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반을 반복해서 살 때가 있다.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왠만하면 물건을 흘리지 않는 나이지만 세상에는 예외도 있는 법이다. 흥미로운 건 자주 듣고 눈에 잘 뜨이는 곳에 둘수록 없어질 확율이 높다. 희한한 일이다.
<아다지오>도 세 번째다. 첫번때는 통째로, 두번째는 케이스는 있는데 알맹이가 사라졌다. 알라딘 강남 매장에 들렀다 눈에 뜨이길래 충동적으로 바로 구매했다. 그만큼 아깝지 않은 명반이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인 사연도 한 몫했다. 나를 클래시컬 음악의 세계로 이끈 파헬벨의 캐논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음반에는 캐논을 포함하여 아다지오를 대표하는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알바노니에서 바하, 말러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기호를 얄미울 정도로 잘 파악한 캬라안의 상업주의 냄새가 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음악은 두말할 것 없이 좋다.