누구 하나 튀지 않고 무난하게 자기 역에만 충실한 범작이 되고 말았다. 보는 내내 어쩔 수 없이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게 되었다. 소재는 다르지만 미해결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이토록 다르다니. 나라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로 뭔가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식측면에서 일본은 완패다.

 

참고로 이 영화는 파트 1과 2를 연이어 보아야 한다. 별도의 영화나 속편이 아니다. 우리같으면 한 세트로 발매했을텐데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참 일본인다운 형식주의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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